토론토 증시(TSX) 선물이 약세로 출발하며 전 세계적인 위험회피 흐름을 그대로 반영했다. 전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매도세가 두드러진 데 이어, 캐나다 주식시장도 비슷한 분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2025년 8월 20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오전 06시 55분(미 동부 기준·10시 55분 GMT)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S&P/TSX 60 지수 표준 선물은 1652.51포인트를 기록해 전장 대비 0.2%(2포인트) 소폭 하락했다.
전날 토론토 증권거래소(TSX) 대표 지수인 S&P/TSX 종합지수는 27,823.88로 마감하며 0.4%(약 100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글로벌 기술주 매도세와 더불어 투자자들이 최근 급하게 올랐던 주가에서 차익을 실현한 결과다.
■ 월가(華街) 기술주 급락이 캐나다에도 파급
뉴욕증시에서 기술주는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투자자들이 연준(Fed)의 향후 금리 인하·동결 여부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수익을 확정하며 주식을 매도했다. 여기에 “미 정부가 주요 반도체 기업 지분을 직접 취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반도체 업종이 추가 압박을 받았다.
■ 국내(캐나다) 거시 지표 동향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보다 더 완만하게 상승해 인플레이션이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캐나다 중앙은행(BoC)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연준과 달리 BoC가 조심스러운 접근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캐나다 투자자들은 지난달 230억 캐나다달러(약 23억 달러)를 미국 자산으로 이동시켰다.”
이는 달러 강세와 캐나다 경기 둔화 우려가 맞물린 결과로, 외국인의 캐나다 주식 투자도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 에어 캐나다, 파업 위기 피했으나 불확실성은 지속
에어 캐나다(AC)는 파업 직전 타결에 성공하며 주가가 급등했으나, 최근 운영 차질을 평가하기 위해 재무 가이던스를 일시 중단했다. 항공업계 전반의 공급망 문제가 쉽게 해소되지 않는 만큼 추가 변동성이 예상된다.
■ 주택시장 지표 예정
세션 후반 발표되는 7월 신규주택가격지수(NHPI)는 전월 -0.2%에서 0.1%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시장은 금리 민감도가 높아, BoC 정책 방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연준 의사록(FOMC Minutes) 초점
미국에서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회의 의사록이 공개될 예정이다. 직전 회의에서 두 명의 위원이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소수 의견을 냈고, 나머지 위원들은 동결을 택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9월 회의에서 0.25%p 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84%로 가격에 반영 중이다.
의사록은 위원 간 물가 전망·고용 안정 평가·금융시장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구체적 논쟁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돼, 달러 강세·채권 금리·주식 밸류에이션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유가, 전날 하락 후 되돌림
같은 시각 국제유가는 전일 1% 넘게 밀린 뒤 반등했다. 브렌트유 10월물은 배럴당 66.50달러(1.1%↑), WTI 10월물은 62.51달러(1.2%↑)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진전 기대감으로 전일 급락했으나, 실제 휴전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인식이 매수를 자극했다.
시장에서는 종전이 현실화되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가 완화되고 글로벌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이미 가격에 일부 반영했다. 다만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경우, 유가는 다시 불안정해질 수 있다.
■ 금값, 금리 불확실성 속 제한적 상승
현물 금(XAU/USD)은 온스당 3,326.09달러로 0.3% 상승했고, 10월 인도분 금선물은 3,368.45달러로 0.3% 올랐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무이자 자산인 금의 매력도가 떨어지지만,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안전자산 수요가 살아나는 경향을 보인다.
◆ 시장 핵심용어 설명
S&P/TSX 60·S&P/TSX 종합지수: 전자는 캐나다 대형주 60개로 구성된 선물·옵션 거래 기준 지수다. 후자는 약 230개 구성종목을 담아 캐나다 증시 전반을 대표한다. 한국 종합주가지수(KOSPI)와 유사한 개념으로 이해하면 쉽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로, 매년 8회 정기회의를 연다. 회의 후 의사록(minutes)이 3주 내 공개돼 위원들의 세부 논의가 파악된다. 의사록 내용은 글로벌 자산 가격을 좌우할 만큼 파급력이 크다.
브렌트유·WTI: 브렌트유는 북해산, WTI는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로, 서로 다른 기준유(benchmark)다. 통상 브렌트유가 국제유가 지표로 더 많이 활용되지만, 미국 내 수급 상황을 반영하려면 WTI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 전문가 견해 및 전망
다수 애널리스트는 “연준 의사록에서 매파적(긴축 선호) 시각이 확인될 경우 달러화 강세와 함께 캐나다 달러 약세가 동시에 심화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의사록이 완화적 신호를 준다면 BoC도 인하 압력을 받으면서 북미 주식은 기술주 중심의 단기 랠리를 재개할 여지를 얻는다.
캐나다 내에서는 부동산·소비지표 둔화가 이미 뚜렷해, 4분기 중 BoC가 결국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미국 물가·고용 흐름이 호조를 유지하면 북미 전반의 금융완화 속도는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
결론
현 시점에서 캐나다 투자자들은 연준 의사록과 BoC 통화정책,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포트폴리오 분산과 위험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