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미·일 무역합의·미·EU 진전 기대에 신기록…채권시장 ‘평온’ 유지

[Trading Day] 글로벌 금융시장 심층 리포트

제이미 맥기버(로이터 마켓 칼럼니스트)

2025년 7월 2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일 양국이 관세 인하에 합의하고 미·유럽 간 협상이 진전을 보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주요 증시는 일제히 급등하며 S&P 500 지수MSCI 올컨트리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자 심리를 짓눌렀던 관세 공포가 불과 몇 달 만에 ‘침체에서 호황으로(From Gloom to Boom)’ 반전됐다. 미 정부가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할 관세율을 예상보다 낮은 15%로 확정했고, 같은 수준의 관세가 유럽연합(EU)과의 협상에도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위험자산에 자금이 몰렸다. 특히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3.5% 급등해 1년 만에 4만 1,000포인트를 돌파했고, 도요타자동차 주가는 14% 치솟으며 2008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주요 지표 움직임1)

• S&P 500·MSCI World 지수: 사상 최고치
• VIX 변동성 지수: 5개월 만의 최저치인 15.32
• 유로스톡스50 선물: 2% 상승
• 달러인덱스: 3거래일 연속 하락, 3년 반 최저 수준 접근

이번 미·일 협상에서 자동차가 핵심이었다.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 최대 품목인 자동차에도 15% 관세가 적용되면서, 시장은 ‘25% 폭탄 관세’가 피워낸 최악의 시나리오가 사라졌다고 안도했다. 만약 미국·EU 협상에서도 15%로 합의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위협하던 30%보다 절반 수준이어서, 관세 충격 우려는 더욱 완화될 전망이다.

관세 완화 호재 속에서도 투자자들은 기업실적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알파벳(구글 모회사) 주가는 장 마감 후 2% 하락했고, 테슬라는 1% 상승했다. 한편 미국 재무부가 실시한 200억 달러 규모의 20년물 국채 입찰은 수요가 폭주해 낙찰수익률이 마감 시점 시장금리보다 2bp 낮게 형성됐다. 이는 관세 낙관론으로 장기금리가 소폭 오르는 흐름을 일부 상쇄했다.

일본 채권시장 ‘이시바 리스크’

반면 일본에선 40년물 국채 발행이 14년 만에 최악의 수요 부진을 기록했다. 총리가 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상원 선거에서 패배한 직후여서, 정치 불확실성이 금리 상승 압력을 키웠다. 40년물 금리는 17년 만의 고점에 접근했고, 10년물도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을 찍었다.

이시바 총리는 사퇴설을 부인했지만, 시장은 재정정책·일본은행(BOJ) 금리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한다. 24일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도 주목 대상이다. ECB는 2.00%의 예금금리를 유지하며 8차례 연속 금리 인하 사이클을 일단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자금 유입으로 ‘채권 비질란테’ 잠잠

최근 미국 국채시장은 ‘비질란테(금리로 정부를 압박하는 투기세력)’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차분하다. 23일 10년물 국채금리는 4.34%로 올 들어 평균치(4.40%)를 밑돌았다. 더욱이 변동성 지표(ICE MOVE 인덱스)가 3년 반 최저권에 머물면서, 투자자들은 당분간 금리 급등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그 배경은 해외 수요의 귀환이다. 미 재무부 TIC(국제자본흐름) 통계에 따르면, 5월 외국 공공·민간 부문은 국채를 1,463억 달러 순매수했다2). 이는 월간 기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민간이 80%를 차지해 5조 달러를 웃도는 보유액으로, 공식 부문(4조 달러)을 능가했다.

일본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도 두드러진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5월 이후 일본 투자자가 해외채권을 600억 달러 이상 사들였다고 분석했다. 연기금 등 민간 자금은 ‘가격 민감도’가 높아 채권 금리 매력을 빠르게 포착한다는 설명이다.

규제 완화·스테이블코인 확대가 수요 촉진

연준(Fed)은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 규정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해당 규정이 완화되면 은행이 국채를 더 많이 보유할 자본 여력이 확보돼 최대 1.1조 달러의 추가 매입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달러 및 단기 국채에 1:1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이 급증하면서, T-빌(1년 미만 국채)·단기채권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미 하원은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을 통과시켰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할 예정이다.

스테이블코인 설명: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토큰으로, 1개당 1달러처럼 법정화폐 또는 안전자산에 고정된다. 가격 변동성이 낮아 결제·송금 수단으로 각광받으며, 발행사는 담보 자산으로 미 국채·현금·단기채를 대거 보유한다.

시장 변동 요인

물론 연말까지 1조 달러에 달할 신규 국채 발행 물량과 인플레이션·재정적자 우려는 여전히 잠복해 있다. 하지만 전 세계 국채시장을 통틀어 30조 달러 규모인 미국 국채의 ‘대체 불가능성’이 근본적 수요를 지지하고 있다.


내일의 관전 포인트

• 한국 2분기 GDP 속보치
• 일본 7월 PMI
• 독일 8월 GfK 소비자신뢰지수
• 유로존·영국 7월 PMI
• ECB 금리 결정
• 미국 주간 실업수당·6월 신규주택판매·7월 PMI
• 10년 만기 TIPS 210억 달러 입찰
• 뉴몬트·T모바일·허니웰 등 2분기 실적 발표

로이터 칼럼니스트 제이미 맥기버는 “관세 완화 기대가 위험자산 랠리를 재점화했지만, 성장·물가·수익성에 미칠 장기적 영향은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본 기사는 로이터의 Trust Principles에 따라 독립성과 객관성을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