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식형 펀드, 5주 만에 첫 순유출… 안전자산 선호 심화

글로벌 자금 흐름 급변… 주식에서 채권·현금으로 이동

글로벌 투자자들이 5주 만에 다시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을 빼내며 위험 자산 노출을 축소했다. 이번 주에는 각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정치 리스크가 결합돼 차익 실현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5년 9월 12일, 로이터 통신(Reuters)의 보도에 따르면 9월 4일부터 9월 10일까지 한 주 동안 전 세계 주식형 펀드에서는 총 30억 6,000만 달러(약 4조 1,000억 원)가 순유출됐다. 이는 8월 6일 이후 5주 만에 처음으로 기록된 순유출이자, 올 들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이번 변동성 확대의 배경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3차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여전히 시장의 낙관론을 지지했으나, 프랑스와 일본의 정치 불확실성, 중동 및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부상하며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높아진 점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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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EG 리퍼(LSEG Lipper) 통계로 본 세부 자금 흐름

LSEG 리퍼(LSEG Lipper) 데이터에 따르면, 같은 기간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만 104억 4,000만 달러가 순유출돼 전체 자금 이탈을 주도했다. 반면 유럽 펀드는 37억 7,000만 달러, 아시아 펀드는 18억 7,000만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대조를 이뤘다.

섹터별로는 기술주 펀드에 35억 9,000만 달러, 헬스케어 펀드에 7억 900만 달러, 소비재(Consumer Discretionary) 펀드에 5억 4,400만 달러가 몰리면서 섹터 펀드 전체로는 50억 4,000만 달러가 순유입돼 3주 연속 순유입 행진을 이어갔다.

한편 글로벌 채권형 펀드에는 181억 8,000만 달러가 유입되며 21주 연속 순유입 기록을 갱신했다. 특히 단기채 펀드(만기 1년 이하)에는 34억 7,000만 달러가 유입돼 8월 13일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고, 고수익채(High-Yield) 펀드와 유로화 표시 채권 펀드에도 각각 30억 8,000만 달러, 16억 6,000만 달러가 들어왔다.

현금성 자산인 머니마켓펀드(MMF)로는 607억 9,000만 달러가 몰려 8월 6일 이후 최다 주간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유동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성향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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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신흥국 흐름도 주목

금 및 귀금속 펀드는 16주 중 15주에서 순유입이 이어지며 이번 주에도 16억 7,000만 달러를 끌어모았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 금의 매력이 재차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흥국(EM) 주식형 펀드는 9주 만의 최고치인 21억 8,000만 달러를 유치했다. 또한 신흥국 채권형 펀드에도 18억 8,000만 달러가 들어와 위험 선호가 선택적으로 살아 있음을 시사했다.


용어 해설 및 시장 함의

*LSEG 리퍼(LSEG Lipper)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ondon Stock Exchange Group)이 보유한 펀드 흐름·성과 분석 서비스로, 전 세계 29,674개 펀드 데이터를 집계한다. 1

*머니마켓펀드(MMF)는 만기가 짧은 국공채·기업어음(CP) 등 초단기 채권에 투자해 원금 손실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예금 대비 다소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변동성이 확대될 때 자주 활용된다.

*High-Yield(고수익) 채권은 신용등급이 BBB- 이하인 기업이 발행해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율을 제공하지만, 그만큼 부도 위험도 높은 채권을 말한다.


전문가 시각: “리스크 관리 국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살아 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한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를 정기적으로 리밸런싱하며 채권·현금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 증시가 밸류에이션 부담을 안고 있어 단기 조정 시도가 반복될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정치 일정중동 상황이 당분간 변동성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방어적 섹터단기 우량채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디지털 혁신 수혜가 뚜렷한 기술주 펀드로의 유입세가 유지됐다는 점은, 위험 회피가 전면적인 ‘탈(脫)위험’이 아니라 선택적 위험 선호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테마·섹터별 차별화가 심화되는 구간에서는 펀더멘털이 강한 기업 중심의 바텀업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편,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결과와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회의가 연이어 예정돼 있어, 향후 몇 주간은 매크로 이벤트에 따른 자금 이동이 더욱 민감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금리·물가 지표와 동시에 정치·지정학 변수를 병행 감시하며 포트폴리오 조정 폭과 시점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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