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7월 18일(현지시간) 거래에서 약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8월물 WTI(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선물은 배럴당 -0.30% 하락한 0.20달러 내린 66.15달러에, 8월물 RBOB(개솔린 선물)은 갤런당 -0.78% 떨어진 0.0170달러 하락한 2.1530달러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2025년 7월 2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장 초반 달러 약세와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석유 추가 제재 소식이 원유 가격을 끌어올렸으나, 이라크 정부가 쿠르디스탄 자치정부의 터키 파이프라인 수출 재개 계획을 승인하면서 공급 확대로 인한 가격 압력이 부각돼 결국 하락 마감했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 지역의 이라크–터키 파이프라인은 2023년 3월 이후 가동이 중단돼 왔다. 이번 승인으로 하루 23만 배럴(bpd) 규모의 원유가 추가로 시장에 유입될 전망이다. 이라크는 OPEC 내 두 번째 산유국으로, 생산·수출 동향이 세계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EU 제재 강화도 같은 날 발표됐다. 새로운 패키지는 러시아 은행 20곳을 국제금융통신망(SWIFT)에서 차단하고, 러시아 정제 석유 제품의 우회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포함했다. 또한 러시아 그림자 선단으로 불리는 105척의 선박을 추가 제재 대상에 올려, 총 400여 척 이상이 제재를 받게 됐다. 인도 최대 정유시설 가운데 하나로 로스네프트(Rosneft PJSC)가 지분을 보유한 대규모 정유소 역시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
미국 경기 지표는 원유 수요 측면에서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6월 주택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4.6% 증가한 132만 1천 호로 시장 전망(130만 호)을 상회했고, 미래 건설경기를 가늠하는 6월 건축허가도 예상 외로 +0.2% 늘어난 139만 7천 호를 기록했다. 미시간대 7월 소비심리지수는 61.8로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OPEC+ 증산 계획과 재고 상황
지난 7월 5일 OPEC+는 8월 1일부터 하루 54만 8천 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41만 1천 배럴)를 웃도는 규모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향후에도 비슷한 수준의 추가 증산이 가능하다고 밝혀, 과잉 생산국(카자흐스탄·이라크 등)에 대한 경고성 조치로 해석된다. 반면 블룸버그는 “OPEC+가 9월 이후 추가 증산을 중단(pause)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재고가 일 100만 배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2025년 4분기에는 수요 대비 1.5%의 초과 공급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고 지표는 엇갈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7월 11일 기준 발표한 주간 통계에 따르면 미국 원유 재고는 385만 9천 배럴 감소해 3주 만에 첫 감소세로 전환했다. 반면 휘발유 재고는 339만 9천 배럴, 증류유 재고는 417만 3천 배럴 각각 증가했다. 미국 원유 생산량은 주당 1,337만 5천 bpd로 사상 최고치(1,363만 1천 bpd) 대비 소폭 감소했다.
드릴링 활동 역시 둔화 중이다. 베이커휴스는 7월 18일 기준 미국 가동 중인 석유 시추 rig가 422기로 2기 줄어 3년 9개월 만의 최저치라고 발표했다. 2022년 12월 기록한 627기 이후 꾸준히 감소해온 셈이다.
전문적 해설: 시장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
첫째, 미국 주택 경기 회복과 소비심리 개선은 단기적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둘째, 이라크·쿠르드 수출 재개는 공급 확대 요인으로, EU 제재에 따른 러시아 공급 감소와 상쇄되며 가격 변동성을 높인다. 셋째, OPEC+가 10월 이후 증산을 멈출지 여부가 2025년 하반기 가격 전망의 핵심 변수다.
투자자들은 △미국 재고 및 시추 rig 추이 △OPEC+ 월간 회의 결과 △유럽·러시아 제재 수준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특히 글로벌 재고가 빠르게 누적될 경우 배럴당 60달러선 테스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용어·개념 설명
WTI : 미국 텍사스주 서부 지역에서 생산되는 황함량 0.24% 이하, API 중력 39.6도의 경질유로, 뉴욕상업거래소(NYMEX) 기준유로 사용된다.
RBOB :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로, 산소화합물 혼합 전 개솔린 선물 가격을 뜻한다.
SWIFT : 국제은행간통신협회(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가 운영하는 금융 메시지 네트워크로, 제재 시 국제 송금이 사실상 차단된다.
OPEC+ :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국과 러시아·카자흐스탄 등 10개 비OPEC 산유국이 참여하는 협의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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