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원유 공급 과잉 우려에 국제유가 하락

8월물 WTI(티커: CLQ25)는 18일(현지 시각) -0.30% 하락한 배럴당 0.20달러 내린 67.02달러에, 8월물 RBOB 휘발유(티커: RBQ25)는 -0.78% 떨어진 갤런당 0.0170달러 내린 2.1570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2025년 7월 19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거래 초반 강세를 보였던 유가는 종가로 갈수록 낙폭을 키우며 하락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의 수출 재개 계획에 따른 공급 확대 가능성을 주시하며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WTI 선물 차트 이미지
이라크 중앙정부는 2023년 3월부터 중단돼 온 이라크-터키 송유관을 통해 쿠르드 지역의 원유 수출을 재개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쿠르드 자치정부는 재개 즉시 하루 23만 배럴가량을 시장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돼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라크는 OPEC(석유수출국기구) 2위 생산국이다.

거래 초반에는 달러 약세EU의 러시아산 석유 추가 제재가 호재로 작용하며 유가를 끌어올렸다. EU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산 원유 및 정제유에 대한 제11차 제재 패키지를 통과시켰다. 여기에는 러시아산 석유를 가공·재수출하는 제3국산 제품에 대한 제재, SWIFT 결제망에서 20개 러시아 은행 추가 차단, 로즈네프트가 지분을 보유한 인도의 초대형 정유공장 블랙리스트러시아 ‘그림자 선대(ship shadow fleet)’ 105척 추가 제재가 포함됐다.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는 전 세계 은행 간 결제·정보 전송 시스템이다. SWIFT에서 배제될 경우 국제 거래가 사실상 마비된다.

미국의 견조한 거시지표도 장 초반 상승 재료였다. 6월 주택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4.6% 증가한 132만1,000가구(시장 전망 130만 가구)를 기록했고, 건축허가도 전월 대비 0.2% 늘어난 139만7,000가구로 집계됐다. 여기에 7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61.8로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시장을 짓누른 것은 공급 과잉 우려였다. 7월 5일 OPEC+는 8월 1일부터 일일 54만8,000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해 기존 예상치(41만1,000배럴)를 상회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향후 비슷한 규모의 추가 증산이 뒤따를 수 있다”고 시사하며, 카자흐스탄·이라크 등 할당량을 초과 생산하는 회원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OPEC+는 2026년 9월까지 2년간 시행해 온 감산분 220만 배럴을 단계적으로 회복하는 로드맵을 추진 중이다. 앞서 5월 31일에는 6월·7월 각각 41만1,000배럴 증산을 승인했고, 6월 실제 산유량은 전월 대비 36만 배럴 증가한 2,810만 배럴(1년 반 만의 최대치)을 기록했다.

RBOB 휘발유 차트 이미지
다만 블룸버그 통신은 OPEC+ 내부에서 “9월 증산 이후 10월부터는 추가 증산을 중단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원유 재고는 최근 일평균 100만 배럴씩 늘고 있으며, 2025년 4분기에는 수요 대비 1.5%에 해당하는 잉여 공급이 예상된다.

탱커 저장량 지표도 단기적으로는 유가를 지지했다. 선박 분석업체 보르텍사(Vortexa)는 7일 이상 정박 중인 부유식 원유 재고가 7월 11일 기준 주간 4.6% 감소한 7,803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보고서(7월 11일 마감)에 따르면 미국 원유 재고는 3주 만에 처음으로 385만9,000배럴 감소했고, 휘발유 재고는 339만9,000배럴, 중간유(디젤·난방유) 재고는 417만3,000배럴 각각 증가했다. 현재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8.0% 낮고, 휘발유 재고는 0.1% 낮으며, 중간유 재고는 21.1% 밑돈다. 주간 미 원유 생산은 1,337만5,000배럴로 전주 대비 0.1% 감소해 역대 최고치(2024년 12월 첫째 주 1,363만1,000배럴)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했다.

베이커 휴스 집계에 따르면 7월 18일 종료 주간에 미국 내 가동 중인 원유 시추기는 422기로 2기 감소하며 3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2022년 12월 기록한 627기 대비 2년 반 동안 200기 이상 줄어든 셈이다.

RBOB(Res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 휘발유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대기질 기준을 충족하도록 산소첨가제를 섞기 전 단계의 휘발유 선물 계약이다.

본 기사에 언급된 투자 정보는 리치 아스플런드(Rich Asplund) 기자가 제공한 것이며, 나스닥(Nasdaq) 및 바차트의 공식 견해가 아님을 밝힌다. 기자는 해당 종목에 직접·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는다.


용어 해설 및 추가 정보

Shadow Fleet: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선적 서류를 위조하거나 AIS(자동선박식별시스템)를 끄고 운항하는 선박 집단을 말한다. 주로 이란·러시아산 원유를 운송하는 데 활용되며, 국제 제재 효과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EIA(미 에너지정보청): 미국 내 에너지 관련 통계를 수집·발표하는 연방 기관이다. 주간 원유 재고와 생산량, 정제 가동률 등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이터를 공개한다.

Baker Hughes Rig Count: 글로벌 석유서비스업체 베이커 휴스가 매주 금요일 발표하는 시추기 가동 통계로, 미래 원유·가스 생산량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