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요 회복 기대에 설탕 선물가 상승 마감

뉴욕 ICE 원당(10월물)과 런던 ICE 백설탕(10월물)이 주간 상승세를 이어가며 각각 1.5개월, 1.75개월 만의 고점을 경신했다. 19일(현지시각) 뉴욕 원당 #11 10월물 종가는 전일 대비 0.08센트(0.48%) 오른 파운드당 16.69센트로 마감했고, 런던 백설탕 #5 10월물은 3.70달러(0.76%) 상승한 톤당 491.60달러를 기록했다.

NY Sugar #11 futures chart

2025년 7월 2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설탕 수요 강화 조짐이 가격을 떠받치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했다. 특히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이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한 42만 톤을 기록하며 시장의 수요 기대치를 끌어올렸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6일 ‘코카콜라가 미국 내 판매 음료에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 대신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 조치가 미국 설탕 소비량을 현행 1,100만 톤에서 1,150만 톤으로 약 4.4% 증가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브라질의 생산 감소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브라질 설탕·에탄올 산업협회 우니카(Unica)는 14일 발표에서 2025/26 생산연도(4월~3월)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누적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3% 감소한 1,224만9,000톤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브라질 정부 곡물예측기관 코나브(Conab) 역시 지난달 “가뭄과 고온으로 사탕수수 수량이 줄어 2024/25 브라질 설탕 생산이 3.4% 감소한 4,411만8,000톤”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최근 3개월간 시장은 공급 과잉 전망에 따라 하락 압력을 받아왔다. 뉴욕 원당 선물은 이달 초 4년 3개월 만의 저점으로 밀렸고, 런던 백설탕도 거의 4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6월 30일, 상업 트레이더 차르니코우(Czarnikow)가 2025/26 시즌 세계 설탕 공급이 750만 톤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한 점이 하락세를 부추겼다.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글로벌 설탕 생산이 1억8,931만8,000톤으로 4.7% 증가하고, 기말 재고는 4,118만8,000톤(7.5% 증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2위 생산국 인도의 증산 전망 또한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6월 2일 인도 전국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FCSF)은 2025/26 인도 설탕 생산이 1,900만 톤(19%) 늘어난 3,5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인도설탕제조협회(ISMA)가 집계한 2024/25년 생산량 2,620만 톤(전년 대비 17.5% 감소) 이후의 반등이다. ISMA는 7월 7일 발표에서 10월 1일~5월 15일 기간 인도의 설탕 생산이 2,574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인도 기상청(IMD)은 15일 “6월 전국 강수량이 평년 대비 9% 많았으며, 7월에도 평년 이상 강수가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충분한 몬순 우량은 사탕수수 생육에 직접적인 긍정 효과를 제공해 생산 회복 전망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 3위 생산국 태국 역시 공급 확대 기조다. 5월 2일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2024/25 생산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00만 톤이라고 밝혔다. 태국은 브라질·인도에 이어 세계 2위 설탕 수출국으로서 국제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보고서에서 2024/25 글로벌 설탕 수급이 547만 톤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상향 조정했다. 이는 9년 만의 최대 적자 규모로, 전 회계연도 131만 톤의 흑자에서 반전된 수치다. ISO는 또한 2024/25 생산 전망을 1억7,480만 톤으로 70만 톤 하향했다.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국(FAS)은 같은 보고서에서 2025/26 브라질 생산이 2.3% 증가한 4,470만 톤, 인도는 25% 증가한 3,530만 톤, 태국은 2% 증가한 1,030만 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2025/26 전 세계 인류 소비가 사상 최고치인 1억7,792만1,000톤(1.4% 증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용어풀이]

  • 우니카(Unica): 브라질 중남부 지역 설탕·에탄올 생산자들의 산업 협회다.
  • 코나브(Conab): 브라질 농축산공급회사로 알려진 정부 산하 작황 예측 기관이다.
  • HFCS(High-Fructose Corn Syrup, 고과당 옥수수시럽): 옥수수 전분을 가공해 만든 저렴한 감미료로, 북미 가공식품 및 음료에서 설탕을 대체해 사용돼 왔다.
  • ISO: 1968년 설립된 국제기구로, 87개 회원국을 대표해 설탕 시장 데이터와 정책을 조정·발간한다.

전문가 시각
현재 시장은 공급 확대 요인(인도·태국 증산, USDA·Czarnikow의 흑자 전망)과 수요 확대 요인(중국의 공격적 수입, 코카콜라의 사탕수수 전환, 브라질 생산 감소)에 의해 팽팽히 맞서는 형국이다. 공급 사이클의 변동성과 기후 리스크가 공존하는 만큼, 트레이더들은 생산국의 기상 데이터와 수입국의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9월 이후 브라질·인도 몬순 패턴이 확정되고, 북반구 소비 성수기가 도래하면 가격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소지가 있다.

종합하면, 단기적으로는 브라질 생산 차질과 중국 수입 급증이 상승 모멘텀을 제공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인도·태국 증산과 미국·USDA의 공급 추정치 상향이 하방 압력을 상쇄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 참여자들은 수급 지표정책 변동을 복합적으로 점검하며 대응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