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소비재 기업, 공급망부터 마케팅까지 AI 도입으로 수익성 강화 노려

[AI 트렌드 심층 분석]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이 공급망 관리·물류·광고 등 전 부문에 걸쳐 인공지능(AI)을 적극 도입하며 원가 절감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 하고 있다.

2025년 8월 1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월마트(Walmart), 코카콜라(Coca-Cola), 로레알(L’Oréal), 힌두스탄유니레버(Hindustan Unilever) 등 규모가 큰 다국적 소비재 기업들은 방대한 소비자 데이터와 막대한 투자 여력을 바탕으로 AI 전환을 선도하고 있으며, 반대로 중소형 경쟁사디지털 전환이 더딘 업체들은 속도를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월마트는 AI 기반 자동화를 통해 연간 매출 4% 증가를 추가 인력 충원 없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이커머스 풀필먼트 센터의 단위 비용을 최대 30%까지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 접점에서도 AI 선물 추천 서비스, 가상 상품 어드바이저 등을 출시해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AI를 활용해 상품 기획 및 재고 의사결정을 최적화하고 있다.


광고·마케팅 효과 극대화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 로레알은 AI 기반 광고 최적화 도구 ‘BETiq’ 덕분에 일부 브랜드의 생산성이 10~15%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전체 광고비 가운데 해당 솔루션이 차지하는 비중을 2024년까지 6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AI는 복잡한 시장 환경에서도 소비자 행동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해준다”

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생활용품 대기업 P&G는 AI가 지원하는 트럭 스케줄링 및 물류 시스템 덕분에 연간 3억 달러(약 4,0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하거나 마진을 30bp(0.30%p) 개선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외식·리테일 업계도 AI 전환 가속

스타벅스(Starbucks), 브링커(Brinker), 윙스톱(Wingstop) 등 레스토랑 체인들은 매장 입지 선정, 드라이브스루 주문, 주방 운영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브링커는 AI 기반 근무 스케줄링으로 인건비를 절감했고, 윙스톱은 주문 처리 시간이 단축되며 고객 만족도가 상승했다고 밝혔다.

코카콜라는 최근 연말 시즌 캠페인에서 AI로 제작한 3편의 애니메이션 광고를 선보였다. 이는 본격적인 ‘AI 제작 환경’으로의 전환을 알리는 행보로, 향후 글로벌 마케팅 콘텐츠 제작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 시장의 AI 활용 사례

중국 및 아시아 가전 업체 미디어(Midea), 하이얼(Haier), 로밤(Robam)은 음성 인터랙션, 요리 보조 등 제품 기능에 AI를 접목하고 있다. 완구 브랜드 미니소(Miniso), 팝마트(Pop Mart)도 생성형 AI를 통해 디자인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빠르게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여행 플랫폼 씨트립닷컴인터내셔널(CTD)은 AI 기반 예약 비서가 취소 요청의 90%를 처리업무 효율을 80% 높였고, 연간 1,000만 달러를 절감했다.


AI 도입의 속도격차

UBS Evidence Lab 분석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소비재 기업 실적 발표(earnings call)에서 AI 관련 언급이 두 배로 늘었다. 기업들은 대체로 향후 3~5년 안에 손익계산서(P&L) 상 의미 있는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월마트, 홈디포(Home Depot), 랄프 로렌(Ralph Lauren), 코카콜라, 로레알, 힌두스탄유니레버, 에실로룩소티카(EssilorLuxottica), 풀트럭얼라이언스(Full Truck Alliance)는 데이터 접근성과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우위를 확보한 기업으로 꼽혔다. 반면 캠벨수프(Campbell Soup), 2군 중국 가전 업체들, 메이시스(Macy’s)·콜스(Kohl’s) 등 미국 백화점 체인은 도입 속도가 더딘 그룹으로 평가됐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생성형 AI(Generative AI)란 텍스트·음성·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학습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공지능 기술을 말한다. 예를 들어 챗GPT(ChatGPT)는 대량의 문장을 학습해 대화형 답변을 생성하며, 이미지 생성 모델 미드저니(Midjourney)·달리(DALL-E)도 이에 속한다.

**BP(베이시스 포인트)0.01%포인트를 의미한다. 즉 30bp 마진 개선은 0.30%포인트의 이익률 상승을 뜻한다.


전망과 분석

전문가들은 AI 도입으로 노동 집약적 공정의 자동화가 가속화되면서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 장기적으로는 제품·서비스 차별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리테일·FMCG(Fast-Moving Consumer Goods) 분야는 소비자 데이터가 풍부해 AI의 ‘학습 재료’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다만 데이터 보안윤리적 이슈, 노동 시장 재편 가능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이러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기업들이 AI에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는, 초기 투자비를 뛰어넘는 명확한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AI 전환 속도와 범위가 기업 간 격차를 더욱 벌려 ‘승자독식’ 구조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투자자·경영진·정책 당국 모두 AI가 가져올 산업 지형 변화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