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로이터 — 글로벌 헤지펀드의 가상자산(암호화폐) 익스포저가 확대되는 가운데, 절반을 넘는 비율의 헤지펀드가 이미 해당 자산군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보고서는 미국 정부의 디지털 자산에 대한 수용 기조가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2025년 11월 6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대체투자운용협회(AIMA)가 2025년 상반기(1~6월) 122명의 투자자와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헤지펀드의 55%가 암호화폐 관련 자산을 보유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47%) 대비 상승한 수치이며, 평균 보유 비중은 전체 자산의 7%로 나타났다.
다만 투자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다. AIMA와 PwC가 함께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암호화폐를 보유한 헤지펀드의 절반 이상은 해당 자산에 총자산의 2% 미만만을 배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25년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연이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흐름을 보였다. 보고서는 이러한 추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업계 지지와 그의 행정부가 추진하는 친(親)암호화폐 규제 정책 방향에 힘입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전 세계 규제당국은 암호화폐가 기존 금융과의 연결성이 강화되는 만큼, 금융 안정성에 미칠 잠재적 위험에 대해 경고해 왔다.
“지난 1년은 미국 암호화폐 규제의 전환점을 기록했다.”
“미국은 마침내 장기적 규제 안정성의 토대를 마련해 가는 단계일 수 있다.”
이미 암호화폐에 투자 중인 펀드들은 향후 12개월 동안 추가 매수를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과반(67%)은 기초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가격 변동에 베팅할 수 있는 암호화폐 파생상품을 통해 투자 중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러한 파생상품이 시장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10월 발생한 일시적 급락(플래시 크래시) 사례를 언급하며, 이는 과도한 레버리지와 기관급(institutional-grade) 인프라의 미비와 관련된 취약성을 노출했다고 분석했다.
AIMA가 조사한 펀드들은 약 9,820억 달러 규모의 자산 운용을 담당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아울러 헤지펀드로의 신규 자금 유입이 이어지며, 2025년 3분기에는 헤지펀드 업계 자본이 사상 최고치인 약 5조 달러에 근접했다고 덧붙였다.
핵심 수치와 포인트요약
– 55%의 글로벌 헤지펀드가 암호화폐 관련 자산 보유(전년 47%)
– 평균 7%를 암호화폐에 배정, 다수는 2% 미만 배정
– 67%다수가 암호화폐 파생상품으로 익스포저 확보
– 2025년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행진, 미국의 규제 우호 기조가 관심 촉발
– 조사 대상 펀드 운용자산 약 9,820억 달러, 업계 자본 Q3 2025에 약 5조 달러 근접
용어 설명 및 맥락
– 헤지펀드: 공모펀드 대비 운용 전략이 자유로운 사모펀드로, 롱·쇼트, 레버리지, 파생상품 등 다양한 전략을 활용해 절대수익을 추구한다.
– 가상자산(암호화폐):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디지털 토큰으로, 비트코인이 시가총액 기준 대표 자산이다.
– 암호화폐 파생상품: 선물·옵션·스와프 등 기초자산 가격에 연동된 금융계약으로, 기초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에 노출될 수 있다.
– 레버리지: 차입 등을 통해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수익과 손실 모두를 증폭시킨다.
– 플래시 크래시: 짧은 시간 내 급격한 가격 급락 현상으로, 유동성 부족·과도한 레버리지·알고리즘 거래 결합이 촉발 요인이 될 수 있다.
– 기관급 인프라: 대규모 자금과 규제 요건을 충족하는 전문적 거래·청산·커스터디 시스템을 의미한다.
분석과 시사점
첫째, 투자 참여율(55%)은 높아졌지만 다수 펀드가 2% 미만으로 비중을 제한하고 있어, 전략적 탐색기 혹은 위험관리 중심의 점진적 편입 단계로 해석된다. 이는 변동성·규제 불확실성을 감안한 접근으로, 기관투자자의 전형적 행태에 부합한다.
둘째, 파생상품(67%) 중심의 익스포저는 헤징·레버리지·자본효율 측면 장점이 있으나, 보고서가 지적한 대로 레버리지 의존도와 시장 인프라 취약성이 결합될 경우 플래시 크래시 등 급변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거래소·청산·커스터디의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가 핵심 과제로 부상한다.
셋째, 보고서가 인용한 바와 같이 미국의 규제 전환점은 장기적 규제 안정성을 예고한다. 이는 기관급 유동성과 가격발견 메커니즘을 강화해 시장 성숙을 앞당길 수 있으나, 동시에 주류 금융과의 연결성 증가가 시스템 리스크 전이 가능성을 키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
넷째, 헤지펀드 업계 전체 자본이 Q3 2025에 약 5조 달러에 근접했다는 점은, 위험자산 전반으로의 자금 여력이 확대되었음을 시사한다. 다만 암호화폐 편입 비중이 여전히 작다는 점은, 리스크·리턴 프로파일을 면밀히 관찰하려는 보수적 기조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요컨대, 참여율 확대와 보수적 배분이라는 이중의 특징은, 규제 명확화와 인프라 성숙이 본격적 비중 확대의 전제임을 재확인시킨다. 향후 12개월 동안의 추가 매수 계획은 방향성을 제시하나, 레버리지 관리와 시장 마이크로구조 개선 없이는 변동성 리스크가 재현될 소지가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