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무역 긴장 완화에 뉴욕증시 주요 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

S&P 500,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나스닥 100 등 미국 3대 주가지수가 29일(현지 시각) 장중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현지 시간 오후 1시 30분 기준 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0.32% 상승한 반면, 다우지수는 0.40% 상승, 나스닥 100 지수는 0.47% 상승하며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2025년 10월 2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일 대비 상승세는 글로벌 무역 긴장 완화가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12월물 E-미니 S&P 선물(ESZ25)은 0.30% 올랐고, 12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NQZ25)도 0.42% 상승했다. S&P 500 차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 중인 20% 관세를 최저 10%까지 인하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이는 펜타닐 원료 수출 억제와 관련해 중국과 직접 협력할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나온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무언가를 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해 양국 간 협상 진전에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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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무역 협상에서도 호재가 나왔다. 이날 타결된 미·한 최종 합의에 따라 한국은 미국 내 조선소 설비 증설에 1,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미국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로 상한선 설정했다. 이 같은 소식이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더욱 자극했다.

나스닥 선물

반도체 업종도 랠리를 이끌었다. 대표주 Nvidia는 4% 가까이 급등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합의의 일환으로 중국에 블랙웰(Blackwell) AI 프로세서 접근을 허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궈지아쿤(郭家坤) 대변인은 “미·중 관계에 새로운 동력을 주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FOMC 전망도 증시 상승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시장은 이날 2일 일정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종료 후 기준금리를 25bp(0.25%p) 인하3.75~4.00%로 조정하고, 동시에 양적 긴축(Quantitative Tightening)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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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 긴축(QT)이란? 중앙은행이 보유 자산을 만기 도래 시 재투자하지 않고 시중 유동성을 회수하는 정책으로, 자산시장에는 대체로 부정적(매도)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장금리 선물은 다음 12월 9~10일 FOMC에서도 추가 25bp 인하가 90% 확률로 이뤄질 것이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 경우 2026년 말까지 총 115bp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회의에서는 점도표(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가 공개되지 않는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에 한층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FOMC가 양적 긴축 종료를 공식화할 경우, 미 국채와 주식시장에 추가 유동성 유입이 기대된다. 이는 연준이 더 이상 시장에서 자금을 흡수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위험자산에 우호적이다.


MBA 주간 모기지 신청 건수는 10월 24일 주간 7.1% 급증했다. 주택 구입 목적 대출은 4.5%, 재융자 신청은 9.3% 증가했으며, 30년 고정형 모기지 평균 금리는 13개월 만의 최저치(6.30%)로 내려갔다.

앞서 주말 말레이시아 협상장에서 열린 미·중 무역 실무협상 결과도 후행 랠리를 뒷받침했다. 양국은 31일 APEC 정상회의 부대행사에서 트럼프·시 주석이 서명할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100% 추가 관세 계획이 철회됐고,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을 최소 1년간 보류하며 미국산 대두 대량 구매에 동의했다. 동시에 TikTok 접근성 문제와 선적 수수료, 펜타닐 단속 등에서도 일정 수준 진척이 있었다.

실적 시즌도 한창이다. 이번 주 S&P 500 기업 173곳이 어닝을 발표하며, ‘매그니피센트 세븐’ 중 5개사가 주목받고 있다. 29일 구글 모회사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가, 31일 애플과 아마존이 실적을 공개한다. Bloomberg Intelligence에 따르면 지금까지 84%의 기업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해 2021년 이후 최고 성적이다. 다만 3분기 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7.2%로 2년 만에 가장 낮고, 매출 증가율도 5.9%로 이전 분기 6.4%에서 둔화될 전망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정부의 반관세 광고를 문제 삼아 캐나다산 수입품에 10% 신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미·캐나다 무역 관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재부각됐다.

또한 ‘상호관세권(Reciprocal Tariffs)’의 합법성 여부가 11월 5일 연방대법원 구두변론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하급심은 이미 해당 관세가 비상권 남용이라며 위법 판결을 내린 상태다. 대법원이 이를 확정할 경우, 미 정부는 이미 걷은 관세를 환급해야 하며, 대통령의 관세 권한도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연방정부 셧다운은 5주째 이어져 경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부 통계 공백 탓에 실업지표·소매판매·생산·주택지표 등 주요 경제지표 공표가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약 64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일시 해고돼 실업률이 4.7%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증시도 강세다. 유럽 Stoxx 50은 0.34%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70% 올라 10년 만의 고점, 일본 니케이225는 2.17% 급등하며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채권시장에선 12월 만기 10년물 미 국채 선물(ZNZ5)이 3틱 하락했다. 이에 따라 10년물 금리는 3.993%로 1.7bp 상승했다. 위험자산 강세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 감소가 원인이다. 다만 셧다운 장기화와 연준의 완화 기대가 하단을 지지한다.

유로존 10년물 독일 분트금리는 2.621%로 0.2bp, 영국 길트금리는 4.397%로 0.3bp 하락했다. 스왑시장은 10월 30일 ECB 회의에서 0.25%p 인하 확률을 1%에 불과하다고 본다.


종목별 움직임

Nvidia(+4%)가 AI 칩 기대감 속에 급등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Lam Research(+3%대)·AMD(+3%대), Micron·Applied Materials·KLA(+2%대)도 뒤따랐다. Teradyne(+15.4%)은 3분기 매출 7억6,920만 달러로 예상을 상회했고, 4분기 가이던스도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아 S&P 500 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Seagate Technology(+15.1%)는 1분기 조정 EPS 2.61달러(컨센 2.37달러)로 호실적을 발표했다. Bloom Energy(+13.2%), Caterpillar(+11.3%), Centene(+7.3%), Cognizant(+6.4%)도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가이던스로 강세를 보였다.

반면 Fiserv(-44.6%)는 EPS 전망을 대폭 하향하며 폭락했고, Avantor(-15%), Verisk Analytics(-13%), Garmin(-12%), Generac(-8%) 등이 부진한 실적·가이던스로 큰 폭 하락했다. 보잉(-3.4%) 역시 3분기 주당순손실이 컨센서스를 하회하며 다우지수 내 낙폭을 키웠다.


향후 일정 및 전문가 시각

시장 참여자들은 31일 발표될 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 실적과 11월 5일 연방대법원 구두변론 결과, 그리고 연준의 정책 기조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양적 긴축 중단이 확정될 경우, 성장주·고위험 채권으로 자금 재배치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자 해설 글로벌 거시 환경이 단기간에 급변하고 있으나, 무역정책 불확실성정부 셧다운 등 구조적 위험이 여전히 상존한다. 변동성 지수(VIX)가 상대적 안정권에 있다고 해서 과도한 위험 노출을 확대하기보다는, 정책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한편 연준이 양적 긴축을 실제로 중단하면, 국채 공급·유동성 환경이 동시에 개선되면서 주식 및 회사채 스프레드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다만 실물지표 둔화가 확인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재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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