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 가격이 글로벌 기상 리스크와 공급 타이트화 우려 속에 상승했 다. 현지 시각 수요일 기준, 12월 만기 아라비카 커피(KCZ25)는 +8.35센트(+2.06%) 급등 마감해 1.5주래 최고가를 기록했고, 1월 만기 ICE 로부스타 커피(RMF26)도 +5달러(+0.11%)로 소폭 올랐 다. 시장은 브라질·베트남 등 주요 산지의 이상 기상과 공식 재고 감소 소식을 가격 지지 요인으로 해석했 다.
2025년 11월 6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 주는 10월 31일로 끝난 주간에 강우량이 33.4mm에 그쳐 역사평균의 75%에 불과했 다. 바로 직전 주에는 평년 대비 1% 수준의 비만 내려 토양 수분 회복이 미진했다는 분석이 뒤따랐 다. 여기에 태풍 칼마에기(Kalmaegi)가 목요일 또는 금요일 베트남 남부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베트남 주요 커피 벨트의 로부스타 작황 피해 가능성이 제기됐 다.
ICE 모니터드 커피 재고 축소도 가격을 지지하고 있 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브라질산 수입품에 대한 50% 관세 부과가 이어지며 ICE 커피 재고가 급격히 감소했다. 아라비카 인증재고는 수요일 기준 429,770포대로 1.75년래 최저를 기록했고, 로부스타 재고는 6,036로트로 3.5개월래 최저로 내려갔 다. 미국 바이어들이 50% 관세 부담으로 브라질산 신규 계약을 취소하면서 미국 내 가용 물량이 조여지고 있으며, 특히 미국의 생두(볶지 않은 커피) 수입의 약 3분의 1이 브라질산인 점이 공급 타이트화를 심화시키고 있 다.
기후 사이클 리스크도 부각됐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9월 16일 남반구의 라니냐(La Niña) 발생 가능성을 10~12월 71%로 상향했고, 이는 브라질에 과도한 건조를 초래해 2026/27 작기 아라비카 수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 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의 아라비카 커피 생산국이 다.
다만 아라비카 가격의 상승 폭은 관세 정책 완화 기대로 일부 제한 받고 있 다. 지난 월요일 브라질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이 “놀랍도록 좋았다”고 평가하며, 며칠 내 미·브라질 통상 문제에 “결정적 해법”이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 다. 시장은 이 발언을 미국의 브라질산 커피 50% 관세 철회 가능성으로 해석하며, 아라비카 가격 상승을 일부 상쇄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 다.
로부스타는 베트남 공급 증가 압력이 계속되고 있 다. 베트남 통계청은 10월 13일, 2025년 1~9월 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123만 톤(1.230 MMT)라고 밝혔다. 또한 2025/26 생산량은 전년 대비 +6% 늘어난 176만 톤(1.76 MMT), 즉 2,940만 포대로 4년래 최고가 전망됐다. 베트남커피코코아협회(Vicofa)도 10월 24일, 날씨가 우호적이면 2025/26 생산이 전 작기 대비 10%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세계 최대의 로부스타 생산국이 다.
한편 국제커피기구(ICO)는 10월 6일, 현 마케팅 연도(10월~다음해 8월) 기준 글로벌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0.2% 늘어난 1억2,792만 포대라고 발표했다. 이는 전반적으로 수출과 공급이 충분함을 시사해 가격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재료로 해석됐 다.
브라질 작황 전망에 관한 공식 수치도 엇갈리는 신호를 보냈 다. 브라질 농업공사 코나브(Conab)는 9월 4일 2025년 아라비카 생산 전망을 5월 3,700만 포대 → 3,520만 포대로 -4.9% 하향했다. 총 커피 생산 전망 역시 5,570만 포대 → 5,520만 포대로 -0.9% 줄였다. 이는 작황 불확실성을 통해 가격 지지에 힘을 보탰 다.
미국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2025/26 세계 커피 생산을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억7,868만 포대(사상 최대)로 전망했다. 세부적으로 아라비카는 -1.7% 감소한 9,702만2천 포대, 로부스타는 +7.9% 증가한 8,165만8천 포대로 예측했다. 국가별로는 브라질 2025/26 생산이 +0.5% 증가한 6,500만 포대, 베트남이 +6.9% 늘어난 3,100만 포대(4년래 최고)로 제시됐다. 2025/26 기말 재고는 2,281만9천 포대로, 2024/25의 2,175만2천 포대 대비 +4.9% 증가할 것으로 봤 다.
용어·지표 해설전문가 가이드
아라비카(Arabica)와 로부스타(Robusta): 전자는 고지대 재배로 향미가 섬세하고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으며, 후자는 병충해에 강하고 수확량이 많아 대체로 가격이 낮다. 아라비카는 주로 브라질·콜롬비아, 로부스타는 베트남·인도네시아가 대표 산지다.
ICE 인증재고: 인터컨티넨털 익스체인지(ICE)가 관리·감독하는 선물 인도 적격 커피 재고를 의미한다. ‘포대(bag)’는 통상 60kg 단위이며, ‘로트(lot)’는 거래소 표준계약 단위다.
라니냐(La Niña): 적도 태평양 동부 수온이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으로, 남미·동남아 강수 패턴 변화를 유발해 커피 벨트의 가뭄·폭우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 NOAA는 미국 해양대기청으로, 기후 확률 전망을 정기 발표한다.
코나브(Conab)·ICO·USDA FAS: 각각 브라질의 농업 통계·전망 기관, 국제커피기구,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국으로 글로벌 커피 수급을 좌우하는 핵심 데이터 제공처다.
시장 해석과 전망
현재 커피 시장의 핵심 변수는 ‘기상’과 ‘정책’이 다. 브라질의 강우 부족과 베트남의 태풍 리스크는 단기적으로 수확·선별·운송 과정에 차질을 초래할 소지가 크고, 이미 ICE 재고 저점과 맞물려 가격을 떠받치고 있 다. 중기적으로는 라니냐가 2026/27 작황에 미칠 생산 감소 리스크가 아라비카 프리미엄을 확대할 수 있다. 반면, 미국의 50% 관세 철회 가능성이 현실화되면 브라질산 물량이 빠르게 복귀하며 북미 현물·선물 스프레드가 완화될 여지가 있다. 로부스타는 베트남의 수확 증가와 수출 호조가 계속되는 한 상대적 약세 압력을 받을 수 있으나, 태풍 피해 규모에 따라 단기 쇼크가 발생할 수 있어 기상 뉴스 플로우의 변동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 다.
포지셔닝 측면에서는 재고 저점과 정책 불확실성의 공존이 변동성을 키우는 환경으로, 헤지 수요가 재부각될 수 있다. 수급 지표상 USDA FAS의 2025/26 증산·재고 증가 전망은 구조적 완화를 시사하지만, 라니냐 확률 71%라는 확률 이벤트가 실현될 경우 전망치는 수정될 수 있 다. 따라서 단기 거래에서는 브라질 강우·베트남 태풍 경로, 중기 투자에서는 관세 정책 결정 시점과 ICO 월간 수출 데이터가 핵심 체크포인트가 될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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