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광산업체, 성장 투자 대비 배당 축소… ‘현금 비축’ 전략 가속

[리오 틴토·앵글로 아메리칸·글렌코어 등 대형 광산기업의 배당 정책 변화]

세계 주요 광산업체들이 수년 만에 가장 낮은 중간 배당을 발표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하락과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 자금 조달, 그리고 비용 통제라는 삼중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서다. 리오 틴토, 앵글로 아메리칸, 글렌코어는 이미 상반기 실적 부진을 공개했으며, BHP도 8월 19일 실적 발표에서 같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8월 7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리오 틴토(NYSE:RIO), 앵글로 아메리칸(JSE:AGLJ), 글렌코어(OTC:GLNCY) 등은 중국 수요 호황과 코로나19·러시아 관련 공급 차질이 겹쳤던 지난 수년간의 ‘황금기’ 이후, 이익 둔화·설비투자 확대·구조조정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직면했다. 이러한 변화는 주주환원 규모의 상한선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애널리스트와 펀드 매니저들도 이 점을 강조했다.

■ 철광석·석탄 가격 13% 하락… 배당 여력 ‘직격탄’
올해 들어 핵심 상품인 철광석과 석탄 가격은 약 13% 떨어졌다. 반면 에너지 전환 수요로 올해 8% 상승한 구리는 아직 포트폴리오 비중이 작아 다른 품목의 약세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다.

■ “투자 사이클 정점… 고배당 기조 당분간 어렵다”
시드니 펜달그룹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브렌턴 손더스는 “대형 종합광산업체들은 오랜만에 가장 자본집약적인 단계에 진입했다”며 “원자재 가격이 반등하지 않는 한 배당 성향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주요 투자 프로젝트 현황

• BHP: 캐나다 제이슨(Jansen) 포타시(potash) 1단계 개발비를 종전 57억 달러에서 최대 74억 달러로 상향.※ 포타시는 칼륨비료 원료로, 식량 안보 및 친환경 농업 분야에서 전략 광물로 꼽힌다.

• 리오 틴토: 향후 3년간 호주 서부 지역에서 13억 달러 이상을 투입해 고갈된 철광석 광산을 대체할 계획.
• 앵글로 아메리칸: 석탄·다이아몬드 부문 매각을 추진하며 전사적 구조조정 진행 중.
• 글렌코어: 핵심 광물인 석탄 가격 부진으로 상반기 순익 감소, 순부채 증가.

■ 상반기 실적·배당 요약

글렌코어는 석탄 가격 하락과 구리 생산 감소로 영업이익 14% 감소를 기록했다. 배당은 주당 0.05달러로 동결했으며, 이는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리오 틴토는 호주 사업 비용 상승과 철광석 가격 하락으로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상반기 순익을 발표했다. 중간 배당도 7년 만에 최저치다.

앵글로 아메리칸은 2025년 상반기에 19억 달러 손실을 기록하고,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낮은 배당금을 책정하면서 “구조조정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BHP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시장에서는 주당 1.02달러로 8년 만에 최저 배당이 예상된다.


■ 용어·배경 설명

포타시(potash): 칼륨(K) 성분을 포함한 광물 비료의 총칭이다. 칼륨 비료는 작물의 수분 조절, 내병성 강화에 필수적이며, 전 세계 식량 공급망 안정성 측면에서 전략 자원으로 평가된다.

배당(Earnings Payout): 기업이 순이익 중 일부를 주주에게 현금 또는 주식으로 분배하는 행위다. 고배당은 투자자 선호도가 높지만, 성장 투자를 위한 내부 유보금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 기자 관점: ‘현금창출력’과 ‘에너지 전환 광물’의 균형이 관건

광산업은 특성상 공급 확대에 장기간의 자본·인허가 과정이 필요하다. 본 기자는 대형 광산업체들이 안정적 현금흐름을 담보하는 철광석·석탄성장성이 높은 구리·리튬 등 에너지 전환 광물 간 투자 비중을 재조정할 것으로 본다. 특히, 중국 경기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현금 비축이 더 우선될 가능성이 높다. 단, 탈탄소 정책이 가속화되면 구리·니켈·리튬 가격 반등이 예상돼, 향후 2~3년 내 배당 여력이 다시 확대될 소지도 있다.

결론적으로, 올해 대형 광산업체들의 배당 축소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라기보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투자자들은 단기 배당수익률보다 장기 프로젝트의 실행력원자재 사이클 회복 시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