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 확대 전망에 설탕 선물가 하락 압박

세계 설탕 선물가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10월 인도분 뉴욕 ICE 원당(원유당) #11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0.28센트(-1.69%) 하락한 채 마감됐고, 같은 달 런던 ICE 백설탕 #5 선물 역시 -9.20달러(-1.92%) 떨어졌다.

2025년 7월 2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며칠간 설탕 가격을 끌어내린 직접적인 요인은 인도가 차기 연도(10월~) 설탕 수출을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은 몬순(우기) 강우량 증가로 인도 내 설탕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에 주목하며, 공급 과잉(서플러스) 시나리오를 가격에 선반영하고 있다.

지난주 블룸버그는 “충분한 우기가 이어지면서 인도가 2025/26 시장에 설탕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인도 기상청(IMD)은 7월 21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이 평년 대비 6% 많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현지 사탕수수 작황이 “범퍼 크롭(bumper crop)”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사탕수수는 에탄올·설탕으로 모두 전환 가능한데, 브라질·인도·태국 등 주요 생산국의 ‘사탕수수 배분 전략’이 국제 시세를 좌우한다.

브라질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그로(Datagro)에 따르면 브라질 중남부 밀(sugar mill)들은 건조한 날씨 덕분에 사탕수수 분쇄 비중을 54%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이는 7월 상반월에만 약 320만 톤(MMT)Million Metric Tons의 설탕을 시장에 추가 공급하는 효과를 낸다.


글로벌 생산 확대 시나리오도 가격을 짓눌렀다.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연합(NFCSF)은 6월 2일 보고서에서 2025/26 인도 설탕 생산량을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 톤으로 전망했다. 이는 ISMA가 집계한 2024/25 연간 생산량(2,620만 톤, -17.5% YoY)의 기저효과가 반영된 수치다.

한편 뉴욕·런던 설탕 선물가는 최근 3개월간 꾸준히 떨어져 뉴욕물은 4년 3개월 만의 최저치, 런던물은 약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국 상품 트레이더 차르니코(Czarnikow)는 6월 30일자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시장이 750만 톤의 공급 초과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며 “8년 만의 최대 서플러스”라고 밝혔다.

미국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반기(半期) 보고서를 통해 2025/26 글로벌 생산량이 전년 대비 +4.7% 늘어난 1억8931.8만 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봤다. 같은 기간 재고(ending stocks)는 7.5% 늘어난 4,118.8만 톤으로 추정됐다.


가격 하락 속 ‘수요 회복’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량은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한 42만 톤을 기록했다. 또 미국 정치권에선 “콧대 높은 코카콜라가 고과당 옥수수 시럽(HFCS) 대신 사탕수수 설탕(cane sugar) 비중을 높인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나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 조치가 미국 내 연간 설탕 소비를 4.4% 증가한 1,150만 톤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브라질 생산 차질 소식은 가격 방어 요인이다. 브라질 사탕수수업협(UNICA)은 6월 말 기준 2025/26연도 누적 생산량이 -14.3% 감소한 1,224.9만 톤이라 밝혔다. 브라질 농업통계기관 코나브(Conab)도 2024/25 생산이 가뭄·폭염으로 -3.4% 줄어든 4,411.8만 톤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태국 역시 공급 확대 변수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00만 톤에 달했다고 밝혔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보고서에서 2024/25 글로벌 공급 부족(디피싯) 전망치를 -548만 톤으로 상향 조정하며 “9년 만의 최대 디피싯“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년 131만 톤의 공급 과잉에서 시장이 빠르게 타이트해졌음을 시사한다.


※ 용어 해설
NY ICE 원당 #11: 미국 뉴욕 상업거래소(ICE)에서 거래되는 원당(정제 전 원당) 선물 계약.
London ICE 백설탕 #5: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정제(백) 설탕 선물.
MMT: Million Metric Tons, ‘백만 미터톤(100만 톤)’을 의미.
몬순(몽순): 남아시아·동남아 지역의 계절풍으로 6~9월 집중호우를 동반. 사탕수수·쌀 등 농작물 수확량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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