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가격이 급락하며 2년 반 만의 저점으로 밀렸다. 5월물 뉴욕 ICE 코코아 선물(CCK26)은 금요일 장에서 마이너스 175포인트(-5.71%)로 마감했고, 3월물 런던 ICE 코코아(#7, CAH26)는 마이너스 107포인트(-5.02%)로 장을 마감했다. 이번 하락은 근월물 차트 기준으로 최근 2년 9개월(약 2.75년)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2026년 2월 27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견조한 글로벌 공급과 부진한 수요에 의해 7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리서치업체인 StoneX는 1월 29일 발표에서 2025/26 시즌 전 세계 코코아 잉여량을 287,000MT로, 2026/27 시즌 잉여량을 267,000MT로 전망했다. 또한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1월 23일 전 세계 코코아 재고가 전년 대비 +4.2% 증가하여 1.1MMT(백만톤)에 달했다고 보고했다.
공급 측 요인
아프리카 서부의 주요 산지인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의 산지가 풍작을 예고하면서 공급 우위가 심화되고 있다. 두 나라는 전 세계 코코아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최근 Tropical General Investments Group은 2~3월 중간작(mid-crop) 수확이 지난해보다 더 크고 건강한 꼬투리를 보고하고 있어 이번 중간작 수확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트디부아르의 중간작은 연간 생산량의 약 25%를 차지하며, 올해 중간작 생산량은 약 400,000~450,000MT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국제거래소(ICE) 창고 재고가 늘어나는 점도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ICE 코코아 재고는 목요일 기준 2,155,913백(가방)으로 집계되어 5.7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국제 가격에 물린 공식 농가 출하지(팜게이트) 가격을 지급하기를 망설이는 국제 바이어들이 늘어난 결과로, 특히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공식 가격이 현물 세계시장 가격보다 훨씬 높은 상황에서 매수세가 약화되고 있다.
최근 정책 변화도 주목된다. 가나는 2025/26 시즌 공급분에 대해 농가에 지급하는 공식 가격을 약 30% 인하했다. 코트디부아르는 4월 시작되는 중간작부터 적용할 가격을 35%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 같은 가격조정은 단기적으로는 현물 가격과의 괴리를 줄여 수출을 촉진할 수 있지만, 농가 소득 감소와 장기적인 생산 인센티브 축소라는 리스크도 상존한다.
수요 측 약세
수요 부진은 코코아 가격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세계 최대 벌크 초콜릿 제조업체인 배리칼리보트(Barry Callebaut AG)는 11월 30일 마감 분기의 코코아 부문 판매량이 -22% 감소했다고 발표하면서 “
부정적 시장 수요와 코코아 내 고수익 부문에 물량을 우선 배분한 결과
“라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소비자들이 높은 초콜릿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코코아 가공(그라인딩, cocoa grindings)은 최종 수요를 보여주는 주요 지표다. 유럽코코아협회(European Cocoa Association)는 1월 15일 발표에서 2025년 4분기 유럽의 코코아 그라인딩이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304,470MT로 12년 만의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아시아 코코아협회는 12월 16일 4분기 아시아 그라인딩이 -4.8% 감소해 197,022MT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북미의 경우 전미과자협회(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가 발표한 4분기 코코아 그라인딩은 봉쇄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한 103,117MT에 그쳤다.
글로벌 초콜릿 제조업체인 Mondelez는 서아프리카의 최신 꼬투리 수(포드 카운트)가 5년 평균보다 7% 높고 지난해 수확보다 “실질적으로 높다”고 밝혀 추가 공급 확대 기대를 높였다. 반면 일부 지역에서의 수출 증가도 가격 하방요인이다. 예컨대 나이지리아는 12월 코코아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54,799MT를 기록했다.
상반되는 지표와 단기적 불확실성
일부 지표는 공급이 늘고 있음을 시사하지만, 반대 요인도 존재한다. 코트디부아르는 2025/26 시즌 코코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0.8% 감소한 1.65MMT로 추정된다고 발표해 공급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다(2024/25 생산량은 1.85MMT). 또한 항구로의 코코아 반입(선적) 자체가 둔화되고 있는데, 누적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마케팅 연도(2025년 10월 1일~2026년 2월 22일) 동안 코트디부아르 농가가 항구로 반입한 코코아는 1.31MMT로 전년 동기(1.36MMT)보다 -3.7% 감소했다. 이는 운송·물류 병목이나 농가의 출하지연 등으로 해석될 수 있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5,000MT로 예상해 일부 산지에서의 생산 감소 리스크를 제기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4/25 시즌에 첫 4년 만의 잉여(보유 초과)를 기록하며 49,000MT의 초과 공급을 추정했고,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4.69MMT로 보고했다.
금융기관들의 전망 변화도 주목된다. 라보뱅크(Rabobank)는 2월 10일 2025/26 시즌의 전 세계 코코아 잉여 추정치를 11월의 328,000MT에서 250,000MT로 낮췄다. 이는 일부 공급 감소 리스크가 반영된 조정이지만, 여전히 대규모의 잉여가 존재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용어 설명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국제 거래소로, 커피·코코아·설탕 등 농산물 선물의 주요 거래소 중 하나다. 그라인딩(Grindings)은 코코아 원두를 가루로 갈아 로스팅·가공하는 공정으로, 가공량은 최종 제품(초콜릿 등)에 대한 실제 수요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팜게이트(농가 출하지)는 농민이 농장에서 받는 출하시세·가격을 의미하며, 국제 현물가격과 괴리가 발생할 경우 수출·판매의 동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시장 전망 및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풍부한 공급 지표와 약한 최종 수요로 인해 코코아 가격은 하락 압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ICE 재고 상승, 유럽·아시아 그라인딩의 동시 약화, 그리고 주요 생산국의 공식 가격 인하는 당분간 매수심리를 억제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중기적으로는 코트디부아르·나이지리아 등 일부 생산지의 생산 감소와 항구 반입 지연 등이 가격을 지지할 수 있다. 특히 코트디부아르의 연간 생산이 예측대로 -10.8% 감소할 경우 시장은 잉여 구간에서 균형 구간으로 이동할 여지가 있다.
경제적 파급효과를 보면, 초콜릿 및 제과업계의 원가 부담 완화는 소비자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농가 소득 악화는 중장기적으로 생산성 둔화와 투자 축소로 연결될 위험이 있다. 만약 공식 가격 인하가 장기화하면 농가의 코코아 공급 의욕이 저하되어 향후 몇 년 내에 공급 축소가 가속될 수 있다. 그러므로 소비자 수요 회복 여부(특히 신흥시장과 프리미엄 초콜릿 수요)와 물류·기상 변수(예: 건기·우기 영향)가 향후 가격 향방을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결론
요약하면, 2026년 2월 현재 코코아 시장은 공급 과잉 신호와 수요 둔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선물가격을 2.75년 만의 저점으로 밀어내고 있다. 다만 일부 생산량 감소 예상과 항구 반입 둔화는 상승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어 가격의 변동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참여자들은 재고 수준, 그라인딩 통계, 산지의 기상·수확 보고 및 주요 수출국의 가격정책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참고: 본문에 인용된 수치와 날짜는 바차트(Barchart) 기사 및 관련 기관(StoneX, ICCO, 라보뱅크, 유럽코코아협회, 아시아코코아협회, 전미과자협회 등)의 보고를 근거로 정리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