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가격이 글로벌 공급 전망 개선에 하락 압력…런던 선물 1.75년래 최저
뉴욕 ICE 코코아 선물(2026년 3월물, 코드 CCH26)은 금요일 전장 대비 -123포인트(-2.33%) 하락해 마감했고, 런던 ICE #7 코코아 선물(2025년 12월물, 코드 CAZ25)은 -97포인트(-2.50%) 내렸다. 특히 런던 코코아는 최근월물 기준으로 약 1.75년 만의 최저가를 기록하며 약세를 재확인했다.
2025년 11월 22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하락은 주중(수요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EUDR(산림벌채 규제) 시행을 1년 연기하자는 제안을 내놓은 데 따른 부정적 캐리오버전일·전주 재료가 이어지는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EUDR은 대두·코코아 등 산림벌채 관련 리스크가 있는 주요 원자재의 EU 역내 유통을 규제하는 제도로, 연기 가능성이 커지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됐고, EU가 아프리카·인도네시아·남미 등 일부 벌채 지역으로부터의 농산물 수입을 당분간 지속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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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 생산 호조 기대 역시 가격을 끌어내렸다. 코트디부아르 산지 농가 보고에 따르면 코코아 나무 생육이 양호하며, 최근의 건조한 날씨가 수확 콩(빈) 건조를 도왔다고 전했다. 가나의 농가들도 양호한 기상 덕분에 코코아 꼬투리(팟) 성장이 빠르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초콜릿 제조업체 몬델레즈(Mondelez)는 최근 서아프리카의 최신 코코아 팟 계수가 5년 평균 대비 7% 상회하고, 전년보다 ‘유의미하게 높다’고 밝혔다. 코트디부아르의 메인 크롭 수확이 막 시작된 가운데, 현지 농가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주 금요일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원자재(코코아 포함)에 부과하던 상호주의 10% 관세를 철회한다고 발표한 점도 코코아 가격에는 추가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수요 측면의 약화도 부담이다. 10월 30일 허시(Hershey) 최고경영자는 올해 핼러윈 시즌 초콜릿 판매가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다. 2024년 미국 연간 캔디 매출에서 핼러윈 비중은 약 18%로, 크리스마스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즌이다. 수요 지표로 여겨지는 분쇄(그라인딩) 통계도 약세다. 아시아 코코아협회는 10월 17일 3분기 아시아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183,413톤으로, 9년 만의 최저 3분기라고 발표했다. 유럽 코코아협회도 10월 16일 3분기 유럽 그라인딩이 -4.8% 감소한 337,353톤으로, 10년 만의 최저 3분기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미국 전과자협회(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는 북미 3분기 그라인딩이 +3.2% 증가한 112,784톤이라고 발표했지만, 새로운 보고 기관 편입으로 데이터가 왜곡됐을 수 있음을 지적했다. 관련해, 리서치 업체 써카나(Circana)에 따르면 9월 7일까지 13주 동안 북미 초콜릿 캔디 판매량은 전년 대비 -21% 이상 감소했다.
그럼에도 일부 공급 제약 신호는 가격의 하방을 제한하고 있다. ICE 인증 코코아 재고는 미국 항만 기준으로 금요일 173만 3,345가방으로 줄어 8.25개월 최저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생산국 코트디부아르의 수출 둔화도 가격에는 우호적이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10월 1일~11월 16일 기간 농가의 항만 선적 물량은 516,787톤으로 전년 동기 548,494톤 대비 -5.7% 감소했다.
나이지리아(세계 5위 생산국)의 생산 감소 전망도 지지 요인이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년도 생산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5,000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2024/25년 예상치 344,000톤). 관련해, 9월 코코아 수출은 전년 동기와 동일한 14,511톤으로 집계됐다.
ICCO(국제코코아기구)는 5월 30일 2023/24 시즌 세계 코코아 수급을 49만 4,000톤 부족으로 수정해, 60년 넘는 기간 중 최대 적자가 됐다고 밝혔다. 같은 시즌 세계 생산량은 전년 대비 -13.1% 감소한 438만 톤으로 추정했다. 재고대비 그라인딩 비율은 27.0%로 46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2024/25 시즌에는 14만 2,000톤의 공급 과잉이 예상돼 4년 만에 첫 흑자 전환이 전망되며, 세계 생산도 전년 대비 +7.8% 증가한 484만 톤으로 추정됐다.
용어 풀이 및 맥락
– EUDR(산림벌채 규제): EU 역내에 유통되는 특정 농산물·원자재가 산림벌채와 연계되지 않았음을 입증하도록 요구하는 제도다. 대두·코코아·커피·팜오일 등 주요 품목이 대상이다. 시행 연기는 단기적으로 공급 차질 완화로 해석된다.
– 캐리오버 효과: 직전 거래일 혹은 직전 이벤트의 영향이 다음 거래일 가격 형성에 연속적으로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 그라인딩(grindings): 코코아 빈을 분쇄하며 실수요(가공) 강도를 가늠하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그라인딩 증가=수요 견조, 감소=수요 둔화로 해석한다.
– 재고대비 그라인딩 비율(Stocks-to-Grindings): 전세계 재고가 연간 그라인딩 대비 어느 수준인지 보여주는 비율로, 낮을수록 공급 여유가 적다는 의미다.
– 최근월물 차트(nearest-futures): 만기가 가장 가까운 선물의 연속 가격 흐름을 보여주는 차트로, 현시점 시장 심리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한다.
– ICE: Intercontinental Exchange. 농산물·원자재 선물과 옵션을 거래하는 글로벌 거래소 그룹이다.
기자 해설·전망
이번 하락은 정책 변수(EUDR 연기)와 기상·생산 모멘텀(서아프리카 호조)이 맞물린 결과다. 여기에 미국의 상호주의 관세 철회라는 무역 규제 완화가 더해지며 공급 사이드의 굳은 매수 논리가 약화됐다. 반면 수요 측면에서는 핼러윈 성수기 부진, 아시아·유럽 그라인딩 감소 등 구조적 둔화 신호가 뚜렷해, 가격의 반등 동력이 제한적이다. 단, ICE 인증 재고의 저점 갱신, 코트디부아르 선적 둔화, 나이지리아 생산 감소 등은 하방 경직성을 제공한다.
향후 가격 경로는 △서아프리카 본격 수확의 실측 결과(팟 계수→실제 빈 수율 전이), △EUDR 일정의 정책 불확실성 해소, △그라인딩 추세의 반전 여부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ICCO가 2024/25 시즌 공급 과잉을 제시했지만, 이는 기상·병충해·물류 변수에 따라 언제든 수정될 수 있다. 수요 반등의 조짐이 확인되지 않는 한, 단기적으로는 약세 랠리 중 반등이 나와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저점 부근에서는 재고 타이트와 일시적 수급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 변동성 확대 구간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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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 및 유의사항
본 기사 게시일 기준,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문에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 본 기사의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바차트의 공시 정책을 참고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