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선물이 공급 과잉 전망 속에서 엇갈린 흐름으로 마감했다. 미국 뉴욕 ICE 원당(세계 설탕) 3월물 #11(SBH26)은 -0.10(-0.68%) 하락 마감한 반면, 영국 런던 ICE 백설탕 3월물 #5(SWH26)은 +2.10(+0.50%) 상승 마감했다. 단기적으로는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중장기 수급 균형을 둘러싼 재평가가 진행 중이다.
2025년 11월 18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전일(월요일) 발표된 국제설탕기구(ISO)의 전망이 부정적 캐리오버로 작용해 이날 장 초반 약세를 자극했다. ISO는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수급이 162만5,000톤(1.625 MMT) 순잉여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2024/25 시즌 291만6,000톤(2.916 MMT) 부족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전망이다. ISO는 잉여 전환의 배경으로 인도, 태국, 파키스탄의 생산 증가를 지목했다. 특히 ISO는 올해 8월까지만 해도 2025/26년 23만1,000톤(231,000 MT) 소폭 부족을 예상했으나, 이번에 관점을 수정했다. ISO는 아울러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3.2% 증가한 1억8,180만 톤(181.8 MMT)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장중 낙폭은 축소됐다. 인도 식품부가 휘발유 혼합용 에탄올에 적용하는 매입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자, 설탕 선물의 공매도 환매(숏 커버링)가 유입됐다. 이는 인도 제당소가 사탕수수 분쇄 물량을 설탕보다 에탄올로 더 많이 전환하도록 유도해, 설탕 공급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를 자극했다. 이에 따라 런던 백설탕 선물은 플러스권으로 전환했다.
한편 지난주 금요일에는 인도발 공급 타이트 전망에 힘입어 설탕 가격이 3주래 최고가까지 랠리했다. 인도 식품부는 같은 날, 2025/26 시즌 설탕 수출 허용 물량을 150만 톤(1.5 MMT)으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200만 톤(2 MMT) 수준으로 거론되던 시장 추정치보다 낮다. 인도는 2022/23 시즌 늦은 강우로 생산이 줄고 내수 공급이 빠듯해지자 설탕 수출 쿼터제를 도입한 바 있다.
전월 이후 하락 압력은 뚜렷하다. 글로벌 공급이 넉넉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누적되며, 지난주 목요일 런던 백설탕은 근월 연속선물 기준 4.75년래 신저가를 기록했다. 11월 6일에는 뉴욕 원당 가격도 5년래 최저로 밀렸다. 배경에는 브라질의 높은 생산과 세계적 공급 과잉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있다. 글로벌 트레이더 차르니코프(Czarnikow)는 11월 5일 2025/26년 세계 설탕 잉여 전망을 870만 톤으로 상향했다. 이는 9월 전망치 750만 톤 대비 +120만 톤 늘어난 수치다.
브라질의 레코드급 생산 전망은 가격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브라질 작황기관 코나브(Conab)는 11월 4일 2025/26년 브라질 설탕 생산 전망을 4,500만 톤에서 4,500만 톤 → 4,500만 톤으로 표기했으나, 최신 수치는 이전 전망치 4,450만 톤에서 상향된 4,500만 톤이다. 업계기구 우니카(Unica)는 10월 하반월 브라질 센터-사우스(Center-South) 지역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6.4% 증가한 206.8만 톤(2.068 MT)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제당소의 사탕수수 설탕 전환 비율은 전년 45.91% → 46.02%로 소폭 상승했다. 누적으로는 2025/26 시즌 10월까지 센터-사우스 설탕 생산이 3,808.5만 톤(38.085 MMT)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인도(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의 증산 신호도 가격을 압박하고 있다. 인도제당협회(ISMA)는 지난주 화요일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 전망을 3,000만 톤 → 3,100만 톤으로 상향했다. 이는 전년 대비 +18.8% 증가에 해당한다. 아울러 ISMA는 에탄올용 전환 설탕 물량 전망을 7월 전망 500만 톤에서 340만 톤으로 하향했다. 이는 수출 여력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다.
풍부한 몬순도 변수다. 9월 30일 인도 기상청(IMD)은 누적 몬순 강수량이 937.2mm로 정상 대비 +8%이며, 최근 5년래 가장 강한 몬순이라고 밝혔다. 6월 2일 인도 전국협동조합제당연합(NFCSF)은 경작면적 확대를 근거로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490만 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ISMA 기준 2024/25년 인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7.5% 감소한 2,610만 톤으로, 5년래 최저였던 기저 효과의 반등 시나리오다.
태국 역시 증산 기조다. 10월 1일 태국제당공업협회(Thai Sugar Millers Corp)는 2025/26년 태국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5% 증가한 1,05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5월 2일 태국 사탕수수·설탕청(OCSB)은 2024/25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00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미국 농무부(USDA)의 5월 22일 반기 보고서도 공급 팽창을 가리킨다. USDA는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8,931만8,000톤(189.318 MMT)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세계 인당 소비(인류 소비)는 1억7,792만1,000톤(177.921 MMT)으로 +1.4% 늘어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봤다. 2025/26년 글로벌 기말 재고는 전년 대비 +7.5% 증가한 4,118만8,000톤(41.188 MMT)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 USDA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브라질 4,470만 톤(+2.3%), 인도 3,530만 톤(+25%), 태국 1,030만 톤(+2%) 등 주요 생산국의 2025/26 생산 레코드/증가를 예고했다.
용어 해설시장 이해를 위한 보충
NY 원당 #11은 원당(raw sugar) 국제 벤치마크 선물로, 주로 브라질·중남미산 원당이 기초자산이다. 런던 백설탕 #5는 정제 설탕(refined white sugar) 선물 벤치마크다. 부정적 캐리오버는 이전 거래일의 악재 뉴스나 수급 전망이 다음 날 가격 흐름에 계속 부담을 주는 현상을 의미한다. 센터-사우스는 브라질 설탕·에탄올 산업의 핵심 생산권역을 뜻한다. 또한 에탄올 가격 인상은 제당소의 수익성 지형을 바꿔 설탕→에탄올 전환 유인을 키우며, 결과적으로 설탕 공급 축소 기대를 통해 가격 하방을 완충하는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
시장 해석과 시사점
현 시점 설탕 가격의 핵심 드라이버는 브라질·인도·태국의 동시 증산 가능성과 인도의 정책 변수(수출쿼터·에탄올 가격) 간의 길항이다. 공급 측에서는 ISO·USDA·민간 트레이더(차르니코프)의 추정치가 모두 잉여 확대로 수렴하고 있다. 수요 측에서는 소비가 사상 최대를 경신하더라도 증가폭이 공급 증가폭에 못 미친다는 점이 가격 반등의 제약이다. 단기적으로는 인도 에탄올 가격 결정과 수출 쿼터 집행이 숏 커버링을 촉발하며 반등 탄력을 줄 수 있으나, 브라질 수확·분쇄 진척과 센터-사우스 전환비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한 중기 공급 과잉의 압력은 남는다. 결과적으로 가격은 정책 헤드라인과 실물 생산 데이터 사이에서 범위 내 변동성 확대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핵심 체크포인트: 인도 식품부의 에탄올 매입가 인상 여부, 인도 수출쿼터(1.5 MMT)의 실제 배정·선적 속도, 브라질 Unica의 반월 생산 업데이트, 태국 수확 전개와 가공 가동률, 그리고 ISO/USDA의 추가 추정치 개정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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