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사이트] 설탕 가격, 인도·브라질 증산 관측에 3주 만에 최저치 근접
10월 인도 ICE 원당 11호(상품코드 SBV25)는 2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 거래일 대비 -0.28센트(-1.69%) 하락한 15.89센트/파운드에 마감했다. 같은 만기의 런던 ICE 백설탕 5호(SWV25)도 -9.20달러(-1.92%) 떨어진 469.40달러/톤을 기록했다.
2025년 7월 2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설탕 선물 가격은 내내 약세를 보였다. 시장 참여자 사이에서 “인도가 수출 재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다시 부각됐기 때문이다.
앞서 블룸버그는 23일 “충분한 몬순(우기) 강수 덕분에 인도 정부가 10월 시작되는 새 설탕연도(2025/26)부터 설탕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7월 21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은 평년 대비 6% 이상 많다.
브라질·인도 증산 전망이 주가에 미친 영향
설탕 시장에 가장 큰 하방 압력을 주는 요인은 브라질과 인도의 증산 가능성이다. 브라질 민간 조사기관 데이타그로(Datagro)는 “건조한 날씨 덕분에 사탕수수 수확·압착(crushing) 속도가 빨라졌다”고 분석했다. 정보업체 코브리그(Covrig)는 7월 상반기 브라질 중남부 설탕 공장들이 전체 사탕수수의 54%를 설탕 생산에 투입해 3.2백만톤(MMT)을 추가로 시장에 공급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인도 역시 증가세다. 전국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FCSF)은 6월 2일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늘어난 3,5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4/25년 5년 만의 최저치(2,620만 톤)에서 단숨에 되돌림이 이뤄진다는 뜻이다. 다만 인도설탕제조협회(ISMA)에 따르면 2024/25년 10월~5월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2,574만 톤에 머물렀다.
가격 하락 → 수요 회복 조짐
올해 2분기 이후 뉴욕 원당 11호 가격은 4년 3개월래 최저치, 런던 백설탕 가격은 거의 4년 만의 저점으로 미끄러졌다. 투자은행 차르니코우(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글로벌 설탕 공급 과잉 규모가 750만 톤으로 최근 8년 가운데 최대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전 세계 설탕 생산량이 1억8,931만8,000톤(전년비 4.7% 증가)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가격 급락이 곧바로 수요 반등으로 이어지는 시그널도 포착된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한 42만 톤으로 집계됐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7월 23일 “미국 내 코카콜라 제품에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 대신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 조치가 미국 설탕 소비를 4.4% 늘려 1,150만 톤에 이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론: 브라질 생산 차질·ISO 적자 전망이 지지선 형성
가격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도 있다. 브라질 설탕산업협회 유니카(Unica)는 7월 21일 “2025/26년 브라질 중남부 누적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3% 감소한 1,224만9,000톤“이라고 발표했다. 브라질 정부 산하기관 코나브(Conab)도 지난달 “2024/25년 브라질 설탕 생산은 전년 대비 3.4% 감소한 4,411만8,000톤”이라고 밝혔다. 주요 원인은 가뭄·폭염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년 글로벌 설탕 공급 부족이 547만 톤으로 9년 만의 최대치”라고 전망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2023/24년 흑자(131만 톤)가 1년 만에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고했다.
주요 국가별 전망 비교
국가 | 2025/26 생산 전망 | 전년 대비 | 주요 변수 |
---|---|---|---|
브라질 | 4,470만 톤* | +2.3% | 건조기후, 에탄올↔설탕 전환 |
인도 | 3,530만 톤 | +25% | 풍부한 몬순 강수 |
태국 | 1,030만 톤 | +2% | 사탕수수 재배면적 증가 |
*USDA/FAS 추정치
한편 태국 사탕수수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년 태국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00만 톤에 달했다”고 밝혔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전문가 해설: 상품선물용어와 단위 이해하기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NY 원당 11호”와 “런던 백설탕 5호”는 각각 미국 ICE선물거래소(Intercontinental Exchange)와 영국 ICE에 상장된 설탕 선물계약을 말한다. 11호는 원당(raw sugar), 5호는 정제설탕(백설탕, white sugar) 기준이다. 단위 MMT는 ‘Million Metric Tons(백만 미터톤)’의 약자다.
또한 사탕수수를 부수는 과정을 크러싱(crushing)이라 부르며, 동일한 사탕수수를 설탕 대신 에탄올 생산에 배분할 수도 있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사탕수수 생산국으로, 통상 국제유가·브라질 헤알화 가치에 따라 설탕·에탄올 비중을 조정한다.
취재진 관점 및 시사점
글로벌 설탕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저가-고수요 시나리오가 펼쳐질 공산이 크다. 국제 유가가 상대적으로 낮고 브라질 헤알화가 약세를 보인다면, 브라질 공장들은 설탕 생산비중을 계속 높일 유인이 있다. 동시에 인도·태국 등 아시아 주요 생산국도 몬순 회복으로 증산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라니냐·엘니뇨 등 기후변동, 브라질 내수 연료혼합 정책, 미국과 멕시코 간 설탕 교역협정 변경 여부는 변동성을 키우는 변수다. 실제로 2023/24년 ISO가 흑자를 예상하고도 단숨에 적자로 돌아섰다는 사실은, 기후 리스크가 얼마나 큰지를 방증한다.
투자 관점에서는 원당 11호 선물 가격이 지난 4년 저점권(약 14.8~15.5센트) 부근에서 기술적 지지선을 형성하는지를 주목할 만하다. 또한 설탕 관련 ETF, 글로벌 음료·제과주, 브라질 상장 사탕수수 기업에 대한 헷지·레버리지 전략 역시 다각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본 기사에서 언급된 종목·선물계약에 대해 필자(Rich Asplund)는 직접적인 투자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모든 정보는 정보 제공이 목적이며,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독자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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