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에 설탕 선물價 약세 지속

뉴욕 ICE 원당 10월물(SB V25)런던 ICE 백설탕 10월물(SW V25) 가격이 16일(현지시각) 보합 내지 소폭 하락세로 마감했다. 뉴욕 원당은 전 거래일 대비 변동 없이 마감했고, 런던 백설탕은 0.10달러(-0.02%) 내렸다. 같은 날 만기일을 맞은 8월 런던 백설탕 선물은 장중 급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극심했다.

2025년 7월 16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농무부(USDA)가 14일 ‘국제 무역 의무를 초과하는 특수 설탕(specialty sugar) 추가 수입 계획이 없다’고 밝힌 이후에도 뉴욕 원당 가격이 일정 부분 지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USDA는 이 조치가 ‘롤린스 장관의 Farmers First 정책’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글로벌 설탕 공급 과잉 전망이 런던 시장을 중심으로 약세 압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15일 파키스탄 정부가 당초 30만 t 도입을 목표로 공고했던 국영설탕 입찰(7월 22일 입찰 마감) 규모를 5만 t으로 대폭 축소했다는 소식이 하락 재료로 작용했다. 파키스탄 내각은 7월 8일 ‘국내 설탕가의 인위적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수입 물량을 확대한다’고 결의한 바 있다.

■ 2025/26 시즌, 8년 만의 최대 흑자 전망
세계적 원자재 트레이더 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잉여가 750만 t에 달해 8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USDA도 5월 22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 8,931만 8,000 t로 사상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글로벌 기말재고는 4,118만 8,000 t(전년 대비 7.5%↑)로 전망됐다.

■ 브라질, 가뭄으로 생산 위축 … 단기적 지지 요인
브라질 설탕산업협회(UNICA)는 14일, 2025/26 시즌 센트럴사우스 지역 누적 설탕 생산(4월 ~ 6월)이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한 1,224만 9,000 t라고 밝혔다. 또한 브라질 농업공급공사(Conab)는 6월 보고서에서 2024/25 브라질 설탕 생산이 4,411만 8,000 t(-3.4%)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극심한 가뭄(drought)과 고온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낮아진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 인도·태국, 생산 회복세 … 중장기 공급 압력
세계 2위 생산국 인도는 사탕수수 재배 면적 확대에 힘입어 2025/26 설탕 생산이 3,500만 t(+19%)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전인도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 6월 2일 발표). 이는 2024/25 시즌 2620만 t(-17.5%, 5년 만의 최저)에서 반등하는 수치다. 인도 기상청(IMD)은 6월 강수량이 평년 대비 9% 많았으며 7월에도 ‘정상 이상 폭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인 태국도 5월 2일 사탕·설탕위원회 보고서에서 2024/25 설탕 생산이 1,000만 t(+14%)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USDA 해외농업국(FAS)은 2025/26 태국 생산이 1,030만 t(+2%)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ISO, 2024/25 적자 확대 전망 … 시장 혼재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 시즌 세계 설탕 공급 부족 규모를 547만 t로 상향(2월 전망 488만 t)했다. 이는 전년도 131만 t 흑자에서 9년 만의 최대 적자로 전환될 것임을 시사한다. 하지만 2025/26부터는 잉여 전환이 점쳐져 가격 압박 요인이 더 크게 부각되는 형국이다.


◇ 용어 해설
#11은 뉴욕 ICE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원당 원월물(정제 전 원료용 설탕) 선물 계약을 말한다. 반면 #5는 런던 ICE에서 거래되는 백설탕(정제 설탕) 선물이다. Specialty sugar는 의약·식품 첨가물 등 특수 용도로 쓰이는 고부가 설탕을 뜻한다. 이처럼 원당·백설탕·특수 설탕은 공급망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도 상이하다.

◇ 시장 전문가 시각
국내 선물업계 관계자들은 “단기적으로는 브라질 생산 차질이 뉴욕 원당 가격을 떠받치지만, 2025/26 시즌 대규모 흑자 전망이 중장기 하락 압력을 가중시킨다”고 전했다. 또한 “인도·태국산 설탕이 국제 시장에 본격 유입될 경우 잉여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선물 스프레드(월물 간 가격 차)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시장은 단기 타이트하지만, 1년 뒤에는 잉여가 750만 t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국제 곡물 브로커 관계자

한편 설탕은 엔데믹 이후 외식 수요 회복바이오연료(에탄올) 전환 이슈 등 수요 측 변수도 적지 않다. 미국·중남미 일부 국가는 고유가 상황에서 사탕수수를 에탄올 원료로 돌리는 비중을 늘릴 수 있어, 생산·소비·재고 전망치는 지속 변동 가능성이 높다.

■ 향후 관전 포인트
① 브라질 사탕수수 수확 진척률 및 에탄올 전환 비율
② 인도·태국 몬순 강우량과 파키스탄 수입 정책 변화
③ ISO·USDA의 분기별 수급 전망 수정치
④ 달러 인덱스 변동과 원자재 투자 펀드의 포지셔닝

전문가들은 “1970년대 이후 설탕 시장은 수년 주기로 적자·흑자 사이클을 반복해 왔다”며, “2025/26 대흑자 전망이 실제로 실현되면 0.5센트 차이에도 거래 손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에 언급된 가격과 수치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독자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