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 가격이 공급 개선 전망에 눌리며 약세를 보였다. 3월물 ICE 아라비카 커피(KCH26)는 월요일 -1.50센트(-0.39%) 하락 마감했고, 1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RMF26)는 -93달러(-2.04%) 밀리며 각각 1주 최저 부근으로 내려섰다.
2025년 12월 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최근 유럽의회가 이른바 EUDR(삼림벌채 관련 제품의 EU 시장 유통 규제)의 시행을 1년 유예하기로 승인한 점이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EUDR는 커피·대두·코코아 등 주요 원자재가 EU에 수입되는 과정에서 원산지의 삼림벌채와 연관되지 않도록 관리·추적을 강화하는 규정이다. 유예로 인해 아프리카·인도네시아·남미 등 삼림벌채가 진행 중인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당분간 EU로 계속 수입될 수 있는 여지가 커졌고, 이는 글로벌 커피 공급이 넉넉해질 것이라는 기대로 연결되며 시세를 압박했다.
다만 브라질의 건조 우려가 낙폭을 제한했다. 브라질 기상업체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월요일 보고에서,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커피 주산지 미나스제라이스가 11월 28일로 끝난 한 주 동안 강수량 20.4mm를 기록해 역사적 평균의 39%(평년 대비)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개화·결실기에 필요한 수분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경계감을 키워 단기적으로 가격을 지지했다.
ICE 인증 재고 감소도 하방을 방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이 브라질산 커피 대미(對美) 수입에 관세를 부과한 이후, ICE 모니터링 아라비카 재고는 11월 20일 1.75년래 최저인 398,645포대로 줄었고, 로부스타 재고 역시 월요일 기준 6.75개월래 최저인 4,342로트(lots)를 기록했다. 관세 여파로 미국 바이어들이 브라질산 신규 계약을 취소하면서 현지 공급이 타이트해졌다. 미국의 생두(미볶음 커피) 수입 중 약 3분의 1이 브라질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영향이 크다. 실제로 8~10월 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발효된 시기에 미국의 브라질산 커피 구매는 전년 동기 대비 -52% 급감한 983,970포대로 집계됐다.
가격에 하방(약세) 재료로는 민간 기관 스톤엑스(StoneX)의 전망이 지목된다. 동사는 11월 19일 브라질의 2026/27 마케팅 연도 커피 생산이 총 7,070만 포대에 달하고, 이 중 아라비카가 4,720만 포대로 전년 대비 +29%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풍작 가능성이 커지면 중기적으로 공급 확대 기대가 커져 시세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베트남발(發) 공급 증가도 약세 요인이다. 베트남 통계총국은 11월 6일, 2025년 1~10월 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4% 늘어난 131만 톤(1.31 MMT)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2025/26 커피 생산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176만 톤(1.76 MMT, 약 2,940만 포대)으로 4년 만의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베트남커피코코아협회(Vicofa)는 10월 24일, 날씨가 우호적일 경우 2025/26 생산이 직전 작기보다 10%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트남은 세계 최대의 로부스타 생산국이다.
한편 글로벌 재고 타이트 신호도 공존한다. 국제커피기구(ICO)는 11월 7일, 현행 마케팅 연도(10월~다음해 9월)의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0.3% 감소한 1억 3,865.8만 포대였다고 보고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공급 여유가 크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브라질의 콘압(Conab, 국가작황예측기관)도 9월 4일 2025년 아라비카 생산 추정치를 -4.9% 하향해 3,520만 포대(5월 전망 3,700만 포대)로 제시했고, 총 커피 생산 역시 5,520만 포대로 -0.9%(5월 5,570만 포대) 낮춰 잡았다. 이러한 하향 조정은 가격 방어 요인으로 해석됐다.
반면 미국 농무부(USDA)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2025/26 세계 커피 생산이 전년 대비 +2.5% 증가한 사상 최고 1억 7,868만 포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세부적으로 아라비카는 -1.7% 감소한 9,702.2만 포대인 반면, 로부스타는 +7.9% 증가한 8,165.8만 포대로 예측됐다. 국가별로는 브라질 6,500만 포대(+0.5%), 베트남 3,100만 포대(+6.9%)로, 베트남은 4년 만의 최고치가 예상된다. 기말 재고(2025/26)는 2,281.9만 포대로 전기(2024/25) 2,175.2만 포대 대비 +4.9% 늘어날 것으로 봤다.
한편 바차트(Barchart)는 원유부터 커피까지 주요 원자재에 대한 분석 뉴스레터를 무료 구독 형태로 제공한다고 안내했다.
기사 게재일 기준으로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문에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 기사의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오로지 정보 제공 목적임이 명시됐다. 추가적인 세부 사항은 바차트 공시 정책을 참조하도록 안내했다.
본 기사에 포함된 견해와 의견은 작성자 개인의 것이며, 나스닥(Nasdaq), Inc.의 공식 입장을 반영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렸다.
용어 설명 및 배경
EUDR: EU가 삼림벌채와 연계된 원자재·제품의 역내 시장 접근을 제한·감시하는 규정이다. 공급망 실사와 추적 가능성 확보를 요구하며, 커피·코코아·대두 등이 대상이다. 이번 1년 유예로 단기적으로는 수입 차질 우려가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라비카 vs 로부스타: 아라비카는 고지대 재배, 향미가 섬세해 스페셜티 커피 비중이 높다. 로부스타는 병충해에 강하고 수확량이 많아 인스턴트·블렌딩 수요가 크다. 가격 민감도와 기상 영향에 차이가 있다.
ICE 인증 재고: ICE 선물거래소가 모니터링·인증하는 창고 재고를 의미한다. 선물 인도 가능 물량의 가시적 지표로서 현물·선물 가격에 직결된다. 이번에 아라비카 398,645포대, 로부스타 4,342로트로 각각 다년래 저점을 기록했다.
마케팅 연도: 커피 산업에서는 보통 10월~다음해 9월을 한 작기로 본다. 기관별로 기준이 다를 수 있으나, 통상 생산·수출·재고 통계를 비교할 때 이 기준을 쓴다.
주요 기관: Conab(브라질 작황예측), ICO(국제커피기구), FAS(USDA 해외농업국), StoneX(민간 리서치·브로커리지) 등은 시장이 주목하는 공식·준공식 수치를 발표한다.
전문가 해설·시사점
이번 커피 시장은 정책(규제 유예)과 기상, 재고·물류라는 세 축의 힘겨루기 속에 있다. 단기적으로는 EU EUDR 유예와 베트남 공급 증가, USDA의 세계 생산·기말 재고 증가 전망이 약세 재료로 작용한다. 반면 브라질 건조와 ICE 인증 재고의 다년래 최저, 대미 브라질산 관세로 인한 미국 내 타이트한 현물 사정은 완충 장치다. 이로써 아라비카는 기상 변수에, 로부스타는 베트남 작황·수출 페이스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가격 측면에서는,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의 강수 회복 여부와 EU 규정 유예의 후속 집행 일정이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또한 미국의 대브라질 관세 지속 여부가 미국 내 스프레드(현물-선물/아라비카-로부스타)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중기적으로는 StoneX의 브라질 2026/27 풍작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공급 압력이 재차 확대될 수 있어 가격 상단을 누를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ICO가 포착한 세계 수출 둔화(-0.3%)가 장기화하면, 저점 방어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요약하면, 현 시점의 커피 가격은 정책 완화로 인한 공급 낙관과 기상·물류로 인한 공급 제약이 상쇄하는 균형 국면에 있다. 투자자·수입업자·로스터들은 브라질 강우, 베트남 출하 속도, EU 규제 로드맵, ICE 인증 재고라는 4대 변수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