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 데니나(로이터)
런던, 2026년 1월 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글렌코어(Glencore) 주가는 금요일 약 9% 상승했다. 이는 리오 틴토(Rio Tinto)와의 인수·합병(M&A) 협상 보도 이후 나온 반응으로, 두 회사가 결합할 경우 시장 가치는 약 $2070억(약 2,070억달러) 수준의 세계 최대 광산업체가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1
이번 움직임에서 글렌코어는 급등했지만 리오 틴토 주가는 한때 최대 3%까지 하락했다. 이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해당 거래의 실현 가능성과 인수가격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두 광산업체는 과거에도 사업 결합 가능성을 논의한 바 있다. 2014년 리오 틴토는 글렌코어의 합병 제안을 거부했고, 당시에는 주주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에도 2024년 말에는 합병 논의가 있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구리와 전략적 광물 확보 전쟁
그 후 리오 틴토는 새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했고, 에너지 전환과 인공지능(AI)에 필수적인 구리(copper) 등 전략적 광물의 매장량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구리는 전기차·전력망·반도체 및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핵심 금속이다. 이처럼 산업·기술 전환에 따른 원자재 수요의 구조적 변화는 광산업체 간 통합 움직임을 촉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양사는 목요일 늦게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 직후 발표문을 통해 리오 틴토가 글렌코어의 ‘일부 또는 전부’를 대상으로 주식교환 방식의 인수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 조건이나 거래 구조에 대한 세부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주식교환 방식(all-share buyout)은 대금 지급을 현금이 아닌 인수회사의 주식으로 하는 방식으로, 현금 부담을 줄이는 대신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 가능성을 동반한다.
영국의 기업 인수 규정에 따르면 리오 틴토는 2월 5일까지 글렌코어에 대해 공식 제안을 서면으로 제출하거나 거래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는 합병 논의의 법적·절차적 데드라인으로 작용한다.
시장 전문가 의견과 사례
베렌버그(Berenberg)의 애널리스트 리처드 해치(Richard Hatch)는 이번 거래가 논리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앵글로 아메리칸(Anglo American)과 텍 리소스(Teck Resources) 간의 성공적 합병 사례을 유사한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특히 구리에 대한 접근성이 합병의 주요 동기이며, 철광석(iron ore)은 시장이 가격 하락 압력에 직면한 상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생산 중인 자산을 인수하는 것이 새 광산을 개발하는 것보다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철광석을 가격 하락에 직면한 원자재로 보고 있다. 생산 중인 자산을 사는 것이 새로운 광산 개발을 기다리는 것보다 낫다.” — 리처드 해치
리오 틴토 주주들의 의문
그러나 일부 리오 틴토 주주들은 합병 논리에 회의적이다. 리오 틴토 주주인 애틀라스 펀드 매니지먼트(Atlas Funds Management)의 최고투자책임자 휴 다이브(Hugh Dive)는 투자자들이 이번 소식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은 당신이 알아야 할 것을 알려준다. 투자자들은 이 소식에 만족하지 않다. 나는 구리 쪽으로 가는 개념은 좋아하지만, 대형 메이저들이 인수나 합병을 할 때의 전례는 매우 좋지 않다. 이런 대형 합병은 대체로 시장 정점에서 이뤄졌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희석 효과가 나타났다.” — 휴 다이브
시가총액과 규제 변수
리오 틴토는 세계 최대의 철광석 생산업체로서 시가총액이 약 $1420억(약 1,420억 달러)이다. 글렌코어는 주요 비철금속(base metals) 생산업체 중 하나로 시가총액이 약 $650억(약 650억 달러)에 달해, 두 회사의 합산 가치는 약 $2070억으로 산정된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호주 BHP 그룹(BHP Group)의 시가총액 약 $1610억을 제치고 세계 최대 광산업체로 등극하게 된다.
다만 규제(독점·공정거래) 리스크가 크다. 중국은 세계 산업용 금속의 최대 수요국이자 주요 구매국이며, 리오 틴토의 주주 중 하나인 국영기업 차이나알코(Chinalco)를 통해 이해관계가 연결돼 있다. RBC의 애널리스트 칸 페커(Kaan Peker)는 중국 측이 이번 거래에 대해 반독점 심사에서 걸림돌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규제 심사 외에도 영국, 호주, 유럽연합 등 주요 관할권의 반독점 심사 역시 거래 성패를 좌우할 주요 변수다.
시장 영향과 향후 전망
이번 합병 논의는 원자재 시장과 광산업계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다. 구리에 대한 수요 증가는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대형 합병의 불확실성(통합 비용, 자산 처분, 부채 구조 재편 등)과 규제 리스크는 단기적 주가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합병 성사 시 통합 효과로 운영 효율성이 개선되고 채굴·정제·판매의 수직 통합이 강화될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원가 절감과 시장 지배력 확대가 기대된다. 그러나 인수에 따른 주식 희석 및 단기 재무 부담, 그리고 통합 실패 시의 손실 가능성은 투자자에게 부담으로 남을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1) 합병 성사와 성공적 통합: 구리 및 기타 전략광물 공급 능력 확대, 원가구조 개선, 장기적 이익률 개선. (2) 합병 성사 후 통합 난항: 단기적 비용 증가, 자산 매각 필요, 주가 약세 지속. (3) 규제 또는 주주 반대로 인한 합병 불발: 양사 주가의 재조정 및 시장의 재평가.
영향을 받는 주요 분야는 구리·철광석·니켈 등 기본금속 가격과 관련된 광물 시장이며, 또한 광산 장비·운송·정제 관련 산업의 수요 및 투자 계획에도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들은 2월 5일이라는 규정상 마감일과 규제당국의 심사 진행상황을 주시해야 한다.
용어 설명(참고)
구리(copper): 전기 전도성이 높아 전력설비, 전기차, 재생에너지 인프라에서 필수적인 금속으로, 에너지 전환과 AI 인프라 확장에 따라 수요가 예상되는 전략 자원이다.
All-share buyout(주식교환 인수): 인수대금을 현금 대신 인수회사의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현금 유출을 줄이는 대신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 가능성이 있다.
영국 인수 규정(UK takeover rules): 공개매수 및 합병 관련 절차와 시한을 규정한 법률·규정으로, 이번 건의 경우 리오 틴토는 공식 제안을 하기 위해 2월 5일까지 행동을 취해야 한다.
요약 정리: 리오 틴토와 글렌코어의 협상 보도는 광산업 재편의 신호로, 구리 등 전략광물 확보가 핵심 동기다. 단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가 클 것으로 보이며, 2월 5일까지의 절차 진행과 각국 반독점 심사가 관건이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세계 최대 광산업체가 출범해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지만, 통합 실패나 과도한 대가 지불 시 투자자 손실과 주주 희석이 우려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