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그린란드 관련 발언이 전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면서 주식과 채권, 달러가 급락하고 금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했다.
2026년 1월 20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추진과 재차 무역전쟁 위협에 크게 동요했다. 이 여파로 안전자산인 금은 또다시 기록을 경신했고, 주요 주가지수와 국채 수익률, 달러화는 크게 흔들렸다.
시장 개요(핵심 지표)
이날 시장 주요 이동은 다음과 같다. S&P 500과 나스닥은 장중 2% 이상 하락했고, 아시아와 유럽 증시 전반에 걸쳐 하락세가 확산됐다. S&P 500의 11개 섹터 중 10개 섹터가 하락했으며, 기술주와 임의소비재 섹터는 약 3% 수준의 낙폭을 보였다. 필수 소비재 섹터만이 간신히 상승 마감했다. 대표 개별 종목으로는 델(Dell) -7%, 휴렛팩커드 -5%, 넷플릭스(Netflix)는 실적 발표(4분기) 후 장종료 뒤 -4%를 기록했다.
외환 시장에서는 달러 지수가 8월 이후 최악의 일간 낙폭을 기록했고, 스위스 프랑은 9월 이후 최고 상승폭을 보였다. 채권 시장에서는 미 국채 수익률의 장단기 구간이 약 9bp(베이시스포인트)까지 상승하며 곰(약세) 스티프닝(bear steepening)이 진행됐다. 일본 장기국채(JGB)는 단연 역사적 충격을 받았는데, 특히 30년물 수익률이 기록적 수준으로 26bp 상승했다. 원자재 쪽에서는 유가가 약 +1.5%, 금이 +2%로 새 기록을 경신해 온스당 $4,750 수준을 돌파했다고 보도됐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는 약 2% 하락했다.
핵심 쟁점: ‘탈(脫)달러화(De-dollarization)’ 우려의 재부상
작년의 관세 혼란기인 이른바 ‘Liberation Day’ 당시와 유사하게 이번 사태는 탈달러화 우려를 다시 부각시켰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경제·외교정책으로 인해 미국과 동맹국 간 긴장이 고조될 경우 달러와 미 국채, 미국 주식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음을 우려했다. 이날 달러와 미 국채, 월가가 동반 약세를 보인 것은 워싱턴이 자주 보길 원치 않을 조합이라고 시장 참가자들은 전했다. 이러한 흐름이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완화(디에스컬레이션)를 강제할지도 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이다.
일본 국채(JGB) 충격과 정치 리스크
이번에는 일본 장기국채가 역사적 충격을 받았다. 다카이치 사나에(Sanae Takaichi) 총리가 2026년 2월 8일로 예정된 조기 총선을 선언하면서 장기 구간 수익률이 급등했고, 30년물 수익률이 한 번에 26bp 상승하는 기록적 등락을 나타냈다. 이는 일본의 재정·외채 구조가 악화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JGB를 대거 매도하는 이른바 ‘붕괴 루프(doom loop)’ 위험을 경계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개입하지 않을 경우 장기 매수 주체가 부족해 추가적인 급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세계 위험(리스크) 등급 상승
2026년 초의 글로벌 투자환경은 매우 험난하다. 베네수엘라, 그린란드 문제, 이란의 대규모 유혈 진압, 일본의 정치·채권 불안 등 다수의 지정학·정책 리스크가 동시다발적으로 존재한다. 이로 인해 변동성(암시적 변동성 포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주식과 통화의 급등·급락을 넘어서 채권시장의 충격이 더욱 위험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차입비용 상승은 주권(국가) 채무가 안전자산 역할을 하던 과거 패턴을 바꿀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글로벌 체제 변화의 가격 책정은 가능한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외교·무역 관련 행보는 글로벌 시장의 균형을 뒤흔들고 있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행정부의 강경 조치와 실질적 지배 주장, 이란 내 유혈진압 사태로 인한 미·이란 긴장, 그리고 덴마크로부터 그린란드 구입 추진 등 트럼프의 행보는 기존의 미·유럽 동맹과 전후 규칙기반 질서에 의문을 제기한다. 경제·금융 측면에서도 신용카드 이자율, 주택저당증권(MBS)에 대한 개입 명령, 베네수엘라 투자 유도 등 다양한 행정 조치가 이어지고 있으며, 미 법무부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기소 위협 보도도 시장의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변화가 단기적 소음인지, 장기적 체제 전환의 신호인지를 시장이 객관적으로 평가해 가격에 반영하기는 매우 어렵다. 다수의 시장 전문가는 단기적으로는 소음(일시적 충격)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지만, 근본적 체제 전환(regime change)이 현실화할 경우 그 파급력은 광범위하다고 경고한다.
“투자자에게 있어 체제 변화는 다루기 어렵다. 전쟁 중이거나 전쟁이 아닌가처럼 명확한 상태가 아니면 혼란이 크다. 중간 지대는 없다.” — Satori Insights 설립자 매트 킹(Matt King)
기업실적·거시 펀더멘털은 여전히 완충재
지정학적 불안과 별개로, 미국의 성장과 기업이익에 대한 컨센서스는 월가가 장기적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6년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상향 조정했는데 이는 작년 10월의 2.1%에서의 상향이다. 그 배경으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반도체 투자, 전력 인프라 투자 등 대규모 자본지출이 기여할 것으로 IMF는 진단했다.
실적 시즌 초반 지표도 비교적 양호하다. S&P 500 구성 기업 중 33개사가 실적을 발표했고, 이 중 84.8%가 어닝 서프라이즈(예상 상회)를 기록했다. LSEG(로이터 계열)의 컨센서스 기준 연간 주당순이익(EPS) 전년 대비 성장률이 9.0%에 달할 경우 주식에 대한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용어 설명
탈(脫)달러화(De-dollarization)는 국제 거래와 보유 자산에서 미국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의미한다. 이는 주요 교역국이나 지역이 달러 대신 자국 통화나 제3의 통화를 사용해 무역·결제·외환보유고를 구성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흐름이 가속화되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와 미국 국채의 안전자산 수요가 약화될 수 있다.
JGBs(Japanese Government Bonds)는 일본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뜻한다. 장기물 수익률 급등은 해당 채권 가격 급락을 의미하며, 국가 재정·중앙은행 정책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베어 스티프닝(bear steepening)은 장단기 금리 차가 확대되는 현상으로, 보통 장기금리 상승에 의해 촉발된다.
향후 시장에 미칠 영향과 시나리오 분석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불안이 이어지며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어 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확률이 높다. 달러 가치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고정수입(채권) 시장의 변동성은 계속 확대될 수 있다. 만약 일본은행이나 미 연준 등 중앙은행이 시장 안정화를 위해 개입할 경우 채권 금리 변동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중앙은행의 개입이 제한적이거나 정치적 충격이 추가될 경우, 채권 금리의 추가 상승과 이에 따른 주식시장 조정이 심화될 수 있다.
중기적으로는 두 가지 경로가 있다. 첫째,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어 시장이 펀더멘털(성장·기업이익) 측면을 재평가하면 이번 하락은 ‘속도 조절’ 수준에 그칠 수 있다. IMF의 성장률 상향과 기업실적 서프라이즈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다. 둘째, 긴장이 장기화되어 미·유럽 동맹 약화, 다극체제 강화 등 구조적 변화가 현실화하면 자산배분의 재설정(예: 달러·미국 자산 비중 축소, 원자재·대체자산 비중 확대)이 가속화될 수 있다. 후자의 경우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재평가가 필요해 경기 및 금융불안이 동반될 위험이 크다.
투자자·정책당국에 대한 시사점
투자자는 포트폴리오의 유동성 관리, 만기·섹터·지역 다변화, 스트레스 시나리오 기반의 리스크 관리 체계 재점검이 필요하다. 정책당국은 시장 기능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유동성 공급 및 통신(communication) 전략을 명확히 하고, 지정학적 위험이 금융불안으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장기 국채시장의 급변동은 금융안정 측면에서 우려 요인이므로 중앙은행과 재무당국의 협조가 중요하다.
단기 주목 이벤트(향후 24~48시간)
다음 일정들이 향후 시장 향방을 좌우할 수 있다: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WEF) 세션에 참석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ECB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의 발언, 인도네시아의 금리 결정, 영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캐나다의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미 재무부의 200억달러 규모(또는 공매도 공시액 $13 billion라고 표기된 원문) 20년물 국채 매각 경매, 그리고 존슨앤드존슨, 찰스슈왑, 트루이스트, 할리버튼 등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종합하면, 이번 충격은 지정학적·정책적 불확실성이 금융시장에 얼마나 빠르게 전이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투자자와 정책결정자는 단기 노이즈와 구조적 변화 가능성 사이의 균형을 찾는 과정에서 보다 엄격한 리스크 관리와 시나리오 기반 대비가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