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긴장 고조에 따른 나토의 3가지 시나리오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 동맹국 간의 긴장이 심화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내부의 균열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유럽의 안보 체계의 장기적 향방에 중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분석은 글로벌 금융기관인 시티그룹(Citi)의 전략가인 찰스 아미티지(Charles Armitage)의 보고서를 인용한 것이다.

2026년 1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압박, 덴마크 및 기타 유럽 동맹국을 향한 관세 위협 등을 포함한 행보가 동맹의 전망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외교적·무역적 마찰은 단순한 통상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집단안보 체제에 대한 신뢰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Citi의 아미티지는 이러한 맥락에서, 전통적으로 나토의 상징적 약속으로 여겨져 온 나토 5조(Article 5)의 집단방위(commitment)보다 유럽연합(EU)의 42.7조(Article 42.7)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아미티지는 보고서에서 “나토의 단결이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우리는 EU의 42.7조가 더 관련성을 갖게 된다고 본다”라고 적시하며, 유럽이 점차적으로 대서양 건너편의 안보 보증에 덜 의존하고 자국의 제도적 안전장치에 의존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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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토에 대한 시티의 3가지 시나리오

Citi는 이번 위기가 전개될 수 있는 광범위한 경로를 세 가지 시나리오로 정리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유럽의 방위비 지출이 증가하면서도 나토 체제가 유지되는 경우다. 이 경우 억지력은 강화되며, 유럽 지도자들이 바라는 결과로서 나토의 신뢰도를 보존하면서도 오랜 기간 제기되어 온 방위 투자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두 번째 시나리오(시티가 점점 더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경우)는 나토가 더 이상 완전한 억지력으로 인식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 경우에도 유럽의 방위비 지출 증가는 필수적이며, 특히 발트해 연안 국가들(Baltics)과 같은 취약한 회원국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능력 확충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이 결과가 현실화되면 나토는 형식적으로는 존속하더라도, 실제 안보 부담의 상당 부분을 유럽이 더 크게 떠맡게 된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보다 극단적이다. 아미티지는 나토의 완전한 분열을 상정했는데, 이 경우 러시아에게 전략적 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토의 해체는 유럽 내 방위비를 오히려 축소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역설적으로 위협 인식이 낮아질 때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시티는 이 옵션을 “테일 리스크(tail risk)“로 분류하면서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실현되면 큰 충격을 초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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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시나리오는 테일 리스크지만, 높은 부채 수준과 막대한 재정적자, 서유럽 전반에 걸친 국내 정치적 압박을 고려하면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 찰스 아미티지, 시티


용어 설명

나토 5조(Article 5)는 회원국 중 어느 한 국가에 대한 무력공격을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여 집단적 방위를 약속하는 규정이다. 전통적으로 나토의 핵심 억지력 근거로 해석되어 왔다. 반면 EU 42.7조(Article 42.7)은 유럽연합 회원국 간 상호방위 의무를 규정한 조항으로, 나토의 5조만큼 널리 알려지거나 포괄적으로 작동해오지는 않았다. 마지막으로 테일 리스크(tail risk)는 발생 확률은 낮지만 실현될 경우 파급효과가 매우 큰 위험을 가리키는 금융·지정학 용어이다.


경제·안보적 파급 효과 분석

시나리오별로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상이하다. 첫 번째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유럽의 방위비 증가는 방산업체와 관련 제조업에 대한 매출 증가로 이어져 해당 섹터의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방위 지출 증가는 단기적으로 각국의 재정적 부담을 키워 국채 발행 확대와 재정적자 증가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장기금리 상승 압력과 국가별 신용스프레드 확대를 초래해, 투자자들이 유럽 국채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여지를 만들 수 있다.

두 번째 시나리오의 경우, 나토의 억지력 약화 인식이 확산되면 투자심리의 불확실성이 확대되어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질 수 있다. 이는 유로화의 변동성 확대, 유럽 주식시장 내 방산·인프라 관련 분야의 초과수익 가능성, 그리고 방어적인 포지셔닝으로의 자금 이동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발트해 연안 국가들의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될 경우 지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있다.

세 번째 시나리오가 실현되면 장기적으로는 유럽 내 방위비 지출이 감소할 가능성도 존재해, 단기적인 방산주 호재는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정치적 불안과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는 전반적인 투자환경을 악화시키고, 에너지 공급·무역·외교 관계 전반에 걸친 재편으로 경제적 충격을 유발할 수 있다. 아울러 러시아와의 관계 변화는 에너지 가격과 유럽의 공급망 불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결론

시티의 분석은 현재의 그린란드 관련 갈등이 단기적 외교 분쟁을 넘어 유럽의 방위전략과 재정정책에 중대한 파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책 결정자들은 방위비 증액과 재정 건전성 확보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며, 투자자들은 섹터별 영향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발생 확률이 낮더라도, 테일 리스크에 대한 대비가 현재의 불확실성 하에서는 중요한 정책적·투자적 고려사항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