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버크셔 해서웨이의 최고경영자(CEO)로 2026년 초에 취임한 그렉 에이블(Greg Abel)이 회사의 주식 포트폴리오 가운데 전체의 6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9개 핵심 종목을 ‘거의 매매하지 않는(core, 영구 보유) 포지션’으로 규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종목에는 애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코카콜라, 무디스, 그리고 다섯 개의 일본 종합상사(미쓰비시·미쓰이·이토추·스미토모·마루베니)가 포함된다.
2026년 3월 1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에이블은 주주 서한에서 이들 9개 종목을 포트폴리오의 핵심(core holdings)으로 지목하며 “이들 보유종목에서는 제한적인 거래 활동(limited activity)이 있을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에이블의 선언은 버크셔의 지배구조 전환 이후 회사의 투자철학과 포트폴리오 운용의 연속성 및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1워런 버핏은 과거에 “우수한 경영진이 이끄는 뛰어난 기업의 지분을 보유할 때, 우리의 선호 보유 기간은 영원이다(our favorite holding period is forever)”라고 밝힌 바 있다.
핵심 9개 종목과 비중
에이블이 명시한 9개 핵심 보유는 다음과 같다. 이들 종목의 합산 비중은 포트폴리오의 60%를 초과한다. 구체적으로는 애플(Apple)이 시장성 있는 주식(marketable equities)의 약 19%를 차지하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가 약 15%, 코카콜라(Coca‑Cola)가 약 10%, 무디스(Moody’s)가 약 4%, 그리고 일본의 다섯 개 종합상사가 합쳐서 약 14%를 차지한다. 나머지 소폭의 비중은 기타 핵심 종목들에 할당돼 있다.
1. 애플(Apple) — 시장성 주식의 약 19%
애플(NASDAQ:AAPL)은 버크셔의 최대 시장성 주식 보유 종목이다. 이는 버핏이 CEO 재임 말기 2년 동안 보유 애플 지분의 3분의 4 이상을 매도한 결정에도 불구하고 유지돼 온 포지션이다. 에이블의 주주 서한은 당시의 매도 기조가 종료되고 안정적 보유로 전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애플은 대형 기술주 동종업계보다 자본집약도가 낮아 2026년에도 두드러진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s)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올해 약 $7000억 이상의 설비투자를 계획하는 가운데, 애플은 여전히 연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1000억 이상으로 예측된다. 최근 아이폰(iPhone)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으며, 특히 중국(대중국 지역)에서 강한 수요가 관찰됐다.
다만 애플의 음성비서 서비스 시리(Siri)의 개편은 지연되고 있으며, 개편이 성공할 경우 기기 전반에 걸친 AI 기능 강화가 대규모 업그레이드 사이클을 촉발해 아이폰 판매와 서비스 매출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현재 주가는 선행 주가수익비율(forward P/E) 약 30배로 보이지만, 자사주 매입·견조한 수익 성장·확대되는 마진을 고려하면 적정 평가라는 분석이 나온다.
2.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 약 15%
아메리칸 익스프레스(NYSE:AXP)는 버크셔가 30년 이상 핵심 보유로 유지해 온 종목이다. 에이블은 이 지위를 지속할 뜻을 밝혔다. 아멕스는 고소득·프리미엄 고객과 중소기업 대상 카드 포트폴리오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최근 플래티넘 카드 리프레시(개선)와 연회비 인상에도 불구하고 고객 반응은 양호했다. 이 회사는 기존의 결제 중개 수수료(interchange fees)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신용한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순이자수익(net interest income)도 증대시키고 있다. 현재 선행 P/E는 약 17배로 평가된다.
3. 코카콜라(Coca‑Cola) — 약 10%
코카콜라(NYSE:KO)는 버핏의 오랜 보유종목 중 하나로,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와 가격 결정력으로 꾸준한 매출 성장과 마진 확대를 이뤄왔다. 경영진은 장기적으로 연평균 중간(single‑digit)대의 매출 성장을 목표로 하며, 전년에는 유기적 매출이 5% 성장했다. 버크셔는 원래의 투자가치 $13억에 대해 현재 약 $295억의 자본이익을 보유하고 있어(원문 수치: $29.5 billion on $1.3 billion), 에이블이 이를 매도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주가는 선행 P/E 약 24배 수준이다.
4. 무디스(Moody’s) — 약 4%
무디스(NYSE:MCO)는 원래 버핏이 2000년에 인수한 이후 2009~2010년에 일부를 매도했고, 2013년 이후에는 추가 거래가 거의 없었다. 에이블은 주주서한에서 무디스를 핵심 포지션으로 명시했다. 무디스는 신용평가(Investors Service) 사업에서 네트워크 효과를 가지며, 이는 업계 내 높은 진입장벽과 안정적 현금흐름으로 연결된다. 무디스의 분석(Analytics) 사업은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인수합병(M&A)을 통해 확장을 추진 중이다. 경영진은 내년 매출 성장률을 약 9%로 가이던스했으며, 주가는 선행 P/E 약 28배다.
5~9. 일본 종합상사 5개사 — 합계 약 14%
버크셔는 2019년에 미쓰비시(Mitsubishi, OTC: MSBHF / MTSU.Y), 미쓰이(Mitsui, OTC: MITSY / MITSF), 이토추(Itochu, OTC: ITOCF / ITOCY), 스미토모(Sumitomo, OTC: SSUMF / SSUMY), 마루베니(Marubeni, OTC: MARUF / MARUY) 등 다섯 개의 일본 종합상사에 각각 투자했다. 이후 지분을 늘려 몇몇 회사에서는 10%를 초과하는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이들 종합상사는 자회사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에너지원, 원자재, 제조·무역, 인프라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산업에 걸친 투자를 실행한다. 에이블은 이들을 단순한 투자대상으로 보기보다 국제적 투자에서 협업 가능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으며, 버크셔는 보유액과 동일한 엔화 규모를 빌려 통화 위험을 일정 부분 헤지(hedge)하고 있다. 빌린 자금의 이자 비용은 각 기업이 지급하는 배당금으로 대부분 상쇄되는 구조다.
용어 설명
여기서 일부 독자에게 낯설 수 있는 용어를 덧붙여 설명한다. 시장성 있는 주식(marketable equities)은 공개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주식을 말한다. 선행 P/E(forward P/E)는 향후 예상 이익을 기준으로 산출한 주가수익비율로, 주가가 기대되는 이익 대비 고평가인지 저평가인지를 판단하는 지표다. 인터체인지 수수료(interchange fees)는 카드결제 처리과정에서 카드사들이 지급받는 수수료다. 종합상사(trading houses)는 광범위한 상품·서비스 포트폴리오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해 투자·무역·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을 수행하는 일본 특유의 기업 형태다.
시장 및 경제적 영향 분석
에이블이 핵심 종목에 대해 “제한적 거래”를 예고한 것은 몇 가지 시사점을 가진다. 첫째, 버크셔 포트폴리오의 핵심 비중이 고정화되면 해당 종목들의 주식 유동성에 비교적 안정성을 부여하며, 단기적 매도압력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특히 대형주인 애플·아멕스·코카콜라 등에 대해 투자자들의 보유 심리를 강화하고, 변동성 축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 에이블의 전략은 포트폴리오 회전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해석되며, 이는 버크셔의 장기 수익성과 현금흐름 관리에 긍정적일 수 있다. 반면 신규 투자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기보다는 기존의 ‘빅 베팅(big bets)’에 대한 집중을 의미하므로, 단기적으로는 신규 고성장 섹터(예: AI 인프라·반도체 등)에 대한 직접적인 노출 확대는 제한될 수 있다.
셋째, 애플과 같은 기술주에 대한 장기 보유 선언은 기술 섹터 전반의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애플의 시리 개편 여부는 AI 도입과 서비스 수익성에 직접적 영향을 주어 애플 주가의 이익 성장률을 좌우할 수 있다. 애플이 실제로 AI 관련 기능으로 추가적인 기기 업그레이드 사이클을 촉발하면, 매출·이익 개선으로 P/E가 정당화될 여지가 존재한다.
향후 전망
에이블은 서한에서 다른 기업들도 장차 핵심 보유로 편입될 수 있다고 밝혔으며, 현재로서는 비핵심(non‑core) 포지션을 정리하고 포트폴리오 내에서 가장 크고 우수한 투자들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운용 기조는 버크셔의 안정적 현금흐름과 배당·자본배분 정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확률이 크며, 투자자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해당 핵심 보유기업들의 실적과 경영전략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종합하면, 에이블의 공개는 버크셔의 포트폴리오 운용이 기본적으로 버핏 시대의 장기투자 철학을 계승하면서도 포트폴리오 구성의 명확한 우선순위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시장에 중요한 신호로 작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