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 시 연준 대차대조표 추가 축소 가능성… 스티븐 미랜 발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스티븐 미랜(Stephen Miran)이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 부담이 완화될 경우 향후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를 다시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다. 이는 최근 유동성 여건을 감안해 양적긴축(QT) 중단을 결정한 이후에도, 조건이 갖춰지면 대차대조표 축소를 재개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발언이다.

2025년 11월 19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랜 이사는 워싱턴에서 뱅크 폴리시 인스티튜트(Bank Policy Institute)와 중소기업·기업가정신위원회(Small Business & Entrepreneurship Council)가 공동 주최한 행사에서 발표할 연설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규제를 더 많이 되돌릴수록, 최적의 준비금(reserves) 수준은 현재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본다. 적어도 국내총생산(GDP)이나 은행 시스템 규모 대비로는 그렇다.”

그는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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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의 발자국(footprint)이 가벼워진다면, 향후 대차대조표 축소를 재개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 오늘 런오프(run-off)를 멈춘다고 해서 영원히 멈춘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추가 축소에 앞서 규제를 제대로 정비하고, 은행 대차대조표가 더 작은 연준의 발자국에 맞춰 충분히 유연한지 확인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FOMC의 QT 중단 지지와 최근 결정 맥락

미랜 이사는 현재 백악관의 경제자문 직무에서 휴직해, 내년 초 만료되는 연준 이사 임기를 채우고 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시장에서의 연준 발자국 축소를 희망하지만,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중앙은행 보유자산 축소를 중단한 결정에는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금조달 시장에서 나타난 신호를 감안할 때, 10월 FOMC에서 즉시 대차대조표 런오프를 종료하는 데 지지했다. 12월 1일까지 기다리는 것과 비교해 10월 29일과 12월 1일 사이의 차이가 엄청나게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연준은 10월 28~29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으며, 동시에 다음 달 초부터 대차대조표 축소(보유자산 감액) 중단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단기자금시장의 스트레스 조짐을 고려해 유동성 관리를 우선시한 조치로 해석된다.


대차대조표의 현 수준과 QT 중단 배경

지난 3년간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매입했던 채권의 만기 도래분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흡수해 왔다. 2022년 여름에는 보유자산이 약 9조 달러로 정점에 달했으나, 현재 대차대조표 규모는 약 6.6조 달러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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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양적긴축(QT) 프로그램 중단머니마켓의 압력이 누적된 데 따른 결정이다. QT의 목표는 정상적인 단기금리 변동성을 허용하면서도, 연준이 정책금리 목표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유동성을 시스템에 남겨두는 것이었다.

직전 회의를 앞두고 핵심 단기 조달금리가 점진적으로 상승했고,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의 유동성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10월 회의 직후 연준 당국자들은 QT가 사실상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했으며, 가까운 시점에 시장 유동성 관리를 위한 기술적 목적으로 다시 국채를 매입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연준은 새로운 규제 완화(deregulatory) 드라이브를 진행 중이며, 이는 은행의 유동성 보유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결과, 금융시스템 전체의 준비금 수준을 연준이 어떻게 설정·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


규모 논쟁과 이자비용 쟁점

달러 절대규모 기준으로 여전히 큰 연준의 보유자산은 일부 진영에서 우려를 낳고 있으나, 현재 연준 당국자들에게까지 그 우려가 확산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미랜 이사는 더 작은 보유자산지준에 대한 이자지급(interest on reserves) 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유자산을 축소하면 준비금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는 이어 “규제를 충분히 제거한다면, 규제나 자산매입, 신용배분 결정을 통해 연준이 ‘승자와 패자’를 가린다는 인식을 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핵심 용어 해설: ‘최적 준비금’, ‘런오프’, ‘규제의 발자국’

최적의 준비금(optimal level of reserves)이란 연준이 정책금리 목표를 안정적으로 통제하면서도, 시장 기능을 저해하지 않을 최소한의 유동성을 말한다. 규제가 강할수록 은행은 안전판으로 더 많은 유동성을 보유하려는 경향이 커져, 시스템 차원의 필요 준비금이 늘어난다. 반대로 규제가 완화되면, 은행들은 대차대조표 운용의 탄력성이 커져 상대적으로 적은 준비금으로도 안정적 운영이 가능해질 수 있다.

런오프(run-off)연준 보유 채권의 만기가 돌아와도 재투자하지 않고 자연히 잔액을 축소하는 과정을 뜻한다. 이는 양적긴축(QT)의 대표적 수단이며, 공개시장에서 추가 매각 없이도 대차대조표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다.

규제의 발자국(regulatory footprint)은 규제가 금융기관의 자금조달·운용·위험관리에 미치는 총체적 영향력을 가리킨다. 발자국이 클수록 금융기관은 높은 안전 마진을 유지하려 하고, 이는 시스템 차원에서 더 많은 유동성을 요구한다. 반대로 발자국이 작아지면, 동일한 안정성을 더 적은 준비금으로 달성할 여지가 생긴다.


시장에의 시사점: ‘정지’가 ‘종료’는 아니다

미랜 이사의 발언은 QT 중단이 영구 종료를 의미하지 않음을 분명히 한다. 그는 규제 환경의 경량화가 진전될 경우, GDP나 은행 시스템 대비로 본 준비금의 적정 수준이 낮아질 소지가 있다고 보았다. 이 논리는 금융규제와 대차대조표 정책의 상호의존성을 전제로 하며, 규제 설계가 유동성 수요를 결정하고, 그 유동성 수요가 다시 연준 대차대조표의 ‘필요 크기’를 규정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만 그는 추가 축소의 선결조건으로 규제 정비은행 대차대조표의 유연성 확보를 제시했다. 이는 단기자금시장의 불안 신호가 커질 경우, 무리한 축소가 정책금리 통제력 약화자금시장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정책 조합(policy mix) 차원에서 규제·유동성·금리를 함께 조율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한편, 연준의 지준 이자비용은 대차대조표 규모와 금리 수준의 함수다. 보유자산이 작아질수록 지급해야 할 이자 총액이 줄어드는 방향이므로, 재정적 관점에서의 비용 효율성도 논의의 한 축을 이룬다. 미랜 이사가 “승자와 패자를 고른다는 인식”을 줄일 수 있다고 언급한 대목은, 규제와 자산매입이 특정 부문에 미치는 차별적 영향에 대한 시장의 시선을 의식한 표현으로 해석된다.


현재 국면 정리

요약하면, 연준은 10월 28~29일 회의에서 0.2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하대차대조표 축소 중단을 병행 발표했다. 이는 단기자금시장 스트레스와 유동성 수요를 고려한 조정으로, 연준은 향후 시장 유동성 관리를 위한 기술적 국채 매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현재 대차대조표는 약 6.6조 달러로, 2022년 여름 약 9조 달러의 정점에서 크게 낮아진 상태다.

그럼에도 규제 환경이 완화되면, 준비금의 ‘적정’ 수준이 GDP나 은행 시스템 대비로 더 낮아질 수 있으며, 그때는 QT 재개—즉 추가 축소—가 가능한 정책 선택지로 돌아올 수 있다. 미랜 이사의 메시지는 바로 이 조건부 복귀 가능성을 명확히 한 데 있다.

현재로서는 시장 안정정책 신뢰성을 위해 중단을 선택했지만, 규제·유동성·금리의 균형이 재설정되는 시점에는, 작지만 효율적인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다시 정책의 목표가 될 수 있다. 이는 은행의 유동성 관리 행태머니마켓의 정상적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는 시스템 설계가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