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가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열려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내부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오스탄 굴스비(Austan Goolsbee) 총재가 “올가을 회의들은 모두 ‘라이브(live) 미팅’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9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2025년 8월 13일, 로이터(Reuters)의 보도에 따르면 굴스비 총재는 시카고에서 열린 연설 뒤 기자들과 만나 “물가상승률이 설득력 있게 꺾이고 고용시장까지 완화되고 있는지 데이터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동료 위원 일부가 노동시장 약화관세 인상에 따른 물가 위험을 이유로 조기 인하를 주장하는 것과 달리, “아직 노동시장이 둔화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신중론을 유지하면서도 “필요하다면 금리 경로를 바꿀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29~30일 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4.25%~4.50% 구간으로 동결했다. 다만 미셸 보우먼 부의장(감독 담당)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노동시장 둔화 가능성을 이유로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이는 내외부 시장 참가자에게 ‘연내 인하’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핵심 사건이었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데이터를 학습하게 될 것이다. 2% 물가 목표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 생기면 그때가 곧 ‘r-star(중립금리)’에 더 빨리 접근할 수 있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굴스비 총재는 말했다.

r-star란 무엇인가?
r★(r-star)는 경기 과열도 침체도 없을 때 경제가 자연스럽게 유지되는 이론적 중립금리 수준을 의미하는 경제학 용어다. 연준 위원들은 장기적으로 미국 정책금리가 약 3%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추정한다.

굴스비 총재는 최근 3개월 평균 비농업 신규 고용3만5,000명으로 급락한 것은 이민 유입 감소에 따른 착시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실업률 4.2%, 낮은 해고율 등 핵심 지표가 여전히 견조하다”고 덧붙이며, 견조한 노동시장과 완만한 임금 상승이 동반될 경우 성급한 금리 인하는 불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다만 그는 복수의 ‘양호한’ 물가 지표가 확인될 경우, 연준이 선제적으로 완화 사이클로 진입할 수 있다고 열어뒀다. “필요하다면 인하에 착수한 뒤, 다음 데이터가 불리하게 나오면 속도를 늦추거나 방향을 되돌리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 전환은 절벽처럼 갑자기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인 과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시장과 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

1) 9월·11월 FOMC 모두 ‘라이브’로 간주됨에 따라, 투자자들은 매 회의마다 물가·고용·소비·관세 변수에 따라 채권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2) 기간 프리미엄중립금리 추정치(r★) 간 격차가 줄어들 경우, 장기 국채 수익률 커브의 만곡도 변화가 전망된다.
3) 실업률·해고율 등 노동시장 선행지표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전문가 분석*각 인용은 독립 애널리스트들의 코멘트를 종합한 것이다.
* 일부 채권 전략가는 “FOMC가 9월에 첫 인하를 단행할 경우, 12월까지 총 50bp 인하가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반면 “연준이 데이터를 더 확인한 뒤 11월에 착수할 것”이라는 견해도 상존한다.

결국 이번 발언으로 가을 금리 인하 가능성이 명시적으로 열렸지만, 연준이 ‘데이터 디펜던트(data-dependent)’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점도 재확인됐다. 물가 둔화 추세의 지속 여부와 노동시장 체력이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