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수익률 상승 속 뉴욕증시 혼조 마감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장 막판 국채 수익률 상승 압력 속에 엇갈린 흐름으로 거래를 마쳤다. 13일(현지시간) 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0.05% 하락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9% 내려갔다. 반면 나스닥 100 지수는 +0.42% 오르며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2025년 9월 14일(현지시간),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9월물 E-미니 S&P 500 선물은 -0.06% 하락,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41% 상승했다. 이날 장중 S&P 500과 나스닥 100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4.06%로 5bp(0.05%p) 뛰자 차익 실현 매물이 유입됐다.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또 다른 요인은 미국 미시간대 9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시장 예상(58.0)을 밑도는 55.4로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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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시장 둔화와 제한된 물가 상승세가 겹치면서 연준이 다음 주 FOMC에서 최소 25bp(0.25%p)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강화됐다”

는 해석이 나왔지만, 심리지표 부진은 동시에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했다.

연준 정책 기대감은 유지

금리선물 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으며, 50bp 인하 확률도 8%로 미세하게 존재한다. 10월 28~29일 추가 인하 가능성은 91%로 평가된다. 연말 기준 정책금리는 현재 4.33%에서 3.63%까지 70bp가량 낮아질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이 같은 완화적 기대를 키운 배경에는 최근 발표된 고용·물가 지표의 둔화가 자리한다. 특히 지난주 발표된 비농업부문 고용 및 평균 시급 증가세가 둔화했고, CPI·PPI 역시 시장 예상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글로벌 증시·채권 시장 동향

해외 시장도 혼조세를 보였다. 유럽 유로 스톡스 50 지수는 +0.07% 소폭 상승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년 만의 고점에서 -0.12%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는 +0.89% 올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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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시장에서는 12월물 미 10년물 T-노트 선물이 12틱 하락했다. 금리 상승을 부추긴 배경은 (1) 미시간대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5~10년) 상승(2) WTI 유가 반등이다. 유럽 채권 역시 10년 만기 독일 국채금리가 2.715%(+5.9bp), 영국 길트금리가 4.671%(+6.5bp)로 상승했다.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 나겔은 “현 수준의 금리가 인플레이션 경로와 부합한다”며, 조기 추가 인하 필요성을 부정했다.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 빌루아 드 갈로는 “인플레 하방 위험을 고려하면 향후 회의에서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개별 종목 움직임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WBD)는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 쪽 인수설로 전일 +28%에 이어 +16% 급등, S&P500과 나스닥100 상승 폭 선두에 섰다.

테슬라(TSLA)는 네바다주 차량국이 완전자율주행(FSD) 테스트를 승인했다는 소식에 +7% 올랐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MU)도 AI용 고성능 메모리 수요 기대가 이어지며 주간 누적 +13%에 이날 +4% 추가 상승했다.

수퍼마이크로컴퓨터(SMCI)는 엔비디아 HGX B300·GB300 NVL72 시스템을 대량 출하한다고 밝히며 +2% 상승했고, 가트너(IT)는 10억 달러 규모 자사주 추가 매입 계획을 발표해 +2% 올랐다.

반면 모더나(MRNA), 바이온텍(BNTX), 화이자(PFE)-3%~-7% 급락했다. 워싱턴포스트가 “미 보건당국이 아동 25명의 사망과 코로나 백신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라 보도한 탓이다.

주택 건설 관련주도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았다. 빌더스퍼스트소스(BLDR), 톨브러더스(TOL)가 -2% 이상 하락했고, 레너(LEN)·DR호튼(DHI)·펄티그룹(PHM)도 -1%대 약세를 기록했다.

오라클(ORCL)은 래리 엘리슨 회장 일가가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의 WBD 인수 제안을 지지한다는 보도가 나오며 이틀 합산 -11% 하락했다. 룰루레몬 애슬레티카(LULU)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목표주가를 185달러로 낮추면서 -3% 하락, 나스닥100 내 낙폭 1위였다.

용어 설명: E-미니 선물과 T-노트

E-미니(E-mini)는 S&P 500·나스닥 1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소형 주가지수 선물계약을 말한다. 표준 계약보다 증거금이 낮아 개인투자자 접근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T-노트(Treasury Note)는 만기 2~10년의 미 국채로, 10년물 금리는 글로벌 위험자산 가격 결정의 핵심 벤치마크로 활용된다.

전문가 시각‧전망

시장 참가자들은 “단기적으로 연준의 첫 인하 단행이 주가에 우호적일 수 있지만,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다시 꿈틀거린다면 금리·주가가 동반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특히 원유 강세와 임금 주도 인플레가 재차 고개를 들 경우, 연준이 ‘한 차례로 끝내지 못하는’ 시나리오에 내몰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한편, 미 대선 국면에서 정치권이 연준 독립성에 압력을 넣고 있다는 관측도 채권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연준 이사 경질 시도, 백악관 경제보좌관의 연준 이사 겸직 추진이 대표 사례다.

결국 주식시장은 ‘완화 모멘텀’‘경기 둔화 우려’라는 두 힘이 교차하면서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연준 회의 결과가 확인될 다음 주에는 업종·종목 간 차별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