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주간 최고치 경신 이후 국채 수익률 상승 부담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2025년 9월 1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05% 내린 5,405.12포인트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9% 하락한 40,117.26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나스닥 100 지수는 0.42% 오른 19,765.44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며 장을 마감했다.
같은 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5bp 상승한 4.06%를 기록했다. 수익률(금리) 상승은 주식시장에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해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특히 국채 금리가 배당 성장주보다 매력적인 대안으로 부각되자 투자자들이 일부 기술주 외 종목에서 포지션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소비심리 지표 부진…연준 완화 기대감에는 변동성
미시간대가 발표한 9월 소비심리지수는 55.4로 4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시장 컨센서스(58.0)를 2.6포인트 하회한 결과로, 소비 둔화 우려가 커졌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전월 대비 변동 없이 4.8%였지만,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5%에서 3.9%로 올라 예상치(3.4%)를 웃돌았다.
이 같은 물가 기대 상승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완화 스케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 둔화와 상대적으로 억제된 물가 지표가 겹치며, 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추가로 8%의 확률로 50bp 인하도 가격에 반영됐고, 올해 말까지 총 75bp 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주요 지수 주간 기준 모두 사상 최고치 경신
S&P 500·다우·나스닥 100 등 미국 3대 지수는 이번 주 각각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배경에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노동시장 약세 ▲물가 상승 압력 둔화라는 ‘세 가지 완화 트리거’가 자리했다. 특히 AI 관련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반도체·빅테크의 상승 탄력이 시장을 주도했다.
“금리 인하 전까지 시장은 경기 연착륙 서사를 선호하며 위험자산 비중을 꾸준히 늘릴 것”— 월가 대형 운용사 트레이딩 데스크
다만 10년물 수익률이 4% 초반을 넘기면서 주택 건설업종과 소비재 업종은 차익 실현 대상이 됐다. Builders FirstSource, Toll Brothers, Lennar, DR Horton, PulteGroup 등 주요 주택 건설주는 1~2%대 하락했다.
해외 증시·채권 동향
유럽증시는 독일 Euro Stoxx 50이 0.07% 소폭 상승했다.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12% 밀리며 10년 최고치 부근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일본 닛케이225는 0.89% 올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5.9bp 상승한 2.715%, 영국 10년물 길트 수익률은 6.5bp 오른 4.671%였다. ECB 내부에서는 추가 인하 가능성을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나겔 총재는 “현 정책금리는 물가전망과 부합하며 당분간 유지해도 무방하다”고 밝혔고, 빌루아 드 갈로 총재는 “물가 하방 위험이 커진 만큼 향후 회의에서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요 종목별 동향
다음은 이날 두드러진 급등락 종목이다.
● 급등
• Warner Bros Discovery(+16%): Paramount Skydance가 인수 제안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
• Tesla(+7%): 네바다 주 차량국이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승인.
• Micron(+4%): AI용 HBM·HBM3E 메모리 수요 급증 기대.
• Super Micro Computer(+2%): Nvidia HGX B300·GB300 NVL72 시스템 대량 공급 발표.
• Microsoft(+1%): OpenAI와 파트너십 구조 합의 도달.
● 급락
• Moderna·BioNTech(-7% 이상), Pfizer(-3%): 미 당국이 아동 사망 사례 25건을 백신과 연관 지을 계획이라는 보도.
• Lululemon(-3%): 뱅크오브아메리카 목표주가 210달러→185달러 하향.
• Oracle(-5%): 엘리슨 일가가 Paramount Skydance의 WBD 인수안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지며 투자자 우려.
• Applied Materials(-1%): 미즈호, 투자의견 중립으로 하향 및 목표주가 175달러로 하향.
용어 풀이
E-mini 선물은 CME가 소액 투자자를 위해 출시한 주가지수 선물로, 표준 계약의 1/5 또는 1/10 규모다.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연방준비제도 통화정책회의로, 기준금리 결정·매입 프로그램 등을 논의한다. bp(basis point)는 금리 변동 단위로 1bp는 0.01%p다.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의 정책 신뢰도와 함께 미 행정부가 연준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정치 리스크를 주시하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의 스티븐 미란 보좌관이 Fed 이사직을 겸임하려 한다는 관측, 트럼프 전 대통령의 Fed 이사 해임 시도 등이 채권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10년물 수익률이 4%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한, 주식시장의 고평가 논란은 제한적이지만 인플레이션 기대가 재차 고개를 들 경우 조정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