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마감 동향】
미국 현지 시각 8월 7일(목) 뉴욕 증시는 S&P 500 지수가 전일 대비 0.08% 하락한 반면, 나스닥 100 지수는 0.32% 상승하며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1% 밀려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3대 지수 중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만 상승세를 유지한 점이 특징이다.
2025년 8월 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일 장 마감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수입 관세 100% 부과 방침을 공식화하면서도 “미국 내 생산 설비 구축에 나서는 기업은 예외를 인정하겠다”고 밝힌 것이 기술주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아울러 러시아 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정상회담 개최를 확정했다는 소식이 지정학적 위험을 완화하면서 오전장까지 증시를 지지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세 차례에 걸친 미 재무부 30년 만기 국채 입찰 수요가 부진하게 나타나며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주가 반등은 제한됐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2bp 상승한 4.24%를 기록했다. 통상 금리 상승은 주식의 상대적 매력을 훼손하기 때문에 증시 전반에 매도 압력을 가중한다.
【섹터·종목별 이슈】
시장의 주목을 받은 사이버 보안 업체 포티넷(Fortinet)은 연간 매출 가이던스 축소 여파로 22% 넘게 폭락, S&P 500과 나스닥 100 양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예외 조항 수혜 기대감으로 AMD(5%↑)·ASML(3%↑)·Lam Research(3%↑) 등 반도체 장비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는 신규 비만 치료제 임상 데이터가 기대치를 밑돌면서 14% 급락했고, 커피 체인 더치 브로스(Dutch Bros)는 분기 실적 서프라이즈로 22% 급등했다. 이어 칼로리 음료 대체주 셀시어스 홀딩스(Celsius Holdings)가 17%, 듀오링고(Duolingo)는 13% 뛰어오르며 투자자 관심을 모았다.
【거시·정책 변수】
연준(Fed)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도 하방을 방어했다.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만6천 건으로 시장 예상(22만2천 건)을 상회해 고용시장 둔화 조짐을 확인시켰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메리 데일리 총재는 “노동시장이 추가로 약화된다면 가까운 시점에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방기금선물(FF) 시장은 25bp 인하 확률을 91%까지 반영, 일주일 전 40%에서 급등했다.
“금리 인하 기대와 관세 변수, 그리고 기술주 실적 랠리가 교차하면서 증시는 방향성을 탐색하는 국면이다.”ⓒ시장 전문가
【경제지표·해외 동향】
2분기 미국 비농업 부문 생산성이 전기 대비 2.4% 증가해 예상을 웃돌았고, 단위노동비용은 1.6% 상승하며 임금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같은 날 발표된 6월 소비자신용 잔액은 73억7천만 달러 증가해 시장 전망치(75억 달러)에 소폭 미달했다.
해외에서는 독일 6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1.9% 감소해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수출은 0.8% 증가했다. 중국 7월 수출(7.2%↑)과 수입(4.1%↑)이 동반 호조를 보인 점은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긍정적 변수로 작용했다.
【관세 정책 세부 내용】
트럼프 대통령은 100% 반도체 관세 외에도 인도산 수입품에는 50% 관세, 캐나다산 일부 상품에는 35% 관세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국가에는 최소 15% 이상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세계적으로 10%의 글로벌 최저 관세율을 신설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모든 조치가 시행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이 2.3%(2024년)에서 15.2%로 급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설명】
① FOMC: 연방공개시장위원회. 미국 기준금리 결정 기구로 연 8회 정기회의를 개최한다.
② Bid-to-Cover Ratio: 국채 입찰에서 응찰액 대비 발행액 비율로, 투자 수요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2.0 이하로 내려가면 수요 부진으로 해석한다.
③ Unit Labor Cost: 단위 생산물당 노동비용을 의미하며 임금 상승 압력을 간접적으로 측정한다.
이러한 거시·정책 변수와 기업 실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시장은 ‘성장 모멘텀 vs. 금리·관세 리스크’라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 투자자들은 향후 관세 규제 세부 시행령, 9월 FOMC 결과, 그리고 반도체 기업들의 설비 투자 계획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일각에서는 “실적 서프라이즈가 잇따른 만큼 단기 조정은 매수 기회”라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S&P 500 기업 중 79%가 실적을 발표한 현재, 83%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해 2분기 EPS 증가율은 9.1%로, 시즌 직전 예상치(2.8%)를 크게 상회한다. 하지만 관세 충격이 현실화될 경우 기업 마진 축소·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연준의 물가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따라서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① 관세 수혜가 기대되는 리쇼어링(Reshoring) 테마주, ② 연준의 완화적 정책에 민감한 장기 성장주, ③ 방어적 섹터로 분산 투자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제시된다.
종합적으로 볼 때, 이날 뉴욕 증시는 기술주 호재와 금리·관세 악재가 상쇄되며 방향성이 엇갈린 전형적인 ‘주도주 편중 장세’를 재확인했다. 투자자들은 수일 내 예정된 미·러 정상회담 결과와 9월 FOMC 회의 전까지 발표될 각종 고용·물가 지표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