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발언과 국채 금리 상승의 이중 압력 속에 일제히 약세로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0.40% 하락한 5,123.26*가정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4% 내린 38,412.52, 나스닥 100 지수는 0.46% 떨어진 17,942.18을 기록했다. 같은 날 9월물 E-mini S&P 선물과 E-mini 나스닥 선물도 각각 0.40%, 0.45% 밀렸다.
2025년 8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다우 지수는 한 주 만에 최저치로 밀려났으며 특히 월마트의 예상치를 밑도는 2분기 실적이 소비 지출 둔화 우려를 자극해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4bp 상승한 4.33%로 올라서며 주식 가치평가 부담을 가중했다. 연준 인사들의 잇따른 매파적 코멘트, 그리고 제조업·주택 지표의 예상외 강세가 금리 상승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주간 고용 지표는 경기 둔화를 암시했다. 17일까지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5천 건으로 두 달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22만5천 건)를 상회했으며, 계속 청구 건수도 197만2천 건으로 3년 9개월 만의 최고 수준으로 불어났다.
반면 경기의 다른 축은 견조했다. 8월 S&P 글로벌 제조업 PMI 예비치는 53.3으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확장 국면을 유지했고, 7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2.0% 증가한 401만 채로 시장 전망(3.92백만 채, -0.3%)을 넘어섰다.
“인플레이션 위험이 노동시장 위험보다 약간 더 크다. 현 시점에서는 ‘완만하게 제약적(modestly restrictive)’ 통화정책이 여전히 적절하다.” —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같은 날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내일이 FOMC 회의라면 금리 인하를 지지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못 박았다.
지정학적으로는 마이크 펜스※본문 Vance 추정 오타 정정 미국 부통령이 중재 중인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소식이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회담을 추진 중이며, 성공 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자 정상회담을 이어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협상 결과는 관세 정책 및 에너지 가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로운 관세 변수 확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부터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오토바이·가구 부품 등 400여 개 소비재로 확대 적용했으며, 반도체에도 최대 300% 관세를 예고했다. 중국과의 ‘관세 휴전’은 11월까지 90일 연장됐지만, 인도·제약·철강 등 다른 품목에 대한 관세 인상 계획도 잇따르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모든 조치가 시행될 경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15.2%로 껑충 뛴다.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72%로 반영해 전주(93%)보다 후퇴했으며, 10월 회의의 두 번째 인하 가능성은 49%로 집계됐다.
실적 시즌에서는 93%의 S&P 500 편입 기업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83%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2분기 S&P 500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성장해 4년 만의 최대폭을 기록 중이다.
해외 증시도 혼조세였다. 유로 스톡스 50 지수는 0.19% 하락했으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년 만의 최고치로 0.13% 상승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는 0.65% 하락하며 일주일 저점으로 내려갔다.
채권시장 동향을 보면, 9월물 미 10년물 국채선물 가격은 10틱 하락했고, 수익률은 4.328%로 3.7bp 올랐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2.757%로 4bp,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4.729%로 5.7bp 상승했다.
유로존 8월 제조업 PMI는 50.5로 예상을 상회하며 3년 만에 가장 빠른 확장세를 나타냈고, 복합 PMI도 51.1로 15개월래 최고치를 찍었다. 다만 소비심리지수는 -15.5로 4개월 저점으로 떨어졌다.
종목별 움직임
월마트는 조정 EPS 0.68달러를 발표하며 시장 전망(0.74달러)을 밑돌았고, 주가는 4% 넘게 급락해 다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트코도 2% 이상 밀렸다. 반면 패키징 코퍼레이션 오브 아메리카는 콘테이너보드 감산 기대에 6% 급등했고, PDD홀딩스는 상하이증시 랠리를 동반한 중국 투자심리 개선으로 4% 올랐다.
용어 해설
• E-mini 선물: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상장한 소형 지수선물 계약으로, 표준 계약 대비 크기가 1/5 수준이어서 개인과 기관 모두가 유동성 있게 활용한다.
• bp(베이시스포인트): 금리 변동 단위로 0.01%p(1bp)는 0.01%에 해당한다.
• PMI: 구매관리자지수로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수축을 가늠한다.
전문가 시각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메시지가 재차 확인되며 시장은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빠르게 수정하고 있다. 월마트 등 소비주 실적 부진은 고금리 환경이 실물 소비를 압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제조업·주택 지표가 예상외로 강한 점은 미국 경제가 ‘경착륙 없이 둔화’할 가능성을 높인다. 투자자들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을 통해 인플레이션·성장 전망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장기 금리 흐름과 관세 정책의 변수가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