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이틀째 하락…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이라크 수출 재개 기대감 겹쳐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CLQ25)은 22일(현지시간) -0.99달러(-1.47%) 하락한 66.61달러에 마감했다. 같은 달물 RBOB 휘발유(RBQ25)도 -0.0300달러(-1.41%) 떨어져 2주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5년 7월 23일, Barchart 보도에 따르면 국제 유가와 휘발유 가격 하락세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8월 1일부로 적용될 보복관세 확대 조치가 글로벌 경기를 둔화시켜 에너지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배경으로 작용했다. 같은 날 달러 인덱스(DXY)가 1.5주 만에 최저로 밀리면서 유가 낙폭을 다소 제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WTI 선물 차트

세계 각국이 미국과의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못하면 상호주의 관세가 자동 인상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원유 소비 둔화를 연상시키며 매도 압력을 키웠다.


부정적 경제 지표도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미국 7월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는 전월 대비 -12포인트 급락한 -20으로 11개월 최저치를 찍었다. 시장 예상(+2)과 정반대 결과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발표한 분기별 은행대출 설문(블렌딩 서베이)에서도 유로존 2분기 대출 수요가 계속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라크 정부북부 쿠르드 자치지역에서 2023년 3월 이후 중단 중인 이라크-터키 송유관 수출 재개 계획을 승인했다. 쿠르드 자치정부는 수출이 재개되면 하루 23만 배럴(bpd)을 추가 공급할 방침이다. 이라크는 OPEC 내 두 번째 생산국으로, 공급 확대 가능성은 가격 하방 압력으로 인식된다.

휘발유 선물 차트

반면 유럽연합(EU)은 지난주 러시아산 석유 제재 패키지를 새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그림자 선단(제3국 선박 이용) 소속 105척이 추가 제재 대상에 오르며, 총 400척을 넘었다. 인도 소재 대형 정유시설(러시아 로즈네프트 지분 보유)도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 이는 공급 차질 가능성을 부각시키며 저가 매수 지지를 제공했다.


OPEC+ 증산·감산 시나리오

오펙플러스(OPEC+)는 7월 5일 회의에서 8월 1일부로 하루 54만8000배럴 증산을 결의해 시장 전망치(41만1000배럴)를 넘어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과잉 생산 회원국에 경고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며 추가 증산도 시사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7월 10일 “OPEC+가 10월부터 증산 중단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재고가 하루 100만 배럴씩 늘고 있어 2025년 4분기에는 수요 대비 1.5% 과잉공급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장 탱커 수요는 호재로 작용했다. 선박분석업체 보텍사(Vortexa)에 따르면 7일 이상 정박 중인 해상 원유 재고는 7월 18일 주간 6631만 배럴로 전주 대비 -14% 급감했다.

EIA·베이커휴스 통계

시장 컨센서스는 23일 발표될 EIA 주간 재고에서 원유 -150만 배럴, 휘발유 -20만 배럴 감소를 전망한다. 지난 16일 발표된 직전 주간 보고서는 원유 -385만9000배럴(3주 만에 감소 전환), 휘발유 +339만9000배럴, 증류유 +417만3000배럴을 기록했다. 같은 주 미국 원유 생산1337만5000bpd로 사상 최대치(1363만1000bpd·2024년 12월 첫째 주)에 근접했다.

베이커휴스는 18일 주간 미국 가동 원유 시추기-2기 줄어 422기3년 9개월 만의 최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2년 12월 627기에서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용어 해설

  • WTI(West Texas Intermediate): 미국산 대표 원유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상장돼 있다.
  • RBOB(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 미국 환경규제에 맞춰 정제한 휘발유 선물.
  • DXY: 달러 가치를 6개 주요 통화 대비 산출한 지수.
  • 리치먼드 제조업지수: 미국 동부 5개 주 생산·고용·주문 동향을 조사.
  • SWIFT: 국제은행 간 통신망으로, 제재 시 금융 거래가 사실상 차단된다.

기자 분석

국제 유가가 단기적으로는 수요 둔화 vs. 공급 차질 모멘텀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이 현실화될 경우 경기 민감도가 높은 휘발유·디젤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러시아발 제재 리스크해상 재고 급감은 하단을 지지한다. OPEC+가 실제로 10월 증산 중단을 선택한다면 66달러 선을 중기 지지라인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