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런던 원당 선물 시장 동향 — 14일(현지시각) 뉴욕 ICE 원당 11월물(티커: SBV25)은 전장 대비 -1.60% 하락한 -0.27센트를 기록하며 1파운드당 16.61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런던 ICE 백설탕 10월물(SWV25)은 +0.45% 오른 +2.20달러로 톤당 491.7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2025년 8월 1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하락은 화요일 기록했던 2개월 최고가 이후 이어진 롱 포지션 청산(long-liquidation) 압력이 주된 배경이다. 시장 참가자들이 차익을 실현하면서 매물이 집중된 결과다.
“브라질 설탕 공급 축소 전망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과도한 매수 포지션이 빠르게 정리되면서 단기적으로 가격이 조정을 받았다.”
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은 브라질 생산 차질, 인도·태국의 증산 기대, 글로벌 재고 전망 등 복합적인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브라질 공급 불안 vs. 인도·태국 증산 기대
Covrig Analytics는 지난 8일 보고서에서 “사탕수수 수확량 감소로 2025/26 브라질 설탕 생산량이 6억 톤(Conab 전망치 6.634억 톤)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탕수수 수확 면적과 단수 모두 가뭄·고온 피해를 받은 영향이다.
반면 인도는 풍부한 몬순(우기) 강수 덕분에 생산 전망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8월 4일 기준 인도 누적 강수량은 500.8mm로 평년 대비 4% 많다. 블룸버그는 “인도 정부가 10월 시작되는 2025/26 연도에 최대 200만 톤(MMT)의 설탕 수출을 허용할 가능성”을 전했다. 이에 대해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협회(ISMA)는 “수출 허가를 공식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국도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의 5월 2일 보고에서 2024/25 생산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00만 톤으로 집계됐다.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인 태국의 증산은 가격 하방 압력 요인으로 평가된다.
펀드포지션·수급 전망치 분석
시장 구조 측면에서는 COT(Commitment of Traders) 주간 보고서가 주목된다. 8월 5일 기준 헤지펀드·투기세력의 뉴욕 원당 선물 순매도 규모는 전주 대비 25,923계약 늘어난 151,004계약으로, 약 6년 만의 최대치다. 이는 대규모 숏 커버링(short covering)이 발생할 경우 급등 압력으로 반전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 7월 31일 발표된 브라질유기농사탕수수산업연합(Unica) 자료에 따르면, 7월 상반월 브라질 중남부 설탕 생산은 +15% 증가한 340만 톤이었다. 같은 기간 공장들이 설탕 생산에 투입한 사탕수수 비중도 50%에서 54%로 확대됐다.
글로벌 컨설팅사 차르니코프(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시장이 8년 만의 최대치인 750만 톤 흑자(공급 과잉)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 농무부(USDA) 역시 5월 22일 중간 전망에서 2025/26 세계 생산 1억 8,931만 8,000톤, 소비 1억 7,792만 1,000톤으로 추정하며 41.188만 톤의 재고 누적을 예고했다.
국제설탕기구(ISO)·USDA 최신 전망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 글로벌 공급 부족 전망치를 -547만 톤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9년 만의 최대 deficit이다. ISO는 같은 보고서에서 2024/25 생산 전망도 1억 7,480만 톤으로 소폭 하향했다.
USDA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브라질 2025/26 생산을 전년 대비 2.3% 증가한 4,470만 톤, 인도는 25% 증가한 3,530만 톤, 태국은 2% 증가한 1,030만 톤으로 각각 예측했다. 이는 공급 과잉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용어 해설·시장 참여자 참고 사항
COT 보고서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매주 공개하는 데이터로, 각 참가자별(상업·비상업·스프레드 등) 포지션 규모를 보여준다. 투기적 순매도 포지션이 클수록 가격 급등락 폭이 커질 수 있다.
MMT는 ‘Million Metric Tons’의 약자로 백만 미터톤(톤수)을 의미한다. 설탕·곡물 등 대량 원자재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쓰인다.
원당 #11은 뉴욕 ICE에 상장된 원당(정제 전 사탕수수 설탕) 선물계약으로, 세계 원당 가격의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백설탕 #5는 런던 ICE에 상장된 정제 설탕 선물이다.
기자 해설·전망
브라질 작황 리스크와 펀드의 과매도 누적은 중장기 강세 토대를 제공하나, 인도·태국의 증산과 글로벌 재고 증가 전망이 상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숏 커버링 주도 급등과 재고 부담에 의한 급락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옵션 프리미엄도 높아진 만큼, 실수요 업체들은 선물·옵션을 활용한 리스크 헤지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ISO가 적자로, USDA가 흑자로 서로 다른 시나리오를 내놓는 가운데, 남미 기상 여건과 아시아 몬순의 향방이 하반기 시장의 주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기사 작성 시점 기준으로 필자인 Rich Asplund는 해당 상품이나 증권에 직·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