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선물, 4년 7개월 만에 최저치…브라질·인도·태국 생산 증가 전망이 가격 압박

[Barchart 시세] 29일(현지시간) 뉴욕 ICE 원당(원심분리 설탕) 3월물(SB H26)은 전일 대비 -0.09센트(-0.62%) 하락한 파운드(lb)당 14.44센트로 마감했다. 같은 날 런던 ICE 백설탕 12월물(SW Z25)도 -5.10달러(-1.21%) 내린 톤당 417.30달러를 기록했다.

2025년 10월 29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국제 설탕 선물 가격은 이달 들어 지속된 매도세가 이어지며 뉴욕 시장 기준 4년 7개월, 런던 시장 기준 4년 3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인도·태국의 생산 증가와 글로벌 공급 과잉 전망을 가장 큰 하방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브라질 설탕산업협회(유니카·Unica)는 10월 16일 보고서에서 2H·Sep 기준 브라질 중남부(Center-South) 지역의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한 313만7,000톤에 달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사탕수수 압착분 중 설탕용 비중은 51.17%로, 전년도 47.73%에서 확대됐다. 2025/26 마케팅연도 누적(4월~9월) 생산량은 0.8% 늘어난 3,352만4,000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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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다타그로(Datagro)는 지난주 중남부 2026/27 시즌 설탕 생산량이 3.9% 증가해 사상 최대치인 4,4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연속적인 증산 전망은 뉴욕 원당 가격에 구조적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 글로벌 공급 과잉 시그널 확산

BMI 그룹(10월 13일)과 코브릭 애널리틱스(10월 7일)는 각각 2025/26 시즌 세계 설탕 공급이 1,050만 톤, 410만 톤잉여(surplus)를 기록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는 작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국제설탕기구(ISO)의 전망과 상반된 그림이다. ISO는 8월 29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세계 설탕시장이 -23만1,000톤의 소규모 부족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급 과잉을 전망하는 민간 기관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설탕 생산량이 1억8,931만8,000톤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이며, 소비(1억7,792만1,000톤) 증가 폭을 상회해 재고(4,118만8,000톤)가 7.5%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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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태국 변수도 ‘베어리시’(Bearish)

인도 역시 무역시장에 추가 물량을 던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도 기상청(IMD)은 9월 30일 기준 몬순(우기) 강수량이 937.2mm(평년 대비 +8%)로 5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인도 협동조합설탕공사(NFCSF)는 6월 2일, 2025/26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49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반해 인도설탕제조협회(ISMA)는 2024/25 시즌 생산량이 5년 만의 최저치(2,620만 톤)로 감소했다고 밝혀 기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2위 설탕 거래상 슉덴(Sucden)은 인도가 2025/26 시즌 에탄올 전환용으로 400만 톤만을 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이전 예상치(200만 톤)보다 많지 않아, 잉여 물량 최대 400만 톤이 수출 시장에 쏟아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 생산량이 14% 증가한 1,000만 톤에 달했고, 태국 설탕제조업협회(TSMC)는 10월 1일 2025/26 생산량이 5% 추가 증가한 1,050만 톤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설탕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으로, 생산 증가분이 곧장 해외 시장에 풀릴 공산이 크다.


■ 용어 풀이와 시장 구조 이해

원당(#11)과 백설탕(#5) 선물은 각각 비정제 원심분리 설탕정제 백설탕을 의미한다. 숫자는 ICE 거래소의 종목 코드로, #11은 뉴욕·#5는 런던을 나타낸다. Center-South는 브라질 설탕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하는 사탕수수 주산지이며, MT(Metric Ton)는 미터법 1톤(1,000kg)을 뜻한다. 공급 잉여분은 톤(t) 단위로 표기돼 약간의 오차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설탕 가격은 에탄올·바이오연료 정책, 기후(엘니뇨·라니냐), 원유 시세 등과도 밀접하게 연동된다. 설탕을 원료로 한 에탄올 수요가 늘면 설탕 가격이 상승(감산)하고, 반대의 경우 가격이 하락(증산)한다.


■ 전문가 시각과 향후 관전 포인트

시장 전문가는 “

단기적으로 14센트 지지선이 무너지면 12센트대까지 열려 있다

”며 “브라질의 건조 기후나 인도의 수출 제한 같은 공급 차질 변수가 나타나지 않는 한, 연말까지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국제설탕기구(ISO)는 2025/26 시즌 적자폭이 전년(-488만 톤)보다 크게 줄어든 -23만 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해 기관 간 전망차가 확대되고 있다. 시장은 11월 중순 발표될 브라질 10월 생산 실적과 인도·태국의 파종 면적 업데이트를 주시할 전망이다.

이번 기사 작성 시점 기준, 필자인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언급된 상품·증권에 직·간접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본 문서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조언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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