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선물가격, 최근 낙폭 소화하며 강보합…브라질·인도 생산 전망 주목

국제 설탕 가격이 최근의 가파른 하락세를 소화하며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10월물 뉴욕 ICE 원당(#11) 선물(SBV25)은 전거래일 대비 0.02센트(+0.12%) 오른 파운드당 16.79센트 선에서 거래를 마쳤고, 10월물 런던 ICE 백설탕(#5) 선물(SWV25)은 0.30달러(-0.06%) 내린 톤당 510.80달러에 마감됐다.

전일(월요일) 급락한 뒤 시장은 손실폭을 만회하려는 기술적 매수가 유입됐으나, 공급 증가 전망이 상단을 제한했다. 특히 브라질 설탕 공장들이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을 우선시하면서, 수확량이 정점을 찍는 시즌 동안 설탕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가격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5년 8월 19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코브릭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브라질 주요 설탕·에탄올 복합 공장들이 건조한 사탕수수 작황을 이유로 더 많은 원당을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흐름은 채당(採糖) 효율이 높은 건조 기후 덕분에 당분 비율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가격 변동 현황
지난주 화요일, 뉴욕 원당 선물은 브라질의 사탕수수 수확량 감소 우려로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라질 설탕산업협회 우니카(UNIC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하순 브라질 중남부 지역 설탕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한 361만4,000톤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설탕 제조용 사탕수수 투입 비율은 54.10%로 지난해 50.32%보다 높아졌다.

브라질 정부 산하 농업공급회사 코나브(CONAB) 역시 지난달 “2024/25년도 브라질 설탕 생산량이 가뭄과 폭염으로 전년 대비 3.4% 감소한 4,411만8,000톤”이라고 발표해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를 부각시켰다.


인도發 공급 확대 시나리오
시장에 추가 하락 압력을 가하는 요인으로는 인도의 수출 재개 가능성이 꼽힌다. 블룸버그 통신은 “인도 정부가 오는 10월 시작되는 2025/26 시즌부터 국내 설탕 공장에 수출 허가를 내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8월 18일 기준 인도 전역의 누적 몬순 강수량은 611.2㎜로 평년 대비 1%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풍부한 강우 덕분에 인도 사탕수수 작황이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인도 사탕수수·바이오에너지 제조협회(Indian Sugar and Bio-energy Manufacturers Association)는 “2025/26년도 설탕 200만 톤 수출 허가”를 정부에 공식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6월 2일, 인도 전국협동조합제당공사연합(NFCSF)은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참고로, 인도 설탕제조협회(ISMA)는 2024/25년 인도 설탕 생산량이 5년 만에 최저치인 2,620만 톤으로 17.5% 급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공급이 반등할 경우 국제 설탕 가격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 과잉 전망
설탕 가격은 7월 초까지 우하향 흐름을 보이며, 뉴욕 원당 선물이 4년 3개월래 최저치까지 밀렸다. 국제 상품 트레이더 차르니코우(Czarnikow)는 6월 30일 “2025/26년 전 세계 설탕 공급이 760만 톤 초과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8년 만에 최대 규모다.

미국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도 글로벌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8,932만 톤으로 사상 최대치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보고서는 글로벌 재고가 4,118만 톤으로 7.5% 늘어나고, 인류 소비량도 사상 최대치인 1억7,792만 톤으로 1.4%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USDA 해외농업국(FAS)브라질 2025/26년 설탕 생산이 2.3% 증가한 4,470만 톤, 인도 생산은 25% 급증한 3,53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태국 역시 2% 늘어난 1,030만 톤을 생산할 것으로 예측됐다.


태국·ISO 전망
태국 사탕수수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년 태국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00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설탕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으로, 공급 확장은 가격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보고서에서 “2024/25년 글로벌 설탕 수급이 547만 톤 적자에 이를 것”이라며 기존 전망(488만 톤 적자)을 상향 조정했다. 이는 9년 만에 최대 규모 적자로, 전년도 131만 톤 흑자에서의 대전환을 의미한다.


용어 설명
원당 선물(Contract #11)은 원료당(정제 전) 가격을 파운드당 미국 센트로 거래하는 뉴욕 ICE 대표 상품이고, 백설탕 선물(Contract #5)은 정제 설탕 가격을 톤당 달러로 거래하는 런던 ICE 상품이다. “사탕수수 크러싱(crushing)”은 수확된 사탕수수를 압착해 즙을 추출하는 과정으로, 압착 비율이 높을수록 설탕 생산량이 늘어난다.

“모든 정보는 투자 참고용이며, 필자는 해당 상품에 직·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 — 리치 애스플런드(기사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