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가격, 유가 상승과 동조해 이틀 연속 강세

국제 설탕 선물가격이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 ICE 10월물 원당(#11) 선물은 전일 대비 0.13센트(0.79%) 오른 파운드(lb)당 16.55센트 선에서, 런던 ICE 10월물 백설탕(#5) 선물은 0.20달러(0.045%) 상승한 톤당 447.3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2025년 7월 29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국제 유가 강세가 설탕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같은 날 WTI 9월물(커먼 틱커 CLU5)은 1% 넘게 올라 1주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가 오르면 에탄올 가격도 동반 상승하기 때문에, 전 세계 사탕수수 제당공장들이 설탕 대신 에탄올 생산 비중을 높이게 되고, 이는 곧 설탕 공급 축소로 이어진다.

최근 원당 가격이 4년 만의 최저치까지 밀려났던 상황에서, 수요가 되살아나는 조짐도 가격 반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량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435% 급증한 42만 t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

코카콜라가 미국 내 판매 제품에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 대신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고 밝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 합의가 이행될 경우 미국의 설탕 소비량이 현행 1,100만 t에서 1,150만 t으로 약 4.4%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공급 확장 신호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주 인도의 풍부한 몬순(우기) 강우 덕분에 2025/26 농가가 대풍을 이룰 가능성이 커지면서 인도 정부가 다음 시즌(10월 시작)에 설탕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7월 27일 기준 누적 강우량은 440.1 mm로 평년 대비 8% 많다.

브라질 상황도 복합적이다. 시장조사기관 다타그로(Datagro)는 건조한 날씨가 사탕수수 수확을 앞당겨 제당·에탄올 공장들이 보다 수익성이 높은 설탕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보업체 코브리그(Covrig) 추산에 따르면, 브라질 중남부 지역 공장들은 이달 상반기에 전체 수확량의 54%를 설탕 생산에 투입해 약 320만 t을 추가로 공급할 전망이다.

인도 역시 설탕 공급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6월 2일 인도 전국협동조합제당공사(NFCSF)는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량이 3,500만 t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4/25년 5년 만의 최저치(2,620만 t) 대비 반등폭이 크다는 점에서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인도제당협회(ISMA)는 10월 1일~5월 15일 누적 생산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2,574만 t으로 집계됐다고 7월 7일 발표했다.


가격 추세최근 3개월를 보면 원당은 이달 초 4.25년 만의 최저치, 백설탕은 근 4년 내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이는 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과잉 전망이 주된 요인이다. 6월 30일 상품 트레이더 차르니코우(Czarnikow)는 2025/26 시즌 세계 설탕 공급과잉이 750만 t에 달해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 농무부(USDA)가 5월 22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는 2025/26 글로벌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 8,931만 t, 기말 재고는 7.5% 늘어난 4,118만 t으로 사상 최대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수요(1억 7,792만 t)보다 공급이 크게 늘면서 가격 압박이 예상된다.

브라질 정부 통계기관 유니카(UNICA)에 따르면, 2025/26 마케팅연도 초반(4~6월) 중남부 설탕 생산은 1,224만 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했다. 또 브라질 농업공급공사(CONAB)는 2024/25 생산이 가뭄과 폭염 영향으로 4,411만 t(전년 대비 -3.4%)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태국의 공급 확대도 부담 요인이다. 5월 2일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2024/25 설탕 생산량이 1,000만 t으로 전년보다 14% 증가했다고 밝혔다. 태국은 세계 3위 설탕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시즌 세계 설탕 공급 부족 전망치를 547만 t(-)로 상향 조정하며 9년 만의 최대 적자를 예고했다.

이는 전년도 131만 t 흑자에서 부족 상태로 전환된다는 의미다. ISO는 동시에 2024/25 글로벌 생산 전망치를 1억 7,480만 t으로 하향 조정했다.

USDA 해외농업국(FAS)은 브라질 2025/26 설탕 생산이 2.3% 증가한 4,470만 t으로 사상 최대치를 재차 경신할 것으로, 인도 생산은 양호한 몬순과 재배면적 확대 덕분에 25% 증가한 3,530만 t으로, 태국 생산은 2% 증가한 1,030만 t으로 각각 전망했다.


전문가 설명: #11·#5 계약이란?
원당 선물은 일반적으로 ‘#11’로 표기되며, 이는 뉴욕 ICE에 상장된 정제 전(비정제) 사탕수수 설탕(원당) 112,000파운드(약 50.8 t)짜리 표준 계약을 말한다. 반면 ‘#5’는 런던 ICE에 상장된 백설탕(정제 설탕) 50 t짜리 계약을 의미한다. 두 상품 모두 국제 설탕 시장의 가격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투자 유의 사항
설탕 가격은 기상 조건, 원유·에탄올 가격, 주요 생산국 정부 정책, 환율 변동 등 다양한 변수를 반영하면서 변동성이 높다. 시장 전문가들은 공급 과잉 전망이 여전히 지배적이지만, 중국·미국 등 주요 소비국 수요 확대 여부와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날씨, 인도 정부의 수출 정책 등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