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회계기준기구, 은행 리스크 평가 위한 새 회계모델 도입 검토

국제회계기준기구(IASB)가 은행의 리스크 관리 현황을 보다 명확히 드러내기 위한 새로운 회계모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번 제안은 금리 변동 등과 관련된 위험을 포함해 은행이 어떻게 리스크를 통제·완화하는지를 투자자들에게 더 분명히 보여주려는 목적을 담고 있다.

2025년 12월 3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새로운 리스크 완화 회계모델(risk mitigation accounting model)에 대해 공청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 모델은 IASB와 은행들 간 수년간의 대화 끝에 나온 것으로,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전략을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방식에 있어 더 큰 유연성을 요구해온 요구를 반영했다.

“우리의 제안된 리스크 완화 회계모델은 회계와 리스크 관리를 더 가깝게 결합해 내부 효율성을 높이고 금융기관과 이해관계자 간의 소통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안드레아스 바르크오우(Andreas Barckow) IASB 의장이 말했다.

IASB는 이번 공청을 통해 IFRS 9 ‘금융상품’IFRS 7 ‘금융상품 공시’ 규정에 변경을 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공청은 2026년 7월 31일까지 열려 있으며, 모델은 240일의 공청 기간을 포함해 검토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바르크오우 의장은 이번 제안이 실제 도입되기까지는 2년 이상 걸릴 수 있어 투자자들이 즉각적인 변화를 보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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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모델의 핵심은 기존의 거래 중심(transaction-driven) 접근을 대체하려는 데 있다. 바르크오우 의장은 “거래 단위로만 본 금리 리스크 관리는 전체적인 모습을 잘 보여주지 못한다”며, 새 모델은 은행의 노출(exposure)을 보다 완전하게 제시해 투자자들이 은행의 리스크 관리 전반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안된 규정은 은행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해 적용할 수 있는 옵트인(opt-in) 방식이 될 전망이며, 각국의 규제당국 및 은행 감독기관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IASB는 밝혔다. 바르크오우 의장은 이러한 감독기관들과의 대화가 새 기준을 환영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영국, 유럽 지역의 은행들은 지난 수년간 더 많은 리스크를 취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해왔다. 이들은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개혁 조치들이 자본 수준을 적정하게 유지하도록 만들었지만, 현재는 성장에 제약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용어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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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SB(국제회계기준위원회)는 국제재무보고기준(IFRS)의 제정기구로서 전 세계적으로 통일된 회계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규정과 해석을 제시한다. IFRS 9은 금융상품의 분류·측정·손상(대손)·헤지회계 등을 다루는 기준이고, IFRS 7은 금융상품에 대한 공시 요구사항을 규정한다. 이번에 제안된 리스크 완화 회계모델은 기존 회계처리 방식이 현실의 리스크 관리 활동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옵트인(opt-in) 방식은 제안된 규칙을 모든 기관에 강제 적용하지 않고, 해당 규정을 적용받기를 원하는 기관들이 선택적으로 채택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 방식은 각국 규제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므로 실제 적용 범위는 지역별 규제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분석과 시사점

이번 IASB의 공청 개시는 은행이 재무제표를 통해 리스크 관리 활동을 보다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회계기준이 리스크 관리와 더 밀접하게 정합성을 갖게 된다면, 투자자들은 단기적 거래의 손익 변동에만 주목하지 않고 장기적 리스크 관리 전략과 총체적 노출을 평가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 자본배분 의사결정, 투자자 신뢰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모델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려면 몇 가지 선결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투명성의 실효성이다. 회계처리 변경이 공시 확대만으로 끝난다면 투자자의 이해도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둘째, 각국 규제당국의 수용성이다. IASB가 제안한 규정이 옵트인 방식이라고 해도, 감독당국이 이를 불신하거나 제도적 일관성을 우려하면 실제 적용은 매우 제한적일 수 있다. 셋째, 은행 내부의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와 회계시스템 간 연결성 강화다. 회계상 정보가 리스크 관리 시스템과 연동되지 않는다면 정보의 신뢰성 문제가 제기될 여지가 있다.

이번 제안은 또한 은행업계 내에서의 정책 논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일부 은행은 규제 완화가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해왔고, 반대로 규제 강화가 금융 안정성을 제고한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IASB의 모델이 어느 쪽의 요구를 얼마나 만족시킬지는 해당 모델의 설계 세부사항과 각국 감독당국의 적용 방식에 달려 있다.


추가적 고려사항

공청 기간인 240일 동안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수렴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제안 문구는 변경될 수 있다. 또한 시행까지 최소 수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은행과 투자자, 규제당국 모두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IFRS 9과 IFRS 7의 개정 여부 및 범위는 금융상품의 분류·측정·공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관련 시스템적·운영상의 준비가 요구된다.

요약하면, IASB의 이번 제안은 회계와 리스크 관리의 거리를 좁혀 보다 현실적인 금융정보 제공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효과적인 실행을 위해서는 규제당국의 협력, 은행 내부시스템의 정비, 그리고 공시의 질 제고가 병행되어야 한다. 공청과정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의견들이 반영되어 최종 기준이 형성될 것이며, 향후 몇 년간 금융회계 및 은행 리스크 관리 환경의 변화 가능성이 있다.

원문 작성자: Lawrence White·보도 지역: 런던(LON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