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텍사스원유(WTI) 3월물과 RBOB 가솔린 3월물 선물 가격이 목요일 큰 폭으로 하락했다. 3월 WTI 선물(CL H26)은 -1.26달러(-2.08%) 하락 마감했고, 3월 RBOB 가솔린(RB H26)은 -0.0408달러(-2.17%)로 마감했다. 이날 유가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평화협상 진전 신호와 미국 EIA(에너지정보청)의 재고 발표 등 공급·수요 지표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2026년 1월 22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러시아와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협상 진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위험 프리미엄이 축소되어 유가 하락 압력이 가중됐다. 동시에 EIA가 예상을 벗어나 원유 재고 증가와 가솔린 재고의 대규모 반등을 보고하자 하락세가 가속화됐다. 이날 달러화 약세는 에너지 가격의 하방을 일부 보완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젤렌스키의 발언과 다자 회담 전망은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젤렌스키는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자 실무회의가 향후 며칠 내에 열릴 것이라고 밝혀, 분쟁 종결 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 완화 가능성과 이에 따른 글로벌 공급 증가 우려가 부각되었다.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는 통상적으로 원유 가격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지정학적 긴장과 군사 옵션 측면에서는, 전날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decisive(결정적)” 군사 옵션을 요구하며 중동으로 항공기 공격력을 파견하고 있어 역으로 시장의 불안 요소로 작용했다. 이라크·이란과 관련한 불안정은 이란(오펙 기준 4위 생산국, 생산량 300만 배럴/일 이상)의 원유 생산 차질 가능성을 상존시키며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로이터는 일부 미군 관계자가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Al Udeid) 공군기지에서 철수를 권고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역 공급 차질 사례도 존재한다. 로이터는 카자흐스탄의 텡기즈(Tengiz)와 코롤레프(Korolev) 유전이 발전기 화재로 인해 다음 주까지 가동 중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중단은 러시아 흑해 연안의 카스피안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aspian Pipeline Consortium) 터미널로 연결되는 약 90만 배럴/일(900,000 bpd)의 생산 차감 효과를 낳았다. 또한 지난 5개월간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이 러시아 정유시설 최소 28곳을 목표로 하면서 러시아의 원유 수출 능력이 제약된 점도 공급 감소 측 요인이다.
국제기구와 기관의 수급 전망 변화도 가격 형성에 기여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글로벌 원유 잉여 추정치를 이달 초 3.815백만 배럴/일에서 3.7백만 배럴/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미국 EIA는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13.53백만 배럴/일에서 13.59백만 배럴/일로 상향했고, 같은 기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은 95.68 쿼드릴리언BTU에서 95.37 쿼드릴리언BTU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EIA 주간 재고 보고서 — 시장에 즉각적 충격
목요일 발표된 EIA 주간 보고서는 원유와 석유제품 시장에 대해 약세적(베어리시) 신호를 보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1월 16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예상치(-108,000 배럴)의 감소와 달리 +3.6백만 배럴 증가했다. 가솔린 재고는 +5.98백만 배럴로 거의 5년 만의 최고치에 근접했으며 시장 기대(+1.47백만 배럴)을 크게 상회했다. 이 기간 미국 가솔린 수요는 주간 대비 -5.7% 하락한 7.834백만 배럴/일로 2년 만의 저점으로 떨어졌다. 증류유(디스틸레이트) 재고도 +3.3백만 배럴 증가해 예상(+1.6백만 배럴)을 웃돌았다. 더불어 WTI 선물의 인도지점인 커싱(Cushing)의 원유 재고는 +1.428백만 배럴 증가해 9개월 만의 최고치에 도달했다.
보고서의 계절 평균 대비 수치로는, 1월 16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2.5% 낮다, 가솔린 재고는 +5.0% 높다, 디스틸레이트 재고는 -0.5% 낮다고 EIA는 밝혔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주간 기준 -0.2% 하락한 13.732백만 배럴/일로 기록되었으며, 이는 11월 7일의 최고치 13.862백만 배럴/일보다 다소 낮은 수치다.
운송·저장 및 수입 동향에 관한 지표도 언급됐다. Vortexa는 1월 16일 기준 한 주 동안 최소 7일 이상 정박해 있던 탱커상의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8.6% 감소한 1억 1,518만 배럴(115.18 million bbl)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또한 중국의 원유 수요 강세가 유가를 지지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Kpler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12월 원유 수입은 전월 대비 10% 증가한 사상 최대치인 1,220만 배럴/일로 집계됐다.
OPEC+의 생산정책도 시장 균형에 영향을 주고 있다. OPEC+는 2026년 1분기 생산증가 중단 계획을 고수한다고 1월 3일 발표했다. 2025년 11월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12월 생산을 +137,000 배럴/일 늘렸으나, 세계적 공급 과잉이 형성됨에 따라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보류하기로 했다. OPEC은 2024년 초 도입한 220만 배럴/일의 감산분을 복구하려는 과정에서 아직 120만 배럴/일의 증산 여지가 남아있다. 2025년 12월 OPEC의 원유 생산은 +40,000 배럴/일 증가한 2,903만 배럴/일로 집계됐다.
시장 영향요약 및 향후 전망
현재 시장은 여러 상반된 요인 사이에서 가격을 조정 중이다. 한편으로는 젤렌스키의 협상 진전 시사와 EIA의 재고 확대가 즉각적인 매도 압력을 제공해 유가를 하락시켰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란 내 불안, 미국의 군사 옵션 고조, 카자흐스탄 생산 중단,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유조선 공격 등 공급 차질 위험이 상존해 유가 하방을 제한한다. 또한 OPEC+의 증산 보류와 중국의 수입 증가가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단기적 시나리오로는, 평화협상에서 실질적 진전이 확인되어 러시아 제재가 완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 증가로 인해 유가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중동·이란 관련 긴장이 고조되거나 카자흐스탄·러시아 관련 공급 차질이 확대되면 유가는 재상승할 수 있다. 주간 재고와 미국 정제·수요 지표는 단기적 변동성의 주요 촉매가 되므로 트레이더와 기업들은 EIA 주간 보고서, 항운·터미널 재고 동향, 중국 수입 데이터에 주목해야 한다.
금융·경제적 파급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유가 하락은 소비자 연료비와 항공·운송 부문의 운용비용 완화로 이어져 단기적으로 성장·물가에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에너지 업종의 수익성 악화는 관련 투자, 채권·주식 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유발할 수 있다.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판단과 통화정책에도 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정책결정자들도 유가 흐름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용어 해설
RBOB는 휘발유의 주요 선물 계약 중 하나로, 정제 후 판매되는 휘발유의 가공·유통 비용을 반영하는 지표다. EIA(미국 에너지정보청)는 미국 정부 산하 기관으로 주간 원유·정제유 재고와 생산, 수요 통계를 발표해 석유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주요 소비국 중심의 국제기구로 세계 에너지 수급 전망을 제공한다. bpd는 배럴당 일일 생산량(barrels per day)을 의미한다. Cushing은 WTI 원유 선물의 공식 인도지점으로 미국 내 원유 재고 중심지 역할을 한다.
요약: 2026년 1월 22일 시장은 지정학적 완화 신호와 미국 재고 확대가 맞물리며 유가가 하락했으나, 중동·카자흐스탄·러시아 관련 공급 리스크와 OPEC+의 정책이 여전히 유가를 지지할 수 있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단기적으로는 재고 지표와 지정학적 사건이 가격 변동을 좌우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