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약세에 설탕값 하락 압박

국제 설탕 선물가격이 9일(현지시간) 소폭 하락했다. 뉴욕 원당 10월물(SBV24)은 0.31달러 내린 1612% 하락, 런던 ICE 백설탕 10월물(SWV24)은 3.80달러 떨어진 0.71% 하락세를 나타냈다.

2026년 6월 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설탕값 약세는 뉴욕 원당이 최근 1주일 반 만의 저점으로 밀린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원유 가격 하락이 설탕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원유 선물(CLV24)이 8개월 3주 만의 새 저점으로 떨어지면서 에탄올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이에 따라 전 세계 설탕 제분업체들이 사탕수수 압착을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 쪽으로 더 많이 돌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사탕수수는 설탕과 에탄올의 원료로 모두 쓰이며, 정유·바이오연료 시장의 흐름에 따라 생산 비중이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지난주에는 브라질의 가뭄과 극심한 고온이 대규모 산불로 이어지면서 설탕 가격이 1개월 반 만의 고점까지 반등한 바 있다. 브라질 최대 설탕 생산 주인 상파울루주에서는 산불 피해가 사탕수수 재배지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 사탕수수 업계 단체 오플라나(Orplana)는 최대 2,000건의 화재가 발생해 최대 8만 헥타르의 사탕수수 재배지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린풀 커머디티 스페셜리스트스는 산불로 최대 500만MT의 사탕수수가 손실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산했다. 또한 차르니코우(Czarnikow)는 화요일 브라질 중남부의 2024/25년 설탕 생산 전망치를 가뭄과 화재 피해를 반영해 기존 4,000만MT에서 3,920만MT로 낮췄다. 코브리그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 역시 같은 날 2024/25년 세계 설탕 공급 부족 전망치를 기존 30만MT에서 60만MT 적자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설탕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도 있다. 국제설탕기구(ISO)는 지난 금요일 2024/25년 세계 설탕 공급 부족 규모가 358만MT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2023/24년 예상 적자 20만MT보다 훨씬 큰 수준이다. ISO는 또 2024/25년 전 세계 설탕 생산량이 1억7,930만MT로, 2023/24년의 1억8,130만MT보다 1.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질 정부의 작황 예측기관 코나브(Conab)도 지난 8월 22일, 가뭄과 과도한 고온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줄어들었다며 2024/25년 브라질 중남부 설탕 생산 전망치를 기존 4,270만MT에서 4,200만MT로 하향했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 가운데 하나로, 이 지역의 생산량 변화는 국제 설탕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도 정부의 정책도 설탕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인도 식품부는 지난 금요일 11월에 시작하는 2024/25년을 앞두고 설탕 공장의 에탄올 생산 제한을 완화했다. 이는 인도의 설탕 수출 제한이 더 오래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인도는 지난해 12월 2023/24년 공급연도에 설탕 공장들이 사탕수수를 에탄올 생산에 사용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지시해 국내 비축 확대를 도모했다. 또 2023년 10월부터는 내수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설탕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인도는 2022/23시즌에는 2022년 9월 30일까지 설탕 수출을 610만MT로 제한했으며, 직전 시즌에는 사상 최대인 1,110만MT 수출을 허용한 바 있다.

브라질의 설탕 생산 확대는 가격에는 부정적이다. 유니카(Unica)는 지난주 수요일 2024/25년 마케팅연도 중 8월 중순까지 브라질 중남부의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2,391만MT라고 보고했다. 이 같은 생산 증가는 단기적으로 공급 압박을 키울 수 있어 설탕 선물가격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편 인도 몬순 강수량이 평균을 웃돌고 있다는 점도 설탕값에는 약세 요인이다. 인도 기상청은 지난 9월 3일 기준 현재 몬순 시즌 강수량이 777.6mm로, 장기 평균 721.1mm보다 8% 많다고 밝혔다. 인도의 몬순은 6월부터 9월까지 이어지며, 강수량은 사탕수수 수확 전망에 중요한 변수다.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업협회 ISM은 지난 7월 3일 인도의 2023/24년 설탕 재고를 910만MT, 잉여 물량을 360만MT로 발표했다. 이어 5월 13일에는 2023/24년 10~4월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6% 감소한 3,140만MT라고 밝혔다. 또 7월 30일에는 2024/25년 인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2% 줄어든 3,331만MT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는 세계 최대 설탕 소비국이자 주요 수출 제한국으로, 이 수치들은 국제 시세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태국의 폭염도 설탕시장에는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태국 기상청은 지난 5월 6일 77개 주 가운데 30여 개 주에서 4월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새 기록은 1958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기존 최고치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태국 설탕 제분업체들은 올해 사탕수수 착즙 수율이 최소 13년 만의 최저 수준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다만 태국 정부는 4월 22일 2023/24년 12월~4월 17일 설탕 생산량을 877만MT로 추산했는데, 이는 태국 설탕 제분업체협회가 2월 제시한 750만MT보다 높은 수치다. 태국은 세계 3위의 설탕 생산국이자 2위의 설탕 수출국이다.

미국 농무부(USDA)는 지난 5월 23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4/25년 세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 늘어난 1억8,602만4,000MT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인류 소비량도 0.8% 증가한 1억7,878만8,000MT로 사상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봤다. 다만 2024/25년 세계 설탕 기말 재고는 전년 대비 4.7% 줄어든 3,833만9,000MT로, 13년 만의 최저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해설을 종합하면, 국제 설탕 시장은 현재 원유 약세에 따른 에탄올 수요 둔화브라질·인도·태국의 생산 변수가 맞물린 복합 국면에 놓여 있다. 특히 원유 가격이 더 약세를 보일 경우, 에탄올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사탕수수의 설탕 전환이 늘어날 수 있어 단기 공급 확대 기대가 커질 수 있다. 반면 브라질 산불 피해, 가뭄, 인도의 수출 제한, 태국의 폭염처럼 공급을 줄이는 요인이 지속될 경우 설탕 선물가격 하방도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향후 설탕 가격은 원유 흐름, 중남미 기상 여건, 인도 정책, 아시아 생산 전망이 동시에 좌우할 전망이다.

면책 고지: 기사에 포함된 수치와 전망은 시장 참가자와 기관이 제시한 추정치로, 향후 실제 생산·재고·수출량은 기상, 정책, 수요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