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8월물 선물은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1.16달러(1.75%) 오른 67.43달러에 마감했다. 같은 달 RBOB 휘발유 선물도 1.23% 상승한 2.1683달러를 기록했다.
2025년 7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원유시장은 이라크 북부 쿠르디스탄 지역의 드론 공격과 미국 경제 지표 호조라는 복합적인 재료로 공급 부족 우려가 확대되며 상승 압력을 받았다.
이라크 석유부는 쿠르디스탄 여러 유전이 드론 공격을 받아 하루 약 20만 배럴(bpd)의 생산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우디·러시아 주도의 OPEC+ 증산 기조와 대비되는 변수로, 시장은 단기 공급이 빡빡해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개월 만에 최저치(22만1,000건)로 내려앉고, 6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
는 미국 노동부·상무부 통계가 동시 발표되면서 미국 경기 모멘텀이 재확인됐다. 에너지 수요 확대 기대감이 가격 상승을 거들었다.
반면 미 달러화 지수(DXY)는 3.5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유가 상승폭을 일부 제한했다. 통상 달러 강세는 달러 표시 자산인 원유의 상대적 매력을 낮춘다.
이라크-터키 송유관 재가동 기대와 시장 영향
이라크 정부는 2023년 3월부터 중단된 북부 쿠르디스탄산 원유 수출을 이라크-터키 파이프라인을 통해 재개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쿠르디스탄 자치정부는 수출 재개 시 하루 23만 배럴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공급 확대 전망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여전히 드론 공격 위험과 중동 지정학 리스크를 할증(premium) 형태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OPEC+ 증산 시나리오와 역풍 가능성
OPEC+는 8월 1일부터 54만8,000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향후 유사한 규모의 추가 증산을 시사했다. 이는 일부 초과 생산국(카자흐스탄·이라크 등)에 대한 경고 성격으로도 해석된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9월 증산 뒤 10월부터는 증산 일시 중단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재고가 하루 100만 배럴씩 늘고 있어 2025년 4분기에는 150만 배럴 초과 공급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IA·Vortexa 재고 통계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7월 11일로 끝난 주간 원유 재고는 385만9,000배럴 감소하며 3주 만에 첫 감소세를 보였다. 휘발유 재고는 339만9,000배럴, 디젤·난방유(증류유) 재고는 417만3,000배럴 각각 증가했다.
Vortexa 집계 기준, 7일 이상 움직이지 않은 유조선 탑재 원유는 전주 대비 4.6% 줄어든 7,803만 배럴로 나타나 부동(浮動) 재고 감소세가 확인됐다.
한편 Baker Hughes는 7월 11일 기준 미국 내 가동 원유 시추기(rig)가 전주 대비 1기 감소한 424기로 3년 9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용어·배경 설명
1WTI는 미국 텍사스 중부에서 생산되는 대표적 경질유로, 국제 기준유(브렌트유)와 함께 세계 원유 가격의 벤치마크로 쓰인다.
2RBOB(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은 환경 규제를 충족하도록 정제된 휘발유 반제품으로, 미국 동부·남부 소비에 민감한 선물상품이다.
3OPEC+는 OPEC 13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비(非)OPEC 산유국이 참여하는 확장 산유국 협의체다.
전문가 관전 포인트
이번 드론 공격 여파는 단기적으로는 공급 차질을 불러올 수 있지만, 이라크-터키 파이프라인 재가동이 실현될 경우 상쇄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쿠르디스탄 지역의 정치·안보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에 변동성은 유지될 전망이다.
또한 미국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질수록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 수요가 늘어 휘발유·디젤 재고 소진이 가속화될 여지가 있다. 결국 3분기 유가는 수요 모멘텀과 OPEC+의 증산 속도라는 두 변수의 줄다리기에 따라 70~80달러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달러 강세가 장기화될 경우 비(非)달러 지역의 원유 구매력이 약화돼 가격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달러 지수·시추기 수·미국 재고 흐름을 복합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지정학 리스크·OPEC+ 정책 불확실성·미국 경제 지표가 얽혀 있는 현 장세에서는 리스크 관리 중심의 포지셔닝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