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상품 시황】 10월물 뉴욕 ICE 원당 #11(SBV25)은 전일 대비 1.34% 오른 0.21센트 상승한 15.81센트/파운드에, 10월물 런던 ICE 백설탕 #5(SWV25)는 0.75% 오른 3.60달러 상승한 484.20달러/톤에 각각 거래를 마감했다.
2025년 9월 1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설탕 선물 가격의 반등은 WTI 원유(CL V25)가 장중 1% 가까이 상승하면서 촉발된 쇼트커버링이 주된 배경이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브라질 등 주요 산지의 사탕수수 분쇄 비중이 설탕 → 에탄올로 이동할 수 있어, 전 세계 설탕 공급이 감소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용어 해설
• ‘쇼트커버링(short covering)’은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선매도)했던 투자자들이 손실을 피하기 위해 포지션을 되사는 행위다.
• ‘WTI’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est Texas Intermediate)의 약자로, 국제유가의 기준물 중 하나다.
• ‘원당 #11’은 원당(정제 전 설탕) 국제 표준 선물 계약, ‘백설탕 #5’는 정제 설탕 선물 계약을 가리킨다.
【브라질 동향】 전일 뉴욕 원당 선물은 4.25년 만의 최근월물 최저치까지 밀렸고, 런던 백설탕은 2.5주 만의 저점을 기록했었다. 이는 브라질의 생산 증가 전망이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8월 29일 브라질 사탕산업협회(Unica)는 8월 상반월(1~15일) 중남부(Center-South) 지역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6% 증가한 361만5,000톤이라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수수 분쇄량 중 설탕 배분 비중은 55.00%로, 전년 동기의 49.15%에서 상승했다. 반면 2025/26년 누적(4월~8월 15일) 생산량은 −4.7% 감소한 2,288만6,000톤으로 집계됐다.
시장조사업체 코브릭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최근 보고서에서 “건조한 기후로 당도(Brix 지수)가 높아진 수수가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높은 설탕 생산 쪽으로 분쇄가 집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당 경향은 수확 피크 시즌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글로벌 수급 전망】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9일 보고서에서 2025/26년도 세계 설탕 공급 부족을 23만1,000톤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도(−488만 톤)보다는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으나, 6년 연속 공급 부족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ISO는 같은 시즌 세계 생산이 3.3% 성장해 1억8,060만 톤, 소비는 0.3% 증가해 1억8,080만 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질 정부 농업통계청 코나브(Conab)는 8월 19일 2025/26년 브라질 설탕 생산 전망을 종전 4,590만 톤에서 4,450만 톤(-3.1%)으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7월 발표한 2024/25년 실적치는 전년 대비 3.4% 감소한 4,411만8,000톤이었다. 연이은 가뭄과 폭염이 수수 수확량에 직격탄을 날린 결과다.
【공급 과잉 시나리오】 거대 상품 트레이더 차르니코우(Czarnikow)는 6월 30일 2025/26년 글로벌 설탕 잉여분을 750만 톤으로 추정해 8년 만에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5월 22일 미 농무부(USDA) 반기 보고서 역시 세계 생산 사상 최고치인 1억8,931만8,000톤(+4.7%)을 예상하고, 최종 재고는 4,118만8,000톤(+7.5%)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인도·태국 변수】 블룸버그 통신은 인도 정부가 10월 시작되는 새 시즌(2025/26)에 설탕 수출 재개를 허용할 가능성을 보도했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9월 4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이 평년 대비 9% 많아 ‘풍작 시즌’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지 업계단체 ISMA는 2024/25년 생산이 5년 만의 최저치 2,620만 톤으로 줄었으나, 2025/26년에는 19% 반등한 3,5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태국 사탕수수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년 설탕 생산량이 1,000만 톤(+14%)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으로, 생산 회복세가 국제가격 하방 압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농무부 세부 전망】 USDA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2025/26년도 브라질 생산을 4,470만 톤(+2.3%), 인도는 3,530만 톤(+25%), 태국은 1,030만 톤(+2%)으로 각각 전망했다. 인도·태국의 빠른 회복이 공급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WTI가 반등한 날에는 설탕 선물도 약세 전환을 멈추는 경향이 자주 관찰된다. 이는 사탕수수를 에탄올로 전환할 유인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 런던 소재 대형 브로커 관계자
【기자 해설 및 전망】 올 들어 설탕 시장은 ‘공급 과잉’과 ‘에탄올 전환’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롤러코스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당장 브라질·인도의 생산 회복 시그널이 누적되면서 가격 상단을 제한하고 있으나, 국제유가와 기상이변이라는 구조적 변수는 여전히 하방 경직성을 만드는 요인이다. 투자 관점에서 보자면 단기 트레이딩 전략은 원유 가격 움직임과 밀접하게 연동될 필요가 있으며, 기상 데이터·주요 기관 생산 업데이트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 특히 4분기는 라니냐 가능성이 제기되는 시기라 폭우·가뭄 모두 경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