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표 자원·운송 복합기업의 호실적
멕시코 시티에 본사를 둔 그루포 멕시코(Grupo Mexico)가 2025년 2분기(4~6월) 실적을 발표했다. 회사는 순이익 12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매출은 42억 4,000만 달러로 4% 감소했으나, 이는 LSEG(구 톰슨로이터)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전망치(42억 2,000만 달러)를 소폭 상회했다.
2025년 7월 29일, 로이터통신 및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동사는 EBITDA(세전·이자·감가상각 전 이익)가 23억 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났다. 이는 시장 기대치(22억 2,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구리 생산·판매 동향
그루포 멕시코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구리 생산업체 중 하나다. 2분기 구리 생산량은 267,325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으나, 회사는 올해 연간 가이던스 108만 톤을 그대로 유지했다. 회사 측은 주력 광산인 부에나비스타(Buenavista)(멕시코 소노라주)의 생산이 일시적으로 줄어든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구리 판매량은 2.9% 줄었지만, 몰리브덴·아연·은 등 부제품(by-product) 판매가 증가해 실적 하락을 상쇄했다. 몰리브덴은 철강을 강화하고 석유 정제 효율을 높이는 데 쓰이는 희귀 금속이다.
현금원가(캐시 코스트)는 파운드당 0.93달러로 전년 대비 10%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구리 평균 시세는 4.55달러였다. JP모건은 “부에나비스타 아연 프로젝트(Buenavista Zinc)에서 아연과 은 생산을 우선시한 전략이 구리 생산 감소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또 “업계 최저 수준의 캐시 코스트는 부제품 크레딧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루포 멕시코는 업계에서 가장 낮은 구리 현금원가를 자랑하며, 부제품 판매 호조가 원가를 더욱 낮추고 있다.” — JP모건 보고서
스페인계 금융사 산탄데르(Santander) 역시 “부제품 제외 기준 금속 추출 원가가 큰 폭으로 줄었고, 재무구조도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관세 정책이 던진 변수
이달 초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부터 구리 수입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정제 구리 수요의 거의 절반을 수입에 의존한다. 현지 신규 광산 프로젝트는 착공에서 가동까지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칠레·캐나다·멕시코가 당분간 주요 공급처로 남을 전망이다.
그루포 멕시코는 보고서에서 “정부의 새로운 광업·산업 정책에 맞춰 최대 62억 달러를 투자, 미국 아사르코(Asarco) 자회사 소속 레이(Ray)·실버벨(Silver Bell) 광산 증설 및 헤이든(Hayden) 제련소 재가동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제안은 수년간 이어진 현지 노조와의 협상 결과다.
페루·멕시코 내 신규 프로젝트 상황
회사 관계자는 페루 남부 티아 마리아(Tía María)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 중이며 2027년 가동 목표”라고 전했다.
한편, 운송 부문 매출은 외환 효과로 감소했고, 인프라 부문은 멕시코 국영 석유기업 페멕스(Pemex)가 발주한 4개 플랫폼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타격을 받았다.
용어·개념 해설
캐시 코스트(Cash Cost)는 광산에서 금속 1파운드(또는 1톤)를 생산하기 위해 직접 지출되는 현금 비용을 뜻한다. 감가상각·이자비용은 포함되지 않아, 기업의 현금 흐름과 가격 경쟁력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쓰인다.
몰리브덴(Molybdenum)은 녹는점이 높고 강도가 뛰어나 철강 합금·항공기 부품·석유화학 촉매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희소금속이다.
기자 관전평
구리 가격이 고점 대비 다소 조정을 받고 있음에도, 그루포 멕시코의 낮은 캐시 코스트 구조는 수익성 방어에 핵심 역할을 했다. 아연·은·몰리브덴과 같은 부제품이 ‘천연 헤지’ 기능을 하면서 원가를 낮춘다는 점도 돋보인다. 다만, 미국의 50% 관세가 글로벌 무역 환경을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어 향후 투자 계획이 실제 실행되기까지는 정책 리스크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