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수요 충족 위해 6개월마다 연산 용량 두 배 확대 필요

AI 인프라의 공급 병목을 풀기 위해 구글이 6개월마다 컴퓨트(연산) 용량을 두 배로 늘려야 한다는 내부 메시지가 공개됐다. 구글 클라우드 부사장 아민 바닷(Amin Vahdat)은 전사 회의에서 “향후 4~5년 동안 다음 1000배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년 11월 21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바닷은 11월 6일 진행된 구글 전사회의(All-Hands) 프레젠테이션 ‘AI 인프라스트럭처(AI Infrastructure)’에서 ‘AI 컴퓨트 수요(AI compute demand)’ 슬라이드를 통해 이 같은 계획을 직원들에게 설명했다. 슬라이드에는 “이제 우리는 매 6개월마다 두 배로 늘려야 한다… 4~5년 안에 1000배”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었다.

한편, 2024년 7월 23일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바닷은 TPU(텐서 프로세싱 유닛) 버전 4를 공개 시연한 바 있다. 당시 모습은 구글의 맞춤형 실리콘 전략과 AI 인프라 경쟁의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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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 경쟁은 AI 레이스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부분”이라고 바닷은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알파벳 CEO 선다 피차이(Sundar Pichai)와 CFO 어나트 아쉬케나지(Anat Ashkenazi)도 참석해 직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이 프레젠테이션은 알파벳이 10월 29일 예상치를 웃돈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올해 자본적 지출(capex) 전망을 910억~930억 달러연내 두 번째 상향한 지 일주일 후에 이뤄졌다. 회사는 2026년에도 ‘대폭 증가’를 예고했다. 동종 하이퍼스케일러인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도 지출 전망을 올렸으며, 이들 4개사는 올해 합산 3,80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닷은 “구글의 임무는 물론 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지만, 경쟁사보다 더 많이 쓰는 것이 목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많이 지출할 것”이라면서도, 진짜 목표는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수준으로 더 신뢰성 있고, 더 성능이 좋고, 더 확장성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닷은 인프라 증설 외에도 더 효율적인 모델맞춤형 실리콘을 통해 용량을 보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주 구글은 7세대 TPU인 아이언우드(Ironwood)의 공개 출시를 발표했다. 회사에 따르면 아이언우드는 2018년 첫 클라우드 TPU 대비 전력 효율이 거의 30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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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딥마인드(DeepMind)의 연구가 향후 수년 뒤의 AI 모델 아키텍처에 대한 선행 통찰을 제공해 구글에 큰 이점을 준다고 말했다.

바닷은 “구글은 본질적으로 같은 비용과 점점 더 같은 전력·에너지 수준에서 컴퓨트·스토리지·네트워킹 능력을 1000배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쉽지 않겠지만, 협업과 코디자인(co-design)을 통해 도달할 것”이라고 했다.


Nvidia reignites chip depreciation debate

선다 피차이는 회의에서 2026년이 “매우 치열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AI 경쟁과 클라우드·컴퓨트 수요 충족 압박을 지목했다. 최근 실리콘밸리와 월가에서 제기되는 AI 버블 가능성 관련 질문에도 답했다.

한 직원은 “막대한 AI 투자와 시장의 버블 붕괴 가능성 논의 속에서, AI 시장이 예상만큼 성숙하지 않을 경우 장기적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이냐”라고 물었다. 피차이는 “좋은 질문”이라며 우려를 인정했다. 그는 “요즘 시대정신(zeitgeist) 속에서 많이 논의되는 주제”라고 말했다.

“이런 시기에는 과소투자 위험이 매우 높다.” “클라우드가 전년 대비 34% 성장하며 분기 매출 15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는데, 컴퓨트가 더 많았다면 숫자는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 선다 피차이

그는 회사가 절제된 접근을 유지하고 있으며, 기초 사업의 견조함재무구조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다른 회사들보다 실수나 빗나감을 견딜 더 나은 포지션에 있다”고도 말했다. 구글 클라우드의 수주잔고(backlog)1,550억 달러에 도달했다.

시장 변동성에 대해 그는 “내년에도 오르내림이 있을 것”이라며 “매우 경쟁적인 순간이므로 성과에 안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이 시기를 통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구글은 별도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엔비디아 실적을 앞두고 버블 논쟁이 가열됐다. 최근 한 달 간 코어위브(CoreWeave)오라클(Oracle)AI 수혜주가 급락했다. 피차이는 BBC 인터뷰에서 시장에 “비이성적 요소가 있다”고 말하며, 만약 버블이 붕괴하더라도 “우리 포함 어떤 회사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수요일,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실적발표 콜에서 AI 버블 전제를 일축하며 “우리는 매우 다른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의 주요 공급업체인 엔비디아는 매출 62% 성장을 기록하고 4분기 가이던스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목요일 시장은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3.2% 내렸고 나스닥2.2% 하락했다. 알파벳 주가도 1.2% 떨어졌다.


Google releases Gemini 3.0

이번 주 초 구글은 최신 AI 모델 제미니 3(Gemini 3)를 출시했다. 회사는 이전 세대 대비 더 복잡한 질문에 대해 더 나은 답변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오픈AI 등과 함께 고도화된 AI 도구의 대중 확산을 놓고 경쟁 중이다.

다만 용량(캐퍼시티) 공급이 병목이라고 피차이는 말했다. 지난달 업그레이드한 동영상 생성 도구 베오(Veo)를 예로 들며 “출시 당시 매우 흥분되는 순간이었지만, 컴퓨트 제약 탓에 제미니 앱에서 더 많은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직원 질문은 “자본적 지출 증가 속도영업이익 성장보다 훨씬 빠르다”고 지적하며, 향후 18~24개월 동안 건전한 잉여현금흐름을 위한 전략을 물었다. 작년 구글에 합류한 CFO 아쉬케나지는 온프레미스(물리 데이터센터) 고객을 클라우드로 전환시키는 등 다양한 기회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 앞에 놓인 기회는 매우 크며, 그 모멘텀을 놓칠 수 없다”고 말했다.


핵심 인용구

“이제 우리는 매 6개월마다 두 배로 늘려야 한다… 4~5년 안에 다음 1000배.” — 아민 바닷, 구글 클라우드 부사장

“과소투자의 위험이 매우 높다… 컴퓨트가 더 많았다면 숫자는 훨씬 더 좋았을 것.” — 선다 피차이, 알파벳 CEO


용어 설명

컴퓨트(Compute): AI 모델 학습·추론에 필요한 연산 자원으로, GPU/TPU 등 가속기, CPU, 메모리, 네트워크, 스토리지를 포함한다. 하이퍼스케일러: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예: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를 일컫는다. 자본적 지출(Capex): 설비·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 지출이다. TPU: 구글이 자체 설계한 AI 전용 칩으로, 대규모 행렬 연산에 최적화돼 있다. 백로그(Backlog): 이미 수주했지만 아직 인식되지 않은 미래 매출로, 향후 실적 가시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기자 해설: 6개월 ‘두 배’의 의미와 과제

‘6개월마다 두 배 증설’무어의 법칙을 연상시키는 가파른 확장 곡선이다. 이는 단순 하드웨어 증설을 넘어 전력·냉각·네트워킹·소프트웨어 스택 전반의 동시 최적화를 요구한다. 바닷이 강조한 모델 효율화맞춤형 실리콘은 같은 에너지·비용으로 더 많은 성능을 뽑아내기 위한 핵심 수단이다. 또한 피차이가 지적한 바와 같이, 수요는 강하지만 공급(컴퓨트) 제약이 실사용자 확대의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구글의 전략은 대규모 Capex효율성 혁신을 병행해 성능·신뢰성·확장성의 우위를 구축하는 데 맞춰져 있다.

동시에, 버블 논쟁은 투자 타이밍과 리스크 관리의 난제를 드러낸다. 피차이는 과소투자 리스크를 강조했고, 엔비디아는 강한 성장을 제시하며 상반된 정서를 자극했다. 그러나 단기 주가 변동과 별개로, 기업 고객의 클라우드 전환AI 워크로드 고도화는 실제 수요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구글이 제시한 ‘1000배’는 숫자 이상의 의미—즉, 제품·인프라 공동 설계전력·공급망 제약 하에서의 구조적 효율—를 요구한다. 이는 단거리 스프린트가 아니라, 복합 최적화를 통한 장기 레이스에 가깝다.


기사 관련: 종목코드 GOOGL

참고: 본 보도에 인용된 수치와 발언은 CNBC가 전한 구글 전사회의 내용 및 관련 기업 발표에 기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