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갈루루(로이터) — 알파벳 산하 구글과 벤처캐피털 엑셀(Accel)이 인도 내 초기 단계 AI 스타트업 최소 10곳에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 기술 대기업 구글의 동종 형태의 첫 펀딩 파트너십으로, 양사 최고경영진이 목요일 발표한 내용이다.
2025년 11월 2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행보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오픈AI 등 미국 빅테크가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인 인도를 핵심 성장 시장으로 보고 앞다퉈 진출하는 흐름 속에서 나왔다. 인도에서는 약 10억 명에 육박하는 이용자가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AI 서비스 확산의 토양이 되고 있다.
엑셀의 파트너 프라얀크 스와루프(Prayank Swaroop)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구글의 AI 퓨처스 펀드(AI Futures Fund)와 엑셀이 각 스타트업당 최대 200만 달러를 공동 투자(co-invest)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 초점은 엔터테인먼트, 크리에이티비티(창작), 업무 및 코딩 등 폭넓은 영역에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구글이 10월,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 주에 AI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향후 5년에 걸쳐 1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이후에 나왔다. 이는 구글의 인도 내 최대 규모 투자로 기록됐다.
출범 6개월 된 AI 퓨처스 펀드는 지금까지 3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했다. 여기에는 인도 웹툰 스타트업 툰수트라(Toonsutra)와 미국의 리걸테크 업체 하비(Harvey)가 포함된다. 한편 구글은 인도 최대 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Reliance Jio)와 손잡고 제미니(Gemini) AI에 대한 무상 접근을 5억 500만 명의 사용자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조너선 실버(Jonathan Silber) 구글 AI 퓨처스 펀드 공동 설립자 겸 디렉터는 “우리는 인도의 창업자들이 다음 시대의 글로벌 기술을 정의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인도와 같은 핵심 시장에서 초기 단계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야 차세대 AI 리더를 발굴하는 투자 최전선에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IT 업계 단체 나스콤(Nasscom)과 컨설팅사 BCG에 따르면, 인도의 AI 시장은 2027년까지 170억 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Gartner)는 전 세계 AI 지출이 2025년 약 1조 5천억 달러에 달하고, 2026년에는 2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해설: 왜 이번 구글–엑셀 파트너십이 중요한가
이번 공동 투자는 구글이 자체 펀드(AI 퓨처스 펀드)를 통해 인도 현지 초기 단계 생태계로 발을 직접 들여놓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대형 클라우드·플랫폼 사업자들은 주로 인프라 투자나 대형 파트너십 중심으로 인도 시장과 접점을 넓혀왔다. 반면, 이번 건은 시드·프리A 단계초기 투자를 의미의 실탄을 현지 창업팀에 배분해 제품-시장 적합성(PMF)을 조기에 확보하도록 돕는 접근이다.
또한 구글의 150억 달러 규모 데이터 센터 투자와 릴라이언스 지오와의 제휴가 이미 깔아둔 인프라·유통 기반과 맞물리며, 이번 펀딩은 그 위에서 돌아갈 서비스·애플리케이션 레이어를 두텁게 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즉, 인프라(데이터 센터)—플랫폼(제미니 AI)—앱(스타트업)의 수직 통합형 성장 경로가 가속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스타트업당 최대 200만 달러는 초기 확장에 적정한 규모지만, 대규모 모델(LLM)이나 하드웨어 집약형 분야에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자금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응용 서비스—예컨대 콘텐츠 제작, 업무 자동화, 개발자 도구 등—에 우선 배분될 개연성이 높다. 이는 기사 본문에 언급된 초점 분야(엔터테인먼트, 창작, 업무, 코딩)와 결을 같이한다.
용어·배경 정리
엑셀(Accel):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벤처캐피털로,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전문 투자사다. 벤처캐피털은 고위험·고수익을 전제로 혁신 기업의 지분을 취득해 성장 과실을 공유하는 투자 모델을 말한다.
AI 퓨처스 펀드: 구글이 출범시킨 전략적 투자 펀드로, 기사에 따르면 출범 6개월 만에 30개+ 기업에 자금을 집행했다. 본 펀드는 인도의 창업 역량 강화와 차세대 AI 리더 발굴을 주요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제미니(Gemini) AI: 구글이 제공하는 생성형 AI 제품군으로, 텍스트·코딩 등 다양한 작업을 돕는 모델 기반 서비스를 말한다. 기사에서는 릴라이언스 지오와 협력해 5억 500만 명에게 무상 접근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명시돼 있다.
릴라이언스 지오: 기사에서 인도 최대 통신사로 소개된다. 대규모 가입자 기반을 바탕으로 AI 서비스의 보급과 접근성 확대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파트너로 평가된다.
전망
나스콤·BCG의 2027년 인도 AI 시장 규모(170억 달러) 전망과 가트너의 글로벌 AI 지출 증가(2025년 1.5조 달러 → 2026년 2조 달러) 예측은, 수요 측면의 구조적 성장을 시사한다. 이번 구글–엑셀의 공동 투자는 그러한 수요 증가에 맞춘 공급(스타트업) 측 생태계 강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인도 창업자들이 글로벌 스케일로 확장 가능한 문제를 정의하고, 현지 대규모 사용자 기반을 테스트 베드로 삼아 빠르게 검증하는 선순환이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