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선물시장이 3일(현지시간) 장 마감 이후 요동쳤다. S&P 500과 나스닥 100 선물이 구글 모회사 알파벳(Alphabet Inc.)에 대한 미 법무부(DOJ) 반독점 소송 1심 판결의 수위가 완화됐다는 소식에 동반 상승했고, 애플(Apple Inc.) 주가까지 힘을 보탰다.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트럼프 행정부 관세에 대한 법원 결정이 촉발한 불확실성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2025년 9월 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판결은 알파벳이 크롬(Chrome) 브라우저와 안드로이드(Android) 운영체제를 그대로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는 DOJ가 제안한 ‘자산 분리’ 요구안보다 훨씬 가벼운 제재 수준이다. 시장은 즉각 반응해 알파벳 주가를 7.1% 급등시켰으며, 애플도 2.8% 상승했다.
DOJ는 3년 넘게 이어진 반독점 소송에서 구글이 검색·광고 시장을 불공정하게 지배
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구글은 경쟁업체와 일부 검색 데이터를 공유해야 하며, 독점 라이선스·배타적 계약을 금지한다”
는 조건을 제시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최종 판결문은 9월 10일에 확정될 예정이다.
선물 지수 현황과 의미1
S&P 500 선물은 0.1% 오른 6,434.0포인트, 나스닥 100 선물은 0.2% 상승한 23,328.75포인트를 기록했다. 반대로 다우존스 선물은 0.2% 하락해 45,269.0포인트에 머물렀다. 선물(Futures)은 특정 자산을 미래 시점에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거래하기로 약정하는 파생상품이다.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장 마감 이후에도 향후 지수 흐름을 가늠하고 위험을 헤지(hedge)한다.
애플·구글 ‘검색 제휴’ 계속
시장 참여자들이 특히 주목한 부분은 구글이 애플 사파리(Safari) 브라우저의 기본 검색 엔진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는 점이다. 구글은 매년 수십억 달러를 애플에 지급하며 iOS 생태계 내 검색 트래픽을 확보해 왔다. 이번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애플은 막대한 현금 흐름을 유지하고, 구글은 모바일 검색 광고 매출을 방어할 수 있다.
트럼프 관세, 항소심 제동
같은 날 뉴욕증시는 관세 관련 불확실성에 눌렸다. 연방 항소법원은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효한 10~50% 수입 관세를 위법
이라 판시하며 10월 14일까지 집행 정지를 명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대법원 상고 의사를 밝혀 장기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관세 무효화가 현실화될 경우, 이미 체결된 여러 무역 합의가 재검토돼 국제 교역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채권·주식 시장 동반 변동
관세 불확실성은 미 국채 시장에도 타격을 줬다. 만기가 긴 채권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집중되며 수익률이 전 구간에서 상승했다. 이에 따라 9월 2일 S&P 500 지수는 0.7% 하락한 6,415.54포인트, 나스닥 종합지수는 0.8% 내린 21,279.63포인트, 다우지수는 0.6% 떨어진 45,295.69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9월 계절성·고용 지표 대기
시장 전문가들은 8월 랠리 이후 ‘9월 약세 시즌’에 접어든 만큼 조정 압력이 커졌다고 분석한다. 이번 주 예정된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Non-Farm Payrolls) 지표는 연준(Fed)의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할 핵심 변수다. 고용이 예상보다 둔화되면 금리 동결 또는 인하 기대감이 증시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반대로 견조한 수치가 나오면 긴축 장기화 우려가 재부각될 수 있다.
전문가 시각
월가 한 펀드매니저는 “알파벳·애플의 성장 스토리가 규제 리스크 완화로 다시 힘을 얻고 있다”며 “그러나 관세 전쟁이 재부상하면 글로벌 공급망과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기술주 강세가 제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9월 10일 최종 판결문과 10월 14일 관세 집행 정지 시한 사이, 정책·법률 변수가 증시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 용어 해설: 선물지수는 정규장 개장 전에 시장 심리를 반영하는 지표다. 숫자 자체가 실제 현물 가격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베이시스(선물-현물 차이)와 만기 구조에 따라 변동성이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