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반독점 ‘구제책’으로 애플 웃었다…시간외 주가 3.9% 급등

애플(AAPL) 주가가 18일(현지시간) 프리마켓 거래에서 3.9% 급등했다. 미국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 아밋 메타 판사가 구글(알파벳) 반독점 소송에 대한 최종 구제책을 내놓으면서, 애플에 유리한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2025년 9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메타 판사는 검색·브라우저·가상비서·생성형 AI(Gemini) 등 핵심 서비스에서 구글의 배타적 계약을 금지하면서도, 유통 파트너에게 지급해 오던 수수료(TAC)(Traffic Acquisition Cost)는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평균 25억 달러가 아니라 연 250억 달러 규모, 9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내는 사업이 그대로 유지된다.” — 모건스탠리 보고서


■ 월가 ‘사실상 최선의 시나리오’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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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는 이날 투자 노트에서 이번 판결을 “거의 최선의 결과”라고 규정했다. 애플은 여전히 구글로부터 TAC를 받을 수 있고, 이제는 기본 검색 엔진 계약을 매년 재협상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당초 가정했던 ‘시나리오 4’보다도 양호하며, 재무적 영향은 미미하거나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은행 측은 또 애플이 검색 선택 화면(search choice screen)을 도입할 여지도 생겼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용자가 처음 사파리 브라우저를 열 때 구글·빙·덕덕고 등 원하는 검색엔진을 고를 수 있게 할 경우, 애플이 구글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애플에 승리”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목표주가를 260달러로 상향했다. BofA는 “현행 iOS 설정에서도 사용자가 기본 검색 엔진을 바꿀 수 있는데, 이번 판결은 이를 공식화했을 뿐”이라며 서비스 부문 성장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TAC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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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C(트래픽 획득 비용)는 구글이 자사 검색 트래픽을 확보하기 위해 단말기 제조사나 브라우저 개발사에 지급하는 일종의 견본료·수수료다.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맥의 사파리 브라우저에서 구글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해 주는 대가로 막대한 TAC를 받아 왔다. 연 250억~300억 달러 규모로 시장은 추정한다. 이번 판결로 독점 계약은 금지됐지만, 대가 지급 구조는 유지돼 애플의 고마진 서비스 수익이 방어된 셈이다.


■ 구글, ‘독점적 파트너십’ 금지…그러나 지불은 허용

메타 판사는 구글이 ‘다년(多年) 단독 파트너’ 지위를 요구하거나 유지하는 행위를 차단했다. 구글은 앞으로 사파리·크롬(브라우저)·어시스턴트(음성비서)·제미니(생성형 AI) 등 자사 플랫폼에서 경쟁사가 동등하게 입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유통 파트너에 대한 현행 금전 지급은 허용돼, 시장에선 애플·삼성·모질라 등도 당분간 안정적 수익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재무적 영향은 무시할 만한 수준이며, 애플은 오히려 매년 새로운 조건을 협상해 TAC 단가를 더 높일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애플이 1년 내 사파리에 생성형 AI 검색 옵션을 추가하려 한다는 소식도 전했다.


■ 투자자 관전 포인트

  • 단기적 주가 모멘텀 — ‘법적 불확실성 해소’가 호재로 작용하며, 프리마켓 급등세가 정규장까지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 TAC 협상력 — 구글 독점권이 사라짐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 빙, 야후, 프라이버시 특화 덕덕고 등이 참여하는 경쟁 입찰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 AI 검색 도입 — 애플이 자체 또는 제휴 기반의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를 론칭할 경우, 서비스 부문 매출 믹스에 구조적 변화가 예상된다.

■ 용어·배경 설명

• 선택 화면(Choice Screen) — 스마트폰이나 브라우저 초기 설정 단계에서 이용자가 직접 기본 검색엔진을 선택하도록 하는 장치. EU 디지털마켓법(DMA) 등에 따라 확산되고 있다.

• 배타적 계약(Exclusive Contract) — 특정 서비스·제품을 일정 기간 오로지 한 업체만 제공하도록 묶는 계약 방식. 경쟁 제한 소지가 있어, 반독점 규제 당국의 단골 조사 대상이다.

• 생성형 AI(Gemini) — 구글이 출시한 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AI. 챗GPT 경쟁사로, 검색·문서 작성·코딩 등 다방면에서 활용된다.


월가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빅테크 생태계에서 플랫폼-콘텐츠 제공자 간 ‘지대(rent)’ 구조가 유지될 수 있음을 보여 준 상징적 사례”라며 “특히 애플처럼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를 통합한 업체는 규제 환경 변화 속에서도 이익 방어력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