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로이터=라일라 커니] 구글(NASDAQ:GOOGL)이 Kairos Power와 협력해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Oak Ridge)에 차세대 소형 모듈식 원전(Small Modular Reactor·SMR)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발전소는 2030년부터 동남부 지역에 위치한 구글 데이터 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2025년 8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에서 생산용으로 도입되는 최초의 4세대 원전이라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세대 원전은 다수의 국제기구에서 가장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다고 평가하는 차세대 원전 기술을 통칭한다.
프로젝트 개요
이번 계약으로 건설되는 SMR의 설비 용량은 50메가와트(MW)다. 이는 약 3만 5,000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구글과 Kairos Power는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해 테네시밸리공사(TVA)로부터 전력을 인수받아 테네시와 앨라배마에 위치한 구글 데이터 센터에 공급하게 된다.
왜 중요한가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과 같은 첨단 기술은 막대한 전력을 요구한다. 대규모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는 미국 전체 전력 소비를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으며, 이에 따라 탄소 배출 없는 신규 전원 확보가 기업·정부 모두의 핵심 과제가 됐다. SMR은 소규모·모듈형 설계로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면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여러 대의 SMR로부터 전력을 구매하겠다’는 사상 첫 빅테크 원전 전력구매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테네시 프로젝트는 그 전략의 첫 실증 사례로, 향후 총 500MW 규모의 차세대 원전 확보 계획의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핵심 인용구
“이번 협력은 TVA, Kairos Power, 그리고 오크리지 지역사회와 함께 혁신적 원자력 기술의 상용화를 가속화하고, 성장하는 디지털 경제가 요구하는 안정적 탄소중립 전력을 전력망에 공급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구글 에너지 총괄 아만다 피터슨 코리오(Amanda Peterson Corio)
미 에너지부(DoE)의 시각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 미 에너지부 장관 대행(acting)은 성명을 통해 “선진 원자로 배치는 미국의 AI 주도권과 에너지 리더십을 위한 필수 요소”라며, “에너지부는 실증 원자로 개발 프로그램(Advanced Reactor Demonstration Program)을 통해 Kairos Power가 기술·운영·규제 장벽을 극복하도록 지원했으며, 미국의 새로운 원전 르네상스를 가속하기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어 해설: 소형 모듈식 원전(SMR)이란?
SMR은 기존 대형 원전 대비 출력은 작지만, 모듈화(Modularization)된 설계로 공장에서 사전 제작 후 현장에 조립·설치할 수 있다. 건설 기간이 짧고 투자 위험이 낮으며, 필요에 따라 용량을 단계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수동 안전계통 등 최신 안전기술이 적용돼 사고 위험을 최소화한다.
시장·정책적 함의
이번 계약은 미국 공기업이 4세대 원전에 대해 체결한 첫 PPA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는 민간 자본·기술과 공공 인프라의 ‘하이브리드 협력 모델’을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다른 대형 기술기업들의 유사한 움직임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데이터 센터 전력 다변화가 가속화되면서 풍력·태양광에 집중됐던 재생에너지 투자 포트폴리오가 원전·수소 등 무탄소 탄력 전원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상황과 전망
현재 미국에는 상업 운전 중인 ‘선진 원전’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가동되면, 기술 실증을 넘어 규제 기관이 요구하는 실제 운영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SMR 상용화 허들을 낮추게 된다. 이는 연방정부 지원 프로그램의 정책 효과를 입증하는 동시에,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미국 원전 기술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필자 관점
1) 에너지 안보: 국제 유가와 가스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탄소배출이 없으면서 연료 공급망이 비교적 안정적인 원전 확장은 장기적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것이다.
2) AI 인프라: 생성형 AI 서비스는 연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이에 따른 전력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SMR 기반 전력조달 모델은 빅테크 기업에게 확장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공한다.
3) 규제 환경: 원전은 안전·폐기물 문제로 규제 장벽이 높다. 따라서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규제 혁신 및 사회적 수용성 확보와 직결되며, 그 결과가 향후 투자 판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발표된 일정에 따르면, Kairos Power는 향후 2~3년 내에 설계 최종 승인과 부지 허가를 받은 뒤, 2030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건설을 진행한다. 다만 원전 특성상 허가 지연·원가 상승·정치적 변수가 상존하므로, 투자자와 이해관계자는 프로젝트 리스크 관리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이번 사례는 ‘탈탄소-디지털 전환’이라는 두 가지 메가트렌드가 교차하면서, 에너지·IT·제조·금융 등 전 산업에 복합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임을 시사한다. 특히 한국 기업도 글로벌 데이터 센터 운영 확대에 따라 안정적·저탄소 전력 확보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