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Alphabet)과 페이팔이 AI 기술을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쇼핑·결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년간(multi-year)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회사 측이 17일(현지시간) 밝혔다.
2025년 9월 17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협력은 양사가 각자의 주력 플랫폼에 인공지능(AI) 기능과 디지털 결제 솔루션을 심층적으로 통합함으로써 소비자·판매자·개발자 모두에게 더 직관적이고 안전한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페이팔 주가는 발표 직후 뉴욕 증시 장 마감 전후 3% 이상 상승하며 기대감을 반영했다. 반면 알파벳 클래스A 주가는 큰 변동 없이 보합권에서 마감해 시장은 이번 딜이 이미 일정 부분 반영돼 있다고 평가했다.
“PayPal은 우리의 업계 최고 수준 AI를 활용해 서비스와 보안을 강화하고, 우리는 페이팔의 혁신적 결제 역량을 구글 제품 전반에 보다 깊숙이 통합해 고객 경험을 개선할 것”1이라고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말했다.
AI가 주도하는 통합 결제 생태계
이번 파트너십으로 페이팔의 대표 솔루션인 페이팔 브랜드 체크아웃, 크리에이터·마켓플레이스 대상 Hyperwallet, 그리고 대규모 Payouts 기능이 구글 쇼핑·유튜브·안드로이드·크롬·구글 클라우드 등 다양한 서비스에 기본 옵션 형태로 탑재된다.
Hyperwallet은 글로벌 프리랜서나 플랫폼 판매자가 대금을 국경 간 송금·환전·정산할 때 수수료와 시간을 줄여주는 솔루션이며, Payouts는 기업이 전 세계 사용자에게 일괄적으로 소액 결제를 배포할 수 있게 설계된 API다. 평소 생소했던 용어인 만큼 잠재 사용자에게는 해당 기능이 대량 지급(Bulk Disbursement)을 간편화한다는 사실이 핵심 포인트다.
구글은 이번 협력을 통해 AI 추천 엔진과 리스크 감지 모델을 대폭 고도화한다. 예컨대 사용자가 크롬 브라우저에서 상품을 검색할 때, AI가 구매 가능성·취향·가격 트렌드를 계산해 최적 결제 옵션을 선별 제시하며, 페이팔 API는 그 즉시 ‘원클릭’ 토큰화를 실행해 결제 흐름을 단순화한다.
페이팔 Enterprise Payments의 역할 강화
페이팔은 이번 계약으로 자사 Enterprise Payments를 구글의 핵심 서비스—특히 Google Cloud와 Google Play—의 주요 결제 처리사(Key Payment Provider)로 지정받았다. 이는 개발자와 기업 고객이 클라우드 인스턴스 사용료나 인앱 결제 수수료를 지불할 때 페이팔 계정 또는 연결 카드로 직접 결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가 이미 구글 계정에 저장해 둔 결제 정보는 토큰(Token) 방식으로 암호화돼 양사 시스템 간에만 공유된다. 해당 토큰은 PCI-DSS 국제 표준을 준수하며, AI 기반 행동 분석(Behavioral Analytics)으로 비정상 패턴을 실시간 차단해 보안을 강화한다.
이전 협력 사례와 시너지
페이팔은 이달 초 AI 스타트업 Perplexity와 손잡고 ‘Comet 브라우저’ 조기 체험권(12개월)을 자사 사용자가 확보하도록 지원한 바 있다. Comet은 질문형 검색(Q&A) 인터페이스에 요약 결과를 바로 보여주므로, 구글·페이팔 파트너십에서 강조하는 ‘간편성’ 가치와 궤를 같이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생성형 AI(Generative AI)와 결제 네트워크가 결합하면 ‘검색→결제→배송’까지 이어지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커머스 파이프라인이 완성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2024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늘어난 AI 쇼핑 도우미 수요를 고려할 때, 두 기업의 호흡이 게임 체인저가 될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전문가 진단 및 전망
증권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둘의 협력은 단순 결제 연동을 넘어, 데이터·AI·핀테크가 융합된 합종연횡의 신호탄”이라며 “아마존 ‘저스트 워크아웃’, 애플 ‘애플 페이 레이터’ 등 경쟁사 대비 인터페이스 확장성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AI가 실시간으로 카드 승인·거절을 판단할 때, 알고리즘 편향(Bias)과 개인정보 규제에 대한 대응이 중요해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EU의 AI 법안과 미국 CFPB(소비자금융보호국)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양사가 글로벌 규제 환경에 얼마나 민첩하게 대처하느냐가 장기 실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시장 전반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온라인 소비 둔화와 핀테크 마진 압박이라는 변수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AI 기반 맞춤 추천·안전 결제가 소비자 체류 시간을 늘리고 전환율(Conversion Rate)을 끌어올릴 경우, 구글 광고·클라우드·페이팔 결제 매출이 동반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용어 설명(AI·핀테크 초심자용)
Hyperwallet: 페이팔이 2018년 인수한 글로벌 지불 플랫폼으로, 프리랜서·마켓플레이스 셀러에게 다중 통화를 빠르게 송금할 수 있다.
Payouts: 기업이 API를 통해 수천 명에게 급여·환불·리워드를 동시에 송금할 수 있도록 돕는 일괄 결제 서비스이다.
Enterprise Payments: 대기업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페이팔의 확장형 결제 처리 인프라로, 카드·계좌·디지털지갑 등 다양한 지불 수단을 묶어 ‘하나의 백엔드’ 형식으로 제공한다.
Comet 브라우저: 생성형 AI를 활용해 사용자의 질문을 요약·구조화된 답변으로 즉시 제시하는 신개념 웹 브라우저. Perplexity AI가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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