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겐하임이 서비스나우(ServiceNow)를 ‘매도(Sell)’에서 ‘중립(Neutral)’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최근 주가의 급락이 기업 가치를 공정 가치(fair value) 수준으로 되돌렸지만, 회사는 여전히 구조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2025년 12월 1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구겐하임은 이번 등급 상향의 배경이 실적 전망 개선이 아니라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회복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서비스나우는 2024년 중반 이후 주요 미국 주식 및 소프트웨어 지수 대비 성과가 뒤처졌으며, 구겐하임은 그 기간 동안 성장과 실행력에 대한 초기 경고 신호를 제기한 바 있다.
구겐하임은 기존 우려 사항이 대부분 현실화됐다고 평가했다. 회사는 분기별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으나, 주가가 동종업종 대비 회복하지 못하면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지적이다. 등급을 ‘중립’으로 바꾼 것은 주로 현재의 주가가 매력적인 매수 포인트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며, 이는 단순히 매수 권고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고 구겐하임은 덧붙였다.
핵심 리스크로는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가 아직 의미 있는 매출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회사 경영진은 AI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제시해 왔으나, 구겐하임은 투자자들이 AI가 단기적으로 실질적인 성장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진단했다. 둘째, 인수합병(M&A) 관련 위험 증가다. 서비스나우는 올해 여러 건의 인수를 마무리했고, 보안 소프트웨어 회사의 대형 인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구겐하임은 이렇게 규모가 크고 빠른 속도의 거래는 새로운 불확실성을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 거래의 규모가 과거 회사의 딜메이킹(Deal-making) 관행 대비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이 리스크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또한 구겐하임은 인수 중심의 성장이 자연 성장(organic growth) 둔화를 상쇄하려는 의도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경우 인수로 인한 성장(Deal-driven growth)이 명확한 모멘텀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투자자들이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구겐하임은 이전의 목표주가를 삭제했으며, 중립 등급은 해당 주식을 매수하라는 신호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구겐하임은 서비스나우를 장기간에 걸쳐 꾸준한 성장과 수익성으로 가치 프리미엄을 누려온 고품질 소프트웨어 프랜차이즈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런 프리미엄은 더 좁혀질 가능성이 있으며, 좁혀진다 하더라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성장세가 계속 둔화되거나 인수합병이 분명한 효과를 내지 못한다면 추가적인 주가 하락 여지가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용어 설명
본 기사에서 언급된 주요 용어들을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밸류에이션(Valuation)은 기업의 시장가치가 합리적인 수준인지 평가하는 지표로, 주가가 내재가치 대비 고평가·저평가인지 판단하는 데 쓰인다. 중립(Neutral) 등급은 투자은행·증권사가 더 이상 강한 매수 권고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투자자에게 ‘보류’ 성격의 권고를 뜻한다. 딜메이킹(Deal-making)은 기업의 인수·합병 활동을 의미하며, 인수 규모와 속도는 통합 리스크 및 재무 구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1
시장 영향 및 전망 분석
구겐하임의 등급 상향은 주가의 가치 회복을 반영한 것이지만, 실제 시장 반응은 복합적일 가능성이 크다. 첫째,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라는 판단은 단기적으로 주가의 추가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둘째, AI 관련 매출이 단기간 내 가시화되지 않는다면 성장 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재부각되어 주가 개선의 한계를 초래할 것이다. 셋째, 대형 인수 추진은 성공 시 중장기 성장 동력을 제공하겠지만, 실패하거나 통합 과정에서 시너지가 나오지 않을 경우 재무적 부담과 주가의 신뢰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몇 분기 동안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①분기별 실적에서 AI 관련 매출의 가시성 제고 여부, ②인수합병의 구체적 규모와 재무적 영향, ③경영진의 실행력(Execution)이다. 이 세 가지가 어느 정도 명확해질 때까지 투자자들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서비스나우가 소프트웨어 섹터 내 다른 대형주 대비 재평가(Re-rating)를 받을지, 혹은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축소되며 섹터 내 상대적 위치가 약화될지에 따라 관련 ETF·섹터 지수의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무적 투자 시사점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보면, 현재 상황은 리스크 대비 보상(Reward-to-Risk)을 재평가할 시점이다. 단기적 모멘텀이 필요한 투자자에게는 중립 평가가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장기적 관점에서 서비스나우의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성 구조를 신뢰하는 투자자라면, 인수합병의 성공 여부와 AI 매출의 구체적 실현을 확인한 이후 분할 매수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단, 구겐하임이 명확히 강조한 것처럼 실행(Execution)이 회복의 핵심이므로, 경영진의 통합 능력과 비용 관리, 매출 전환능력을 주의 깊게 평가해야 한다.
결론
구겐하임의 등급 상향은 서비스나우의 최근 주가 약세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일부 해소됐음을 인정한 결과다. 그러나 AI의 수익화 불확실성과 인수합병 관련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하며, 이들 변수가 해소되지 않으면 추가 하락 위험이 남아 있다. 투자자들은 향후 분기 실적과 M&A 진행 상황, 경영진의 실행 의지를 면밀히 관찰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