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혼선에 아시아 증시 관망세·달러 약세

아시아 증시는 관망세를 보였고 달러는 약세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이번 주 기술 대장주인 NVIDIA의 실적 발표가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심리를 시험대에 올려놓을 전망이다.

2026년 2월 23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유가도 목요일 제네바에서 예정된 미국과 이란 간 추가 협의를 앞두고 하락 압력을 받았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국의 군사적 공격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이 가격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미국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긴급 관세 조치를 무효화한 직후 혼선이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기존과 다른 새로운 관세율로 전 세계에 대해 10%를 발표한 뒤, 일부 관계자들에게는 다소 놀라운 방식으로 이를 15%로 상향 조정했다. 이로 인해 관세 부과 시점과 적용 대상, 그리고 모든 국가에 대해 일괄적으로 15%가 적용될지 여부 등이 불분명해졌다.


“관세 환경은 이전보다 더 불확실해졌다. 불확실성은 어떤 경제나 시장에도 좋은 소식이 아니다.”
— 로드리고 카트릴(Rodrigo Catril), NAB 수석 외환 전략가

카트릴은 이어서 “상식이 우세하지 않는 한 새로운 관세가 발표되고, 그 이후에 번복될 가능성이 있으며, 다시 새로운 관세가 발표되는 순환 과정에 들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발언은 일련의 관세 발표와 법적·정책적 번복이 반복될 경우 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현재로서는 관세가 정확히 언제 부과될지, 어떤 품목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지, 그리고 모든 국가에 일괄적으로 15%가 적용될지 명확하지 않다. 이전 규정 하에서 영국과 호주는 10% 관세율을 적용받았고,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은 더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었다는 점도 혼선을 가중시켰다.


시장 반응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 MSCI가 집계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광범위한 지수는 거래가 조용한 가운데 0.5% 상승했다. 일본의 닛케이 지수는 휴장일이었으나 선물은 현물 종가 56,825에 비해 56,970에 거래됐다. 대한민국 증시는 지난주 사상 최고치로 5.5% 급등한 데 이어 추가로 2.0%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미국 시장에서는 S&P 500 선물과 나스닥 선물이 각각 -0.3%-0.4% 하락했다. 이는 이번 주 발표되는 엔비디아(NVIDIA)의 실적을 앞두고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크다. 엔비디아는 S&P 500 지수에서 거의 8%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하는 대형 기술주다.

엔비디아의 실적 전망

금융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주당순이익(EPS)을 전년 대비 71% 증가한 $7.76로 보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컨센서스 추정치는 $6.28에서 $9.68까지 폭이 크다. 옵션 시장은 실적 발표 당일 주가가 적어도 ±6% 이상 움직일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대형 기술주의 변동성이 지수 전반에 파급될 것으로 관측된다.


채권·통화·원자재 시장 동향

관세 뉴스는 국채 시장에도 충격을 주었다. 연방정부가 약 $1700억의 세수 환급을 해야 할 위험이 제기되며, 이 경우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0.5%포인트 확대돼 약 6.6% 수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이 휴일이어서 현물 국채는 거래되지 않았으나 10년물 노트 선물은 2틱 하락했다.

지난 12월 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밑돌았던 반면, 근원물가는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 이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의 6월 금리 인하 확률은 일주일 전 60% 이상에서 약 52%로 낮아졌고, 이는 주간 기준 달러를 상대적으로 강세로 만드는 배경이 됐다.

그러나 2월 23일 아시아장에서 달러는 미국의 무역정책 혼선이 최근 시장에서 나타난 “미국 매도(sell America)” 추세를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 속에 압력을 받았다. 구체적으로 달러는 엔화 대비 -0.4% 하락해 154.36엔을 기록했고, 유로화는 달러 대비 +0.4% 상승해 $1.1826을 나타냈다. 스위스 프랑 대비 달러는 -0.5%로 하락해 0.7718을 기록했다.

안전자산 수요

관세·지정학적 위험 확대에 따라 금은 안전자산 수요를 얻었다. 보도 시점에서 금은 0.8% 상승해 $5,143(온스당, 기사 원문 수치 기준)를 기록했고, 은은 2% 올라 $86.24(온스당)에 거래됐다. 은은 전날 금요일에 거의 8% 급등한 뒤 일부 조정을 보였다.

원유시장

원유 가격은 변동성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합의가 타결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이란의 특정 목표를 군사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지난주 가격이 상승했으나 이날은 차익실현 매물 등이 나오며 브렌트유는 -0.6% 하락해 배럴당 $71.29, 미국산 원유(WTI)는 -0.8% 하락해 배럴당 $65.95를 기록했다.


용어 설명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지역별·국가별 지수를 산출하는 기관으로, 본문에서 언급한 지수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광범위한 주식 지수를 의미한다. 선물(Futures)은 미래 특정 시점에 자산을 정해진 가격으로 사거나 팔기로 한 파생상품이며, 옵션(Options)은 일정 기간 내에 살지 팔지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본문에서 ‘옵션이 주가의 변동성을 시사한다’는 표현은 옵션 가격에 반영된 시장의 기대 변동성(Implied Volatility)을 의미한다.


시장 영향과 전망

전문가들은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는 시장 변동성을 확대하고 안전자산 선호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관세 부과에 따른 수입세 환급·보복 관세 가능성 등은 기업 이익과 글로벌 교역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특히 공급망에 민감한 제조업·소재·소비재 섹터의 실적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재정적자 확대 우려가 국채금리를 상방으로 밀어 올릴 수 있으며, 이는 금리 민감 업종과 성장주에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한편 엔비디아의 실적은 AI 관련 투자 심리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만약 실적이 상회하면 기술주와 AI 관련 테마주에 대한 투자 수요가 재확인되며 증시의 추가 상승을 도울 수 있지만, 어닝 서프라이즈가 없거나 가이던스가 약할 경우 기술주 중심의 급락이 지수 전반으로 확산될 위험이 있다. 옵션 시장이 시사하듯 단기 변동성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관세 관련 정책의 불확실성과 엔비디아 실적 등 복합적 요인이 중첩되며 당분간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간의 방향성 경합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정책 발표 시점과 구체적 적용 범위, 그리고 기술주 실적 발표를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포지션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순간에 금융·실물 지표를 기반으로 리스크를 재평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