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직격탄 맞은 캐터필러·이튼… 월가가 주목한 산업주 랠리에 먹구름

캐터필러(Caterpillar)와 이튼(Eaton)의 2분기 실적 발표가 투자자들의 기대를 하회하면서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가 생산 원가를 끌어올린 것이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2025년 8월 5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두 기업의 실망스러운 성적표는 올 들어 ‘핫 트레이드’로 꼽혀 온 미국 산업 섹터 전반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날 정오(미 동부시간) 기준 캐터필러 주가는 1% 넘게, 이튼 주가는 약 4% 하락세를 보였다.

캐터필러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34억 8,000만 달러에서 28억 6,000만 달러로 18% 급감했다. 회사 측은 실적자료에서 ‘제조 원가 상승이 관세 영향을 크게 반영했다’며 비용 압박을 인정했다. 건설장비 사업부문의 이익은 29% 감소했고, 광산·채석장용 장비를 담당하는 리소스 세그먼트 역시 관세로 인한 제조원가 상승 탓에 25% 감소했다.

이튼은 3분기 주당순이익(EPS) 가이던스를 3.01~3.07달러로 제시해 월가 컨센서스 3.09달러를 밑돌았다. 가이던스 하향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주가는 약 4% 밀렸다.


산업 섹터 ETF도 흔들리나

올해 들어

산업 섹터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인 Industrial Select Sector SPDR Fund(뉴욕증권거래소 티커: XLI)는 14% 이상 상승해 유틸리티 섹터(15% 상승)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과를 기록해 왔다.

그러나 관세 부담이 실적으로 확인되면서 ‘산업주 랠리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TransDigm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항공우주 부품업체인 이 회사는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뒤 장 초반 7% 넘게 급락했다.


관세가 끌어올린 비용 압박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에 대한 관세를 확대 적용하면서, 제조업체들은 원재료·부품 조달 비용이 상승했다. 캐터필러의 경우 굴착기·로더·덤프 트럭 등 중장비에 사용되는 강철·알루미늄 가격이 크게 뛰어 unfavorable manufacturing costs비우호적 제조 원가라는 표현으로 실적자료에 반영됐다.

이러한 비용 인상을 최종 판매가격에 전가하기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가 탄탄하지 않아, 기업들은 마진 압박을 체감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산업주를 바라보는 시각을 보수적으로 만들고 있다.


산업주 투자자라면 체크해야 할 포인트

첫째, 연준(Fed)의 통화정책이다. 고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경우 자본재 수요 위축이 불가피하다. 둘째, 미·중 관세 협상이 재점화될 여지다. 관세 완화는 곧바로 원가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기업별 가격 전가 능력이다. 업황이 둔화되더라도 브랜드·기술력으로 가격을 올릴 수 있는지 여부가 실적 방어의 핵심이다.

전문가 의견으로는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 인프라 투자 확대와 에너지 전환에 대한 수요가 산업 섹터의 펀더멘털을 지지할 것’이라는 시각과 ‘관세 이슈가 해결되기 전까지 방어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엇갈린다.


헷갈리는 용어, 간단 정리

Industrial Select Sector SPDR Fund(XLI)는 S&P500 지수에서 산업재(자본재·운송·방위산업 등) 기업만 모아놓은 ETF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미국 산업주 인덱스 펀드’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EPS(주당순이익)는 회사가 벌어들인 순이익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지표로, 기업의 실적 추이를 평가할 때 가장 많이 쓰인다.


결론적으로, 이번 분기 실적은‘관세 충격’이 산업 섹터에 얼마나 깊이 스며들었는지 보여주는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들은 3분기 이후에도 유사한 경고음이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