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우려 속 센섹스·니프티, 6거래일 상승 행진 멈춰

인도 증시가 22일(현지시간) 크게 하락했다. 미국 행정부가 인도의 관세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고,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금리 인하 기대도 약화됐기 때문이다.

2025년 8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무역 고문 피터 나바로는 인도를 ‘관세의 마하라자(Maharaja)’라고 지칭하며 오는 8월 27일로 예정된 추가 관세 인상을 앞두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또한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해 “크렘린의 빨래터(laundromat)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 사태의 ‘유혈 사태(bloodshed)’에 일조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며 위험 자산 비중을 축소했다.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제롬 파월 의장의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을 앞두고, 미국 국채 금리가 반등하자 달러 강세가 이어졌고, 이는 신흥국 자본 유출 우려로 직결됐다.


주가지수·업종별 흐름

BSE 센섹스(Sensex)는 693.86포인트(−0.85%) 급락한 81,306.85에 거래를 마쳤다. NSE 니프티(Nifty)는 213.65포인트(−0.85%) 하락한 24,870.10으로 마감했다. *주: 센섹스는 뭄바이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대형주 30개를, 니프티는 내셔널스톡익스체인지 상위 50개 종목을 각각 추종한다.

중형주를 대표하는 BSE 미드캡 지수는 0.2%, 소형주 지수는 0.4% 떨어졌다. 하락 종목(2,308개)이 상승 종목(1,777개)을 크게 앞지르며 시장 전체의 약세 흐름이 확인됐다.


주요 낙폭 종목

기업별로는 IT 대장주 TCS, 물류·항만 운영사 Adani Ports, 대형 민간은행 Kotak Mahindra Bank, IT 서비스업체 HCL Technologies, 생활소비재 ITC, 철강업체 Tata Steel, 시멘트 산업의 UltraTech Cement, 건축자재·도료 기업 Asian Paints가 일제히 약 2% 안팎 하락했다.

이들 종목은 해당 업종의 대표주로서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다. 달러 강세와 관세 갈등 심화가 외국인 매도 압력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경·전문가 시각

나바로 고문의 ‘마하라자’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사용되던 보호무역 담론이 재부상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인도 정부는 이미 일부 미국산 상품에 대해 상대적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무역 갈등 재점화 시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뭄바이 소재 증권사 관계자는 “관세 충돌과 러시아 원유 수입 논란이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지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리스크 관리 욕구가 증폭됐다”며 “특히 잭슨홀 이후 연준의 긴축 메시지가 강화될 경우 니프티 24,500선 지지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시장 전문가는 인도 경제의 내수 견조함을 거론하며 “단기적으로 변동성은 확대되겠지만, 7%대 성장률과 정부의 인프라 지출 확대 기조를 감안하면 중장기 매력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 원유 수입 관련 외교적 부담이 커질 경우 대(對)서방 투자심리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용어 설명

잭슨홀 심포지엄은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세계 중앙은행가·경제학자 회의로,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이벤트다. 발표 내용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마하라자(Maharaja)’는 산스크리트어로 ‘위대한 왕’을 뜻한다. 나바로 고문은 인도가 ‘관세의 왕’처럼 높은 세율을 부과한다고 비꼬기 위해 이 표현을 사용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8월 27일로 예정된 미·인도 관세 인상 실행 여부와 구체적 품목이 변동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다. 둘째, 연준의 금리 스탠스 변화가 신흥국 증시 자금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셋째, 인도의 러시아 원유 수입 규모와 이에 대한 서방의 제재 가능성도 대외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관세·금리·지정학이라는 세 가지 악재가 동시에 부각된 만큼, 장기 투자자는 분할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고, 단기 투자자는 변동성 방어 전략이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한편, 이번 기사에 대한 저자의 견해는 제외됐으며, 기사에 포함된 시각은 작성자의 분석 및 인용된 시장 전문가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