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휴전이 당분간 유지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 완화 국면이 전략적 경쟁이 강화되는 구조 속에서 여전히 취약하다고 경고한다. 부산(대한민국)에서 열린 2025년 10월 30일 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났다. 이 회담 이후 양측은 일련의 관세 및 수출통제 완화 조치를 발표·시행했다.
2025년 11월 12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양국 정상이 지난달 타결한 포괄적 무역 합의에 포함된 다수의 결정 사항이 월요일부터 발효됐다. 미국은 중국발 수입품 가운데 펜타닐 관련 품목에 부과하던 관세를 절반으로 인하해 10%로 낮췄고, 상호 관세율을 34%에서 10%로 낮추는 휴전 조치를 1년간 연장했다. 이에 상응해 중국 상무부는 핵심 광물과 희토류 대미 수출 제한의 일부를 철회했다.

중국의 수출 규제 완화는 특히 군수·반도체·고기술 산업에 필수적인 소재에 집중됐다. 베이징은 10월 9일 도입했던 일부 대미 수출 제한을 월요일부로 되돌렸고, 2024년 12월 도입된 갈륨(gallium), 게르마늄(germanium), 안티몬(antimony) 및 합성 다이아몬드, 보론 나이트라이드(boron nitrides)와 같은 이른바 ‘초경질 소재’초경질 소재는 산업용 절삭·연마, 열·전기적 특성 활용 부품에 광범위히 쓰인다에 대한 보복적 제한 조치도 철회했다. 해당 제한들은 당시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규제 확대에 대한 대응으로 널리 해석돼 왔다.
그러나 완전한 정상화는 아니다.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이 올해 4월 도입한 수출통제 프레임워크 자체는 해제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이는 레버리지를 유지하기 위한 ‘정교하게 조절된 목줄(calibrated choke-point)’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속되는 전략적 경쟁을 감안하면, 우리는 상시 협상, 간헐적 긴장 고조, 정책 비대칭이 새로운 균형(new equilibrium)이라고 본다.” —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
또한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이른바 ‘검증된 최종사용자(VEU·Validated End-User)’ 시스템을 마련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시스템이 엄격히 시행될 경우, 미군과 연계된 기업에게 희토류 자석 등 특정 중국산 소재의 수출을 차단할 수 있다. 민수와 국방 고객을 동시에 보유한 자동차·항공우주 기업들은 공급선 확보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용어 해설정책 이해를 위한 기초
- VEU(검증된 최종사용자): 특정 기업이 수입하는 민감 품목의 최종 사용처를 정부가 사전에 인증해, 허용 기업과 금지 기업을 구분하는 제도다. 군사 연계 여부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된다.
- 희토류: 네오디뮴 등 17개 원소군으로, 전기차 모터, 풍력터빈, 군수 레이더 등에 필수다. 중국은 다수 희토류의 정제·가공에서 높은 세계 점유율을 가진다.
- 초경질 소재: 합성 다이아몬드, 보론 나이트라이드 등 극도로 단단한 소재로, 반도체 웨이퍼 가공과 정밀 공구에 쓰인다.
- 펜타닐 전구체: 펜타닐을 합성하는 데 사용되는 화학 원료를 의미한다. 국제 규제 대상이며, 수출에는 허가가 필요하다.
무역 완화(Trade Thaw)의 구체 조치
베이징은 월요일 펜타닐 전구체 13종을 수출통제 목록에 추가해, 미국·멕시코·캐나다 향 선적에 대해 수출허가를 의무화했다. 중국 상무부는 또한 한국 조선사 한화오션의 미국 연계 자회사 5곳에 대한 제재를 1년간 정지했으며, 중국 교통운수부(Ministry of Transport)는 항만 이용료를 포함한 대미 해운 부문 대상 조치를 일시 중단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도 일요일 자국의 대응 조치를 1년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통화 문제와 같은 근본 쟁점은 이번 합의에서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 브래드 세처는 CNBC 방송에서 “약한 위안화 문제 등 근본 이슈가 협상 테이블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강한 위안화가 중국의 글로벌 교역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산물 거래: 대두(콩) 구매 약속
백악관은 양자 합의의 일환으로 중국이 올해 말까지 대두 1,200만 톤을 구매하고, 향후 3년간 매년 2,500만 톤을 추가로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은 해당 물량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으나,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대부분 기간 미국산 대두를 기피해 오다가 최근 구매를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순항 중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이제 시작일 뿐이다. 양측 모두 휴전을 유지할 유인이 있지만, 이런 긴장 완화 조치는 대개 수명이 길지 않다.” — 웬디 커틀러,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수석부소장
중국 경제와 정책 드라이브
미국과의 장기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경제는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4.8%로 1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2분기의 5.2%에서 하락했다. 중국 국무원은 월요일 민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국가 주도 산업 여러 분야를 대상으로 한 13개 조치를 발표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의 중국정치 분야 펠로우 닐 토머스는 지난달 열린 최고 경제 전원회의에서 확인된 중국의 자립(자주) 강화 기조를 “치열한 국제 경쟁 속에서 성장 목표를 대미 전략경쟁과 더욱 긴밀히 연계하려는 신호”로 해석했다.
“베이징은 포괄적 일괄 타결(grand bargain)을 추구하지 않고, 시간을 벌고 레버리지를 축적하기 위한 휴전을 선택하고 있다. 워싱턴과 베이징 모두 상호의존보다 자립을 우선시하고 있으며, 시 주석은 자신의 전략적 인내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오래갈 것이라고 내부적으로 판단하는 듯하다.” — 닐 토머스
분석: 불안정한 균형과 기업의 대응
이번 관세·수출통제 완화는 공급망 긴장을 즉각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낼 수 있으나, 제도적 틀은 유지되고 있어 정책 리스크가 상존한다. 모건스탠리가 지적했듯 ‘조절된 목줄’은 비상시 신속한 재강화를 가능케 한다. 이는 기업들이 다변화, 재고 관리,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전제로 한 리질리언스 중심의 공급망 설계를 지속해야 함을 시사한다. 특히 민·군 겸영 고객을 보유한 자동차·항공우주 분야는 VEU 같은 거래 상대방 검증 제도의 확산에 대비해, 거래처 세분화와 최종사용자 확인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펜타닐 전구체 통제 강화, 해운·항만 조치 유예, 농산물 구매 확대 등은 단기적으로는 양국의 정치·경제적 신뢰 회복을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환율, 반도체 첨단 장비, 데이터·사이버 등 근본적 쟁점이 유보된 채 남아 있어, “간헐적 긴장 고조”라는 새 정상 상태는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핵심 포인트 요약전략적 의미
- 관세: 펜타닐 관련 대중 관세를 10%로 인하, 상호 관세율 34%→10% 적용 1년 연장.
- 수출통제: 중국, 희토류·초경질 소재 등 일부 대미 제한 철회했지만, 4월 도입한 통제 프레임워크는 유지.
- VEU: 군 연계 기업에 대한 희토류 차단 가능성. 민·군 겸영 기업의 조달 복잡성 증대.
- 교역 완화: 펜타닐 전구체 13종 통제, 한화오션 미국 연계 자회사 제재 1년 정지, 미·중 해운 조치 상호 유예.
- 농산물: 중국의 미국산 대두 1,200만 톤(올해) + 연 2,500만 톤(향후 3년) 구매 약속(베이징은 수치 미확인).
- 경제: 중국 3분기 성장률 4.8%(2분기 5.2%에서 둔화), 국무원 민간투자 촉진 13개 조치 발표.
결론적으로, 미·중 무역 휴전은 관세 완화와 부분적 수출통제 해제라는 가시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경쟁이 구조화된 환경 속의 불안정한 정지 상태로 보인다. 상시 협상—간헐적 충돌—정책 비대칭이라는 새 균형을 전제로, 기업과 투자자는 규제의 스냅백(재강화) 가능성을 내재화한 중장기 전략을 세워야 한다.














